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광기는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학문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
“한국당이 가치와 철학을 지닌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

일본군 위안부가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인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26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류 교수가 자진 탈당하면서 당초 이날 오후에 열릴 예정이었던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취소됐다.

류 교수는 이날 ‘탈당계를 제출하며’라는 입장문에서 “한국당이 저를 여의도연구원에서 내보내고 징계를 고려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한때 제가 몸과 마음을 바쳤고 사랑했던 정당이라 침통한 심정을 금할 길 없다”고 밝혔다. 그는 논란이 된 위안부 발언으로 인한 파장에 대해 “강의 중에 일어난 일은 명백히 저의 말을 곡해한 것”이라며 “현재의 광기는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학문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했다.

이어 “이런 헌법 가치의 수호를 포기한 한국당의 처사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한때 제가 몸담았고 사랑했던 당이 학문의 자유를 지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시류에 편승해 저를 버리는 아픔을 감당할 수 없다”며 “한국당이 가치와 철학을 지닌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고 탈당계를 끝맺었다.

※다음은 류석춘 교수 탈당계 입장문 전문

탈당계를 제출하며

2019. 9. 26 류석춘

저는 오늘 자유한국당을 떠납니다. 저는 2017년 후반기 자유한국당의 요청으로 혁신위원장을 맡아서 일한 바 있습니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였습니다. 당시 제가 본 자유한국당의 문제는 철학과 가치의 문제였습니다. 좌파와의 전쟁에서 자신의 철학과 가치를 지키며 신념 있게 싸우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자유한국당 패배의 원인이었습니다.

지금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신념과 철학이 없는 당으로 남아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저를 여의도연구원에서 내보내고 징계를 고려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때 제가 몸과 마음을 바쳤고, 사랑했던 정당이라 침통한 심정을 금할 길 없습니다.

최근 연세대 강의 중에 일어난 일은 명백히 저의 말을 곡해한 것이며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서 교수와 학생 간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대학 바깥의 힘이 침해해서는 안 되는 학문의 영역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학문의 공간에서는 어떠한 주제의 연구나 강의, 토론에도 성역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학문의 자유는 언론 출판 결사의 자유와 함께 온 국민이 누려야 할 가장 근본적인 가치입니다. 교수인 저에게는 더 말할 것도 없는 일입니다.

현재의 광기는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학문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입니다. 저는 이런 헌법 가치의 수호를 포기한 자유한국당의 처사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한때 제가 몸담았고 사랑했던 당이 학문의 자유를 지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시류에 편승해 저를 버리는 아픔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이 시간 스스로 자유한국당을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후에라도 자유한국당이 가치와 철학을 지닌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합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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