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임명된 이수혁 주미대사, 통상 걸리는 4주 훨씬 넘도록 미국 정부 승인 못받아
전문가들 "이번달 넘기면 이상신호...미국 정부가 지연시키는 것"
주요외신, 이수혁 신임 대사가 트럼프를 '표리부동(treacherous)'하다고 비난한 내력 비중있게 소개한 바 있어

문재인 대통령과 주미대사로 임명된 이수혁 민주당 의원
문재인 대통령과 주미대사로 임명된 이수혁 민주당 의원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대신 신임 주미대사로 지명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던 이수혁 대사가 50일이 넘은 현재까지도 아그레망(agrément, 상대국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 같이 아그레망 절차가 지연되는 것에 대해 한미관계가 예전과 같지 않은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9월 중순을 넘기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주미대사로 지명했다. 일찍이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를 주미대사로 낙점했다가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지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존 허드슨 워싱턴포스트(WP) 외교안보 담당 기자는 지난달 10일(한국시각)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문정인 특보의 워싱턴 대사 부임에 반대한다는 비공식적 신호를 보낸 뒤 이뤄졌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에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즉각 “워싱턴의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당청 주요 관계자들은 아그레망이 9월 중순을 넘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수혁 신임대사는 지명된 지 53일이 지난 30일 현재까지도 미국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국이 지명한 신임대사에게 이의없이 아그레망을 주는 게 외교상 관례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아그레망 절차를 지연시키는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명박 정부 때 주미대사로 임명된 한덕수 전 대사는 23일 만에 미국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주미대사인 조윤제 현 대사는 43일 뒤에 아그레망 절차를 밟았다. 지난 2017년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조 대사의 아그레망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야당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통상 3주~4주 안팎으로 끝나게 되는 외교적 절차가 표면적으로 드러난 이유도 없이 계속 난항을 겪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신임대사 아그레망이 이번 달을 넘기게 되면 이상신호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지난 2017년 10월 국감 당시 “미국 정부가 검증에 시간을 들이고 있는 것 같다”라고 조 대사 아그레망에 대해 말한 바와 같이 미국 정부가 모종의 이유로 신임대사 승인 절차를 미루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이 신임대사는 지난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표리부동하다며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비즈니스를 했기 때문에 표리부동하고 마음에 없는 말도 한다”며 “솔직히 정말 마음에 안 든다”고 평가했다. 이런 사실이 이번 주미대사 임명과 함께 미국 주요언론에 소개됐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 이유로 중도 사퇴한 킴 대럭(Kim Darroch) 미국 주재 영국대사를 함께 조명하며 비중있게 다뤘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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