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본, 농산물 관세 인하 혹은 철폐키로...미국의 만성적 무역적자 줄이게 될 것”
日, 대미 수출 35% 차지하는 자동차 관세 삭감 못해--사실상 보류...美와 추가 협상 목표

미 뉴욕서 정상회담 하는 트럼프와 아베(뉴욕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 뉴욕의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회담하고 있다.
미 뉴욕서 정상회담 하는 트럼프와 아베(뉴욕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 뉴욕의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회담하고 있다.

일본이 약 70억달러(7조4천억원) 상당의 농산물 시장을 미국에 추가로 개방하기로 했다고 미 언론들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의 1단계 무역합의에 따른 것으로, 미·일 양국은 추가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이러한 내용의 무역협정안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쇠고기, 돼지고기, 밀, 치즈, 옥수수, 와인에 대한 관세가 상당폭 낮아지거나 완전히 없어지게 될 것"이라며 "이번 합의로 70억달러 가치의 일본 시장이 미국산 제품에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농업시장 개방은 미국 농부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총 29억 달러 규모의 쇠고기·돼지고기에 대해 관세가 인하되고 아몬드·호두·블루베리·크랜베리 등 13억 달러어치 농산물엔 즉각 관세가 없어진다. 와인·치즈 등 30억 달러 어치에 대해선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은 특정 미국산 농산물의 관세를 없애거나 낮추기로 했다"면서 "이번 합의로 일본으로 수출되는 미국 식품·농산물의 90%가량에 대해 관세가 면제되거나 우대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이로운 새 미·일 무역합의의 첫 번째 단계"라며 "이번 합의도 큰 덩어리이기는 한데, 상당히 가까운 시일 내 더 많은 것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2단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日, 대미 수출 35% 차지 자동차 관세 삭감 못해...사실상 보류

그러나 가장 큰 현안이었던 미국으로 수출되는 일본산 자동차 관세 문제는 사실상 보류됐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자동차는 일본의 총 대미 수출액의 약 35%를 차지한다. 

당초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기 전에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비율(2.5%)을 협정 발효 15년째부터 삭감하기로 했다. 자동차 부품(주로 2.5%)의 약 80%의 관세도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협정에서는 협정의 관세비율이 포함된 양허표에 "추가 협상을 통한 관세 철폐"를 명기하는 데 그쳤다. 아사히는 "현 단계에서 사실상 관세 삭감을 단념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의식한 탓인지 미국이 압박하던 25% 자동차 관세를 회피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미일 정상의 협정 서명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모테기 외무상은 공동성명에 "양국은 협정이 확실히 이행되는 사이 협정 및 공동성명 정신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표현에 대해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취지라는 것을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명확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양국의 무역협정이 체결된 뒤 "이번 협정은 일본산 자동차를 다루지 않는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더 논의하길 원하는 쪽은 일본이라고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또 "자동차를 논의하고 싶어하는 건 일본의 야심"이라며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하는 게 우리의 의도는 아니지만, 선의로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USTR은 "미국도 4천만 달러(지난해 기준) 규모의 일본산 농산물에 대해 관세를 없애거나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특정 기계류, 잠금장치, 증기터빈, 자전거 및 부품, 악기 등의 관세도 면제되거나 낮아진다고 USTR은 덧붙였다.

일본 교도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압박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일본이 많이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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