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북한에 식량 원조하는 것은 북한에 굴복한 것”
“北, 핵탄두 장거리 탄도 미사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실험 안 하는 것”
“단거리 탄도미사일 운용 능력은 장거리 미사일에 응용될 수 있다”

포럼에 참석해 대담하는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FP=연합뉴스]
포럼에 참석해 대담하는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FP=연합뉴스]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30일 김정은은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과 정권교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및 이란에 대한 외교 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그는 지난달 10일 자리에서 물러난 후 20일 만에 첫 공식발언으로 북한에 대해 입을 연 것이다.

볼튼 전 보좌관은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아시아 내 전략지정학적 변동: 미국과 한국’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김정은이 국제 제재 완화를 얻어낼 수도 약간의 양보를 얻어낼 수도 있지만 현재의 상황에서는 결코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은 운반 가능한 핵무기 역량을 보유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무엇이든지 할 것이라는 전략적 결정 아래 움직인다”며 “북한이 현재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감행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실험을 끝냈고 핵탄두와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고무적인 징후가 아니며 걱정해야 할 징후”라고 덧붙였다.

또한 볼튼 전 보좌관은 “최근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실험이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만한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왜냐하면 그 역량과 기술, 근거리 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운용 능력은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응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당신이 한국에 있지 않다고 이것이 위협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볼튼 보좌관은 ‘선 핵폐기 후 보상’을 요구하는 이른바 ‘리비아식 모델’을 북한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단계적 비핵화’ 방식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역사를 돌아봤을 때 북한이든 이란이든 확산국가에 제재 완화 등 경제적인 혜택을 줄 경우 해당 국가들로서는 그로 인한 혜택이 소량의 핵무기를 줄이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이 세상에는 이러한 종류의 합의에 속아 넘어갈 준비가 된 국가들이 있다”며 “특히 한국은 북한이 KN-23과 KN-25 미사일들을 시험하는 것을 보면서도 북한이 흉년이고 경제적 상황이 어렵다고 말하기 때문에 식량 원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는 미사일을 발사할 여유는 있고 자국민을 위해 음식을 살 돈은 없다는 북한의 주장에 굴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신이 믿거나 말거나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며 “어떤 시점에서 군사적 힘을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지난 1년 반 동안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규모가 축소된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훈련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군사적 준비 태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전쟁을 억지시키는 능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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