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9.19 군사합의 이후 北 정전협정 위반 없어" 옹호발언에 집중포화
한국 "올해 北 미사일만 10발은 쏴…'적대행위 일체 중지' 합의문 휴지조각 된지 오래"
나경원 "국정원 뜬금없는 北김정은 답방설, 조국 덮기용이냐" 의혹도 제기
바른미래 "北 잘못 지적은 없고 체제보장만…'운전자론' 없어지고 '客'신세면서"
與 "文 제안에 국제사회가 공감과 지지…외교성과가 비핵화 모멘텀 될 것" 옹호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행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대해 야권에선 싸늘한 반응이 나왔다. 전날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이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성과' 부재, 북한 정권 안전보장에 집착하는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9월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5일(한국시간) 당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에서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단 한건의 위반도 없었다는 '거짓 연설'을 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올해 들어서만 10번씩이나 있었던 북한의 미사일 등 도발은 도대체 무엇이며 숱한 모욕적 대남 비방은 뭔가. '상대방에 대한 일체 적대행위를 중지한다'는 9.19 합의문은 이미 휴지조각 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전 세계 국가 앞에서 북한을 변호한 점은 심히 유감"이라며 "아무리 급해도 거짓을 진실로 호도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특히 나경원 원내대표는 "또 북풍(北風)인가. 정권 유지 수단은 북풍밖에 없나"라고 꼬집었다. 과거 보수 정권의 원칙적 대북대응이 지지기반으로 작용한 것처럼, 현 정권에선 친북(親北) 스탠스로 북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지지율 보전'에 이용하고 있지 않느냐는 취지다.

나 원내대표는 거듭 문 대통령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동상이몽'의 정상회담을 한 채 아무 성과도 없이 빈손으로 돌아온 현실을 직시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국가정보원이 뜬금없이 김정은 답방설을 흘린다"며 "실제 (답방의) 성사 여부와는 별론으로, 경호와 질서유지를 고려하면 가능성이 높다 하더라도 말을 아끼는 게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국(법무부 장관) 덮기용'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당 소속 김진태 의원(강원 춘천시·재선)도 문 대통령의 '9.19 합의 이후 정전협정 위반행위 없다' 발언을 겨눠 "(북한이) 미사일이 아니고 발사체만 쐈으니 문제 없다 이거다"라며 "솔직히 문 대통령의 연설은 기대도 안 했지만 증세가 더 심해졌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아니다", "자칭 '남쪽 정부' 대통령은 그냥 평양 순안공항으로 귀국하는 게 어떤가"라고 힐난했다.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최도자 의원.(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최도자 의원.(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날 최도자 수석대변인이 '문 대통령 유엔연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연설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은 '북한으로 시작해 북한으로 끝난 연설'이었다"며 "국제사회 속에서 대한민국이 가진 다양한 위상과 역할을 스스로 북한 이슈로만 한정시키는 안타까운 연설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사회 구성원 모두 북한이 올해에만 10발 넘게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알고 있다. 명백한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지만, 가장 분노해야 할 대한민국 대통령은 '어떠한 군사합의 위반도 없었다'며 북한을 옹호했다"고 개탄했다.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북한은 남한에 대한 비난수위를 높여가며 우리를 제외한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와 보조를 맞춰야 할 미국도 우리와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북핵문제 해결에서 '한반도 운전자론'은 없어지고 객(客)신세가 된지 오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의 유엔연설에서는 북한의 잘못을 지적하지 못한 채 북한의 체제보장의 필요성만을 강조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연설이고, 무엇을 위한 연설인지 분별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홍익표 수석대변인(오른쪽)이 대화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대해 "국제사회의 호응을 얻었다"고 자평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브리핑에서 "직접 당사국들을 넘어 세계가 함께 한반도에 '평화의 규칙'을 공고히 만들어가자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국제사회가 공감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여정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대북 원칙으로 언급한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을 거론하며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한반도 평화의 물길을 더 크고 깊게 내는 일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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