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허 카젬 한국GM 대표 "경영정상화 첫걸음은 구조조정"
정부 "예상치 못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유감스럽다"

한국GM 군산공장 입구.(연합뉴스 제공)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GM의 4개 공장 중 하나인 전북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GM은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GM에 대한 경영정상화 노력의 일환으로 군산공장을 폐쇄한다고 13일 발표했다. '올란도'와 '크루즈' 등 디젤엔진 차량을 생산하는 군산공장은 한국GM 국내 생산거점 중 가장 낮은 20% 미만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었다.   

한국GM 관계자는 "본사가 현재의 생산설비 등을 모두 유지한 채 회생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경영난 극복을 위한 대표적 첫 자구 노력으로서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사장 역시 "이번 조치는 한국에서의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우리 노력의 첫걸음"이라며 "최근 지속되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GM 임직원과 군산 및 전북 지역 사회, 정부 관계자의 헌신과 지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은 군산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2000명의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오는 5월까지 마무리한다.

정부는 'GM이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할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반응했다. 또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이 일방적인 통보라고 주장하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GM과 '한국GM의 경영정상화'를 논의하기 시작한 정부가 군산공장 폐쇄까지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이 나온다.

GM은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에 5000억 원 출연을 요구했고 국책은행인 산은은 정부의 결정만을 기다렸다. 지난 12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철수설이 나오고 있는 한국GM의 경영정상화에 대해 "개선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한 바 있다.

다급한 GM의 요청에 백 장관이 너무 여유를 부린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백 장관은 유상증자 참여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무의미한 원론적인 이야기만을 했고 이런 백 장관의 반응이 GM에게는 실망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수출 물량이 줄어들고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인건비와 생산비용은 뛰어오르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 빠져있었다. 2013년 63만대 수출하던 한국GM은 지난해 39만대를 수출하는데 그쳤다. 한국GM의 인건비는 계속 올랐다. 2013년 7300만원이던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은 지난해 8700만원으로 20% 올랐다.

메리 배라(Mary Barra) GM 대표는 최근 "한국GM은 제조 비용이 늘어난 반면 판매량은 급락했다"며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빨리 이뤄야 하며 이윤을 낼 수 없으면 철수한다"고 말한 바 있다. 

GM은 3조원 안팎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잠식에 빠진 한국GM에 신규 자금을 투입하자는 제안을 했고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정부의 허락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GM이 제안한 유상증자 계획에 따르면 한국GM 지분의 76.9%를 보유하고 있는 GM과 17.02%를 보유하고 있는 산은이 각각 2조5000억원과 5000억원을 신규로 투자해야 한다.

한국GM은 인천 부평구, 경남 창원시, 전북 군산시, 충남 보령시에 각각 4개의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인천에는 청라 주행시험장, 생산기술연구소, 디자인센터, 기술연구소 등도 있다. 직원수는 1만6000명이다. 협력업체 3000여 곳에 이르고 한국GM으로 먹고사는 사람은 총 30만 명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해 경제논리와 함께 한국에 대한 미국의 '손보기' 차원의 경제외적 논리도 일부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국GM이 가동률이 떨어진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면서 군산공장 다음으로 가동률이 낮은 창원공장(직원 3200명) 역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창원공장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조금 전 본사 발표를 확인했다"며 "예상은 했지만 막상 공식화 되니 놀랍고 마음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또 이 직원은 "앞으로 회사가 어떻게 될지, 군산공장 폐쇄가 창원공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창원공장은 한국GM의 주력제품인 경차 '스파크'를 생산하고 있다. 창원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90%대를 유지하다 하반기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현재 70%대까지 추락했다. 이는 스파크 수출과 내수가 동반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창원공장은 완성차 14만9152대였다. 2016년 20만3895대보다 27%가량 감소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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