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동, 사업 계획 설명하며 청와대, 대통령까지 팔아
코링크 중심의 ‘작전’ 기획자는 조범동, 그렇다면 배후의 지시자는?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을 압수수색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을 압수수색했다./연합뉴스

검찰이 익성 관계자로부터 2차전지 사업의 배후에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있다는 조범동씨의 말을 듣고 함께 사업하게 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사업 유치에 조 장관의 이름값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점은, 청와대·정부 측과의 교감이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한몫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조씨는 사업 계획을 설명하며 청와대와 대통령까지 팔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은 조 장관 측에서 자금을 대준다는 조씨의 확언을 듣고, 2017년 5월 2차전지 사업체 IFM을 자회사로 설립한다. 그리고 6월에는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취임하며, 한 달 뒤인 7월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2차전지 육성을 발표했다. 검찰은 이 같은 경위에 조 장관이 정부의 내부자로서 대외비가 걸려 있는 국정과제 정보를 조씨와 익성에게 유출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익성은 기존에 자신들의 사업 방향과 무관한 2차전지 사업을 갑자기 유치하면서, 갚지 않아도 될 상당한 액수의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익성이 정부로부터 받은 돈은 35억2000만원이다. 소재 부품 기술 개발에 6억8000만원, 탄소 산업 기반 조성에 11억5000만원 등이다.

하지만 IFM은 이후 기업공개(IPO)에 실패, 조 장관 가족의 14억원이 투입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한 WFM과의 합병을 시도한다. WFM은 본래 영어교재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코스닥상장사였지만, IFM과 합병에 대비해 갑자기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한다. 전혀 내실 없는 껍데기 상장사로서 우회상장을 통해 IFM을 품고 주가조작을 유도하는 전형적인 ‘작전’이다.

이미 익성-IFM-WFM은 서로 투자금을 돌려먹는 한 몸으로 구성됐다는 사실이 전날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2017년 11월경 WFM은 2차전지 음극재 생산 장비를 받겠다며 IFM에 110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하는데, 이후 WFM은 2차전지 테마주(株)로 일반투자자들에게 인식되며 주가가 급상승해 상당한 액수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하지만 이 같은 공시는 허위로 파악된다. 2018년 3월 거래소에선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이유로 WFM을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했다. 올해 6월 나온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IFM에 약속했던 투자금은 지난해 2월 지급한 23억원에 그쳤다. 이후 WFM은 계약 대상을 또 다른 2차전지 회사 다인스로 변경해 55억원을 지급한다고 밝히는데, 문제는 다인스가 그 만한 액수를 지원받을 규모의 회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법조계에선 이를 두고 코링크PE가 WFM을 이용해 IFM으로 자금을 빼돌리는 횡령/배임으로 추정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이 모든 작전에 조 장관이 어느 지점까지 관여했는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링크PE를 중심으로 벌어진 ‘조국펀드 작전’의 기획자는 조범동씨라는 게 사실로 굳어진 이상, 배후의 지시자가 조 장관인지 밝혀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검찰은 조 장관에게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근시일에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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