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저녁, 정신적으로 힘겨운 상태라고 밝혀..."윤리적으로 완전히 패닉 상태"
절친한 조국으로 인해 벌어진 일련의 사태에 "다들 진영으로 나뉘어 가지고 지금 미쳐버린 게 아닌가"
386 운동권에 종언 고해..."이젠 젊은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때"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씨가 2014년 SNS에 올린 아들 조원(가운데)과 진중권 (사진=페이스북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씨가 2014년 SNS에 올린 아들 조원(가운데)과 진중권 (사진=페이스북 캡처).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가 조국 법무부 장관으로 인해 드러난 386진보좌파의 실체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진 교수는 조 장관과 서울대 82학번 동기로 오랫동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만큼 이번 조국 사태로 한국사회가 갈가리 찢겨나간 것에 남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다.

진 교수는 30일 저녁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에서 이 같은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신뢰했던 사람들을 신뢰할 수 없게 되고, 존경했던 분들을 존경할 수 없게 되고, 의지했던 정당도 믿을 수 없게 됐다”면서 “윤리적으로 완전히 패닉 상태”라고 했다. 그는 조국 법무부 장관을 적임자라고 주장한 정의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가 심상정 대표의 설득으로 이를 번복한 바 있다.

진 교수는 지금 조 장관을 중심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한국사회에 대해 상당한 우려와 실망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들 진영으로 나뉘어 가지고 지금 미쳐버린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는 발언까지 하면서 “패닉 상태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라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앞세워 권력을 거머쥔 386운동권도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진보가 뭐가 됐냐면 기득권이 됐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말씀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는 지켜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에게 이젠 물려줘야 할 때라는 주장도 했다.

진 교수는 “젊은 세대에게 정말 미안하고 해줄 말이 없다”는 한껏 위축된 태도를 드러내며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너무 유감이다. 요즘 너무 힘들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인터뷰를 진행한 사회자는 진 교수의 눈가가 이렇게 촉촉해진 건 처음 봤다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전했다.

진 교수는 최근까지 조국 사태와 관련해 혼란스런 입장을 누차 피력한 바 있다. 조 장관이 사법개혁을 오랫동안 고민해왔기에 법무부 장관으로서 적임자라는 발언도 했지만 “조국 사태는 공정성과 정의의 문제이지 이념이나 진영으로 나뉘어 벌일 논쟁 문제가 아니다”라는 등의 쓴소리를 더욱 많이 했다.

386세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보편적인 사회적 분위기로 확산되는 가운데 느끼는 절망감이 이번 인터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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