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내퍼 美국무부 부차관보 “한국이 11월 22일 전 지소미아 재개하기를 희망”
브룩스 전 사령관 “지소미아 파기는 지역 안보 핵심축 도려내는 것”
후지TV “트럼프, ‘文은 북한으로부터도 신뢰, 존경 못 받는다’고 아베에게 전해”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가 26일 서울에서 열린 안보 포럼에 참석했다(VOA).
마크 내퍼 미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는 25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서 악화 일로를 걷는 한일 양국 관계에 대해 미국 정부 관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사진 연합뉴스)

미국의 고위 관리가 문재인 정부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의 종료 결정을 번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도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마크 내퍼 미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는 25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서 악화 일로를 걷는 한일 양국 관계에 대해 미국 정부 관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이 번복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내퍼 부차관보는 “미국 정부 관점에서 일본과 한국 사이에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매우 우려가 된다”며 “역내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미국의 두 동맹이 긴장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동북아 평화와 번영, 안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한국과 일본의 양자 갈등은 미국과 한국, 일본의 3자 협력을 약화하는 것으로, 이는 우리 모두의 이해를 저해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주의와 민주적 정치 체계, 종교와 표현의 자유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3국이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위협이 존재하는 역내 문제에 함께 대처하지 못하면 모두 피해를 보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내퍼 부차관보는 “최근 러시아와 중국이 일본 해역을 공동 정찰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한일관계 악화가 지속된다면 이러한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7월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 5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을 침입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나 러시아, 중국의 부상 등 지정학적으로 서로를 활용해야 할 기회들이 많이 있다”며 “두 나라가 긍정적인 방법을 찾는다면 미국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난 수 주간 미국 정부는 한국 당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이 11월 22일 전에 지소미아를 재개하는 결정을 내리기를 희망한다(Withdrawing GISOMIA is very concerning, we’ve expressed our views on this quite frequently in recent week, we hope that Korea make a decision to resume GISOMIA before the deadline November 22nd)”고 밝혔다.

그는 “격화하는 한일 갈등 속에서 양국이 자체적으로 해법을 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미국도 막후에서 많은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도 이날 포럼에서 “한국이 지역 안보와 평화에 있어 핵심축 역할을 하는 만큼 지소미아를 이어가지 않는다는 것은 그 핵심축을 도려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지소미아 폐기는 주요 안보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만약 공유되는 안보 정보가 제한적이라 하더라도 그 공유 통로를 남겨두는 일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이해관계를 불식시키고 미국의 동맹국들, 특히 한국과 일본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동맹구조를 해체하는 쪽으로 변화하기 위한 시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지소미아 유지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악화된 한일관계에 대해 먼저 입을 열었다. 아베 총리는 ‘한국이 징용 피해자 보상 문제에 대해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고 주장하면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은 북한으로부터도 신뢰와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김정은으로부터 전화도 못 받는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후지 TV가 보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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