철저히 선호되는 입지들만 단기간에 상승
선호 입지에서 벗어날수록 가격 하락은 물론 거래도 안돼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정책 실패...노무현 정부 전철 그대로 밟아 ‘참사 수준’
집권 중반에 노무현 정부 후반기 정책 다 쏟아내...가격 통제, 신도시 건설이 끝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심상찮다. 지난달 23일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1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계속 오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이 오롯이 정부 정책의 실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일 역대 어느 정부보다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의 아파트값 연간 상승폭이 최대로 나타났다는 발표도 나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7월 0.007%로 상승 전환한 뒤 8월 0.14% 오르며 상승세가 지속됐다. 지난달 26일 한국감정원은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0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1년여 만에 최대 상승폭이라고 밝혔다. 강남, 송파, 광진, 용산 등 수요가 많은 지역의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2~3배 이상 올랐다.

KB은행이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9월 서울 아파트값은 1.06% 상승했다. 강남과 강북으로 나눴을 때 강남이 1.14%, 강북이 0.90%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을 연초부터 주장했던 소수의 전문가 중 한사람인 이상우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9월까지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3.01%를 기록했다”면서 “현 수준의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연간 6% 상승 정도에서 끝날 것 같다”라고 관측했다.

지방 집값은 연속 마이너스(9월 KB은행 발표 기준)다. 서울 및 수도권 일부와 지방 간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방(-0.30%) 중에서도 5대 광역시(0.31%)의 아파트값은 선방했거나 서울 못지않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대도시에서 선호되는 입지의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신축일수록 가격 상승폭은 가파르게 나타났다. 이종원 아포유(AforU) 대표는 지난달 28일 펜앤드마이크 초대석에서 “동네마다 지역마다 편차가 있지만 200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들도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문재인 정부와 서울시의 재개발, 재건축 규제 때문에 서울 아파트값 상승이 최대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의 실패 때문이라며 종합부동산세, 다주택자 중과세, 재개발 및 재건축 규제, 분양가 상한제 등을 열거했다. 소위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도록 유인해 강남4구와 같이 특정 인기지역의 아파트값부터 고공행진을 기록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수요와 투자수요 모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입지의 아파트는 구입하려 하지 않으면서 가격 하락과 거래 실종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주식시장에 빗대면 서울은 매수세가 강하고, 지방은 매도세가 강하니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8월 분양가 상한제 부활을 예고하자 전문가들은 오히려 실수요가 넘치는 지역만 집중해서 규제하니 부작용이 나올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는 “노무현 정부 부동산정책의 복사판”이라며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내놓는 순서까지 똑같다”라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하기도 했다. 3기 신도시 발표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종부세 등 징벌적 세금제도를 내놓다가 막판에 가격 통제와 신도시 공급 발표를 하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입주를 마치지 못한 2기 신도시가 노무현 정부 때의 정책이다.

그런데 1일 오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민주평화당은 서울의 아파트값 연간 상승폭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0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민주당 의원은 2016~2019년 연도·지역별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통계에 의거해 올해 매매된 서울 아파트 네 채 중 한 채 꼴로 집값이 10억원을 넘겼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야 집권 중반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가 똑같은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 앞으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불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 충격적 수준의 외부변수가 없는 한 서울 아파트값 하락은 어려우리란 전망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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