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사히신문, 서울 정보관계자 인용해 13일 보도
"남북대화→미북대화 연결 韓 전략 불발에 그쳐"
"美, 핵·미사일 포기 행동없는 北과 대화 부정적"

사진=2월13일자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 캡처
사진=2월13일자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 캡처

문재인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회담을 모색했으나, 미국과 북한 모두로부터 회담을 거부당한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복수의 서울 정보관계자를 인용, '한국, 올림픽에서 미북대화에 실패…펜스·김여정 모두 거부'라는 제목의 기사로 이같이 보도하고 "남북대화를 미북대화로 연결짓는다는 한국의 전략은 불발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정보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은 펜스 부통령, 김여정이 서울에 체재하는 기회를 이용해 지난 10일 오후에도 양측이 회담이 가능하도록 조정을 시도했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펜스 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의 대화를 원한다'고 주장했고 10일 낮 김여정 일행과의 청와대 회담에서는 '미국과의 대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는 점도 이 신문은 거론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당초 강원도 강릉에서 10일 밤 있었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시합에 관해 '김여정은 가지 않는다, 서울에 체재 중인 삼지연관현악단을 격려한다'고 설명했는데 이 타이밍을 이용해 미북대화를 모색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문재인 정부의 시도는 대화 조건상 아무런 변화가 없는 가운데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평창 동계 올림픽 이전부터 북한 비핵화 의제가 빠진 회담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9일 올림픽 개막식 사전 리셉션에서 '북측과 동석하지 않겠다'는 미국 측 입장을 무시하고 펜스 부통령을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같은 테이블에서 마주보도록 좌석 배치를 계획하는 등 무리한 '미북대화' 조성 시도를 한 바 있다.

펜스 부통령은 이에 리셉션장을 39분 늦게 도착해, 테이블 착석조차 않고 김영남을 제외한 해외 정상급 인사 모두와 악수를 나눈 뒤 5분 만에 리셉션장(場)을 퇴장하는 사실상 보이콧으로 대응했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전후로 북한의 위장평화공세와 참혹한 인권상황을 부각하는 '트위터 정치' 등으로 대북 최대 압박 기조를 드러냈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최근 '전례 없는 강력한 대북 제재'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 역시 노동신문 사설 등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때 북·미 접촉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핵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는 기본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 신문은 "미국은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겠다는 구체적인 행동이 없는 상황에서 미북 대화에 나서는 것을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평창 올림픽을 위해 유엔 안보리 제재 및 미국의 독자 제재를 풀어달라는 한국 정부의 요구에 대해서도 미국 측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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