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랑 12줄 소개서에 ‘귀걸이 사진’으로도 '神의 직장' 공공기관 합격이 정상?
아버지 문재인이 대통령된 뒤 사업 승승장구는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文정권 출범 후 자숙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문준용의 행보
문재인 아들과 조국 딸 둘러싼 잇단 논란, 가족들까지 모두 왜 이러나?

 

권순활 논설주간
권순활 논설주간

문재인 대통령의 별명 가운데 하나는 귀걸이 아빠.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아들 문준용 씨가 공공기관인 한국고용정보원 5급 일반직에 지원하면서 귀걸이와 점퍼 차림의 사진을 붙인 이력서에 12줄의 짧은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면서 생긴 엽기적 사건에서 생긴 냉소적 시각의 별명이다. 문준용이 학력 증명서를 제출한 것은 원서 마감일이 며칠 지난 뒤였다.

민간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이라고 해도 지원자, 더구나 남성 지원자가 입사 지원서에 귀걸이를 한 사진을 부착했다면 서류 전형에서 바로 탈락하는 것이 상식이다많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의 직장인 공공기관이라면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다른 사람들은 심혈을 기울여 쓰는 입사 지원서에 달랑 12줄의 짧은 자기 소개서를 쓴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기업에서 직원 채용에 관여한 여러 간부들에게 물어봤더니 단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1초도 생각할 것 없이 서류심사에서 탈락하는 게 정상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문준용은 당당히 그 어려운 공공기관 입사의 문턱을 넘어 합격했다. 당시 권재철 고용정보원장은 문준용의 부친인 귀걸이 아빠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낼 때 2년 넘게 청와대 노동비서관을 지낸 인물이다. 문준용의 이 이례적 공공기관 합격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믿을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공소시효가 얼마나 남았는지는 따로 확인하진 않았지만 만약 공소시효에 문제가 없다면 언젠가 반드시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와 재수사가 이뤄져야 할 사안이다. 참고로 19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법률지원팀장을 맡아 문준용의 특혜취업 의혹을 둘러싼 법률소송 업무를 담당한 권용일 변호사는 올해 6월 청와대 인사비서관에 발탁됐다.

문준용은 이 전력(前歷) 하나만으로도 부친이 대통령이 된 뒤에는 자숙하고 또 자숙해야 할 입장이다. 하지만 문준용이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자숙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것 같다.

문준용은 에프엑스FACTORY’란 회사를 설립해 전국 초중고교에 코딩 교육 관련 프로그램 교재를 납품해온 사실이 일요신문 관계사인 <비즈한국> 보도를 통해 올해 8월 알려졌다. 사무실 주소는 아버지인 문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주소로 신고했다고 한다. 논란이 확산되자 문준용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작품이나 교재를 사는 분들은 제 아버지가 누구이기 때문에 사는 게 아니라 제 작품들이 마음에 들기 때문에 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의계약을 통해 국가예산이 투입된 사업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렸고 결코 저가(低價)가 아닌 작품을 공공기관에 판 당사자가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라면 과연 문준용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문준용은 이달 20일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이 코딩 교재 납품 특혜의혹을 제기하며 아버지 찬스가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하자 아버지 찬스 없이 열심히 살고 있으니 걱정마시라더 이상 허위 사실을 퍼뜨리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어 같은 달 22일 곽상도 한국당 의원이 문준용의 부인인 장모 씨가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정부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시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정말 우연히 정부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믿고 싶다. 시아버지 찬스가 없었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하자 아내는 시아버지 찬스를 쓸 필요 없는 훌륭한 인재다. 얼마든지 살펴보라고 발끈했다. 문준용은 8월 말에는 조국 법무장관의 딸 조민 씨를 둘러싼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는데도 사람들은 그의 노력을 말하지 않고 그의 부모만 말하고 있다. 그동안의 자기 인생이 부정당하는 고통을 당하고 있을 것. 이건 부당한게 맞습니다라며 노골적으로 조민을 옹호하기도 했다.

문재인 아들 문준용이나 조국 딸 조민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의 실체는 좀더 철저한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것 다 제쳐두고라도 대부분의 국민에게는 그렇게도 어려운 일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그리 대단한 능력과 경력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아 보이는 문준용과 조민 앞에서는 모두 그렇게 술술 잘 풀리고 승승장구했는지 모르겠다. 보편적 상식으로 살아가는 국민이라면 대부분 이런 과정에 의구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과거 유난히 고상하고 우아한 단어를 많이 사용했던 문재인과 조국은 본인들도 문제가 많지만 부인과 자녀 등 가족들도 왜 하나같이 온갖 논란과 잡음에 휘말려들고 있는지도 한번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권순활 논설주간 ks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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