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후 칼럼] "샤머니즘과 마오이즘의 거짓 망령을 구축(驅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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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10.01 09:41:38
  • 최종수정 2019.10.0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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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수호 촛불문화제' 군중숫자 부풀리기 또 기승...한국사회가 아직 전근대성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
"윤석열 검찰총장 저주하는 부적과 인형도 등장...이쯤 되면 이 나라는 샤머니즘의 나라라고 해도 할 말 없을 지경"
"우리에게는 시간 많지 않아, 10월 3일에는 정파 떠나 모두 나아가 자유 외쳐야...국민혁명의 시간 다가왔다"
박상후 前 MBC 시사제작국 부국장
언론인 박상후

9월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일대에서 열린 '서리풀 축제'와 동시에 치러진 촛불집회 참가자 인원을 두고 1백만이니 2백만이니 하는 군중숫자 부풀리기가 또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이제는 탄핵정국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문제의 집회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를 법대로 수사하겠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방침에 항의하는 '조국수호 촛불문화제'라고 한다.

한국사회가 아직 전근대성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다. 예기(禮記)에 형벌은 위로 대부에까지 미치지 못한다(刑不上大夫)라고 한 봉건사회의 관례가 옳다는 것인지? 중국에서 정치국 상무위원급은 여하한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한국에서도 존재한다는 것인지? 도대체 이 나라를 법치국가로 여기는지 의심스럽다. 그런가 하면 윤석열 검찰총장을 저주하는 부적과 인형도 등장했다. 이쯤 되면 좌우의 갈등수준이 아닌 근대와 전근대의 투쟁이며 이 나라는 샤머니즘의 나라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

이른바 '조국수호 촛불문화제' 군중의 규모는 수천명 단위, 많아도 1만명 미만이다. 그것도 상당수 지방에서 전세버스편으로 동원된 인파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광우병 사태부터 탄핵정국 당시처럼 자극적인 괴담의 선동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모인 군중은 바로 중국 문혁당시 홍위병과도 비슷하다. 지금으로부터 50년도 더 지난 1966년 6월 18일 모택동의 지령에 따라 베이징에 동원된 문화대혁명 시기 홍위병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대약진운동의 실패 등 잇단 실정으로 정치 2선으로 물러난 모택동은 이때 권력을 일부 넘겨받은 유소기(劉少奇)와 등소평(鄧小平)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게 된다.

문화대혁명 과정에서 홍위병들은 모택동의 사상을 찬양하고 전통적인 가치를 파괴했다. 특히 지식인을 탄압하고 서로가 서로를 고발하도록 부추긴다. 자식이 부모를, 부인이 남편을, 제자가 스승을 고발하고 비판하는 윤리강상이 무너지는 광란의 시절이었다. 제자가 스승에게 휘두른 폭력으로는 1966년 베이징사대부속여중에서 발생한 볜중윈(卞仲耘)교장 치사사건이었다. 이 사건을 비롯해 문혁기간동안 5명에서 7명정도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여학생 송빈빈(宋彬彬)은 같은해 8월 18일 천안문 망루에 올라 모택동에게 붉은완장을 바치고는 그로부터 혁명에는 무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의 요무(要武)라는 별명을 받아 이후부터는 송요무(宋要武)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문화대혁명의 광란은 현재 일인 독재체제를 강화한 중국 시진핑체제에서 재현되고 있다. 2018년 7월 종신주석제로 헌법을 바꾸고 전제통치로 향하고 있는 시진핑을 비판한 칭화대학의 쉬장룬(許章潤)교수가 올해 3월 직위해제됐다. 공개적으로 당국에 이의를 제기하는 학자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수업에서 교수가 한 발언을 공산당에 신고하는 바람에 교단에서 쫓겨나는 교수들도 상당히 많다. 올해 2월 충칭사범대학의 부교수 탕윈은 루쉰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국가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교단에서 강제 퇴출되는 등 최근 2-3년동안 3~40명의 교수가 변을 당했다. 중국은 학교 교실 곳곳에 CCTV를 설치해 교원들의 강의내용을 일일이 감시하고 있으며 이것도 모자라 급여를 줘가며 스승을 고발하는 학생 밀고자(學生信息員)를 관리하고 있다.

스승을 고발하는 행태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얼마전 연세대에서는 반일종족주의 관련 강의를 한 류석춘 교수의 발언을 학생이 녹취해 특정매체에 넘겨 마녀사냥을 하는 반(反)문명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학문의 자유와 교수의 수업권을 유린한 행태에 다름 아니다. 교수의 발언에 트집을 잡고 돌팔매를 던지며 마녀사냥을 한 경우는 연세대 류 교수 이외에도 종종 있어왔다.

사상의 자유에 대한 겁박은 상당하다. 떡볶이 체인 국대 떡볶이 김상현 대표의 정치적 견해발표를 두고도 특정진영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 한때 미국에서 LGBT와 동성혼에 대해 종교적 신념에서 반대의견을 펼친 패스트푸드 체인 칙필레가 PC좌파들의 거센 불매운동에도 전혀 굴하지 않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한 것처럼 국대 떡볶이도 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파고를 헤쳐 나가고 있다.

국가의 정체성을 바꾸려는 집권당의 시도에 맞선 김상현 대표는 특정진영으로부터 고발도 당했다. 고발장 문구를 보면 기가 막힐 지경이다. 허위사실유포로 명예훼손을 한 '국대 떡볶이 장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고발장을 낸 이들이 이 나라를 사농공상의 나라로 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필자는 이 대목에서 조선왕조의 고종이 어린나이에 즉위해 자신에게 공짜로 물건을 주지 않았던 '군밤장수'에게 원한을 품었다는 야사를 떠올렸다. 아직도 저들은 주술과 저주로 가득찬 샤머니즘의 조선시대를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국대 떡볶이의 김상현 대표는 또 "기도만 하고 행하지 않는 것은 주술을 부리는 것과 같다" "이는 무당신앙이며 샤머니즘"이라고도 했다. 종교를 떠나서 신념에 따른 행동을 촉구하는 백번 맞는 말이다.

이제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10월 3일에는 정파를 떠나 모두 나아가 자유를 외쳐야 한다. 국민혁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자유와 민주주의, 공화의 가치를 신봉한다면 정파적 차이를 극복하고 이 날만은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10월 3일은 단순히 좌우가 아닌 거짓과 진실 가운데 어느 편에 설 것인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날이 돼야 한다. 아울러 21세기 대한민국에 아직도 출몰하고 있는 조선의 샤머니즘과 철지난 60년대 중국 마오이즘의 유령에 대해 물러가라는 주문을 외쳐야 할 때다.

박상후 객원 칼럼니스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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