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정권적 선전활동과 선거활동 비방 등 상대에 대한 공격에 주력
“北, 200명 규모 사이버 부대 보유...역량은 전 세계 3위”...한국은 최하위 사이버 군대 역량 국가로 분류
“3개 이상의 국가기관이 SNS 여론 조작에 직접 개입”

북한이 소셜미디어(SNS) 여론조작을 통해 다른 나라의 선거에 개입한 나라들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정권을 옹호하고, 상대방에 대한 비방뿐만 아니라, 허위 정보 확산에도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포드 대학은 26일(현지시간) ‘세계 허위정보 질서: 2019년 조직적 소셜미디어 조작 목록(The Global Disinformation Order: 2019 Global Inventory of Organised Social Media Manipulation)’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난 3년 동안 전 세계 70개국을 대상으로 컴퓨터화된 프로프간다(선동)와 진화하는 도구와 능력, 전략, 자원에 대한 트렌드를 분석해 정부와 정당에 의해 소셜미디어가 조작되는 현상을 분석했다.

북한은 약 200명의 상설 ‘사이버 부대(cyber troops)’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역량으로 분석됐다. ‘사이버 부대’는 정부나 정당이 온라인에서 직접 여론을 조작하는 것을 말한다. 북한은 3개 이상의 국가기관이 소셜미디어의 여론 조작에 직접 개입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동 전파 프로그램(봇)을 이용하지 않고 사용자가 직접 개입하거나 해킹한 계정을 통해 여론조작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포드 대학 연구진은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을 ‘사이버 부대 저역량 국가’로 분류했다.

북한의 사이버 부대는 선거나 총선 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여론조작에 관여하다가 선거 결과가 나온 뒤에는 일시적으로 중단한 후 다음 선거 때 다시 활동을 재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친정권적인 선전활동과 선거활동 비방 등 상대에 대한 공격에 주력하며, 허위정보를 생산해 여론 조작에 직접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부대 고역량 국가로는 미국, 러시아, 중국이 꼽혔다. 특히 중국은 최대 200만 명의 상설 조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은 전 세계 허위정보 확산의 주요 국가”라며 “최근까지는 웨이보, 위챗, QQ와 같은 자국 내 플랫폼을 사용해 프로파간다를 했으나, 2019년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과격한 폭동으로 규정하기 위해 세계적인 미디어 플랫폼인 페이스북, 트위터 그리고 유투브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민주주의에 큰 우려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최하위 사이버 군대 역량 국가로 분류됐다. 한국은 과거 국가 기관이 아닌 최소 3명의 정치인 또는 정당기관이 20명 미만의 규모로 활동했지만, 현재는 활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 세계 70여 개 국가에서 사이버 부대가 가장 많이 활동하는 소셜 플랫폼은 페이스북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주로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여론조작이 이뤄지고 있었다.

지난 2년 간 페이스북, 트위터를 사용해 외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는 150% 증가한 70여개 국가로 늘어났다. 중국, 러시아, 이란, 파키스탄, 인도 등이 대표적인 나라들로 꼽혔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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