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자택 하드디스크 교체했던 한국투자증권 PB, 검찰서 증거인멸 정황 모두 진술...일가가 다 개입한 듯
조국, 25일에 두 번째 '검사와의 대화'...일정・참가자 안 밝히고 사전 각본까지 만들어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씨가 자택 하드디스크 교체를 부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5일 법조계와 검찰을 인용한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영등포지점 프라이빗뱅커(PB)인 김모 씨(37)는 정경심씨의 요구로 지난달 28일 남부터미널 전자상가에서 하드디스크 2개를 샀다. 조 장관 자택 컴퓨터에 들어있던 하드디스크와 바꾸기 위해서였다. 조 장관 아들인 조모(23)씨도 김모씨에게 인터넷 페이지 주소를 보내며 자신의 컴퓨터와 바꿀 하드디스크 2개를 사달라고 요구했다.

조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집에 컴퓨터가 두 대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가족 공용 컴퓨터 2대, 조모 씨가 쓰는 컴퓨터 한 대(하드디스크 2개 달린)가 있다는 것이다. 조모 씨와 김 씨는 구해온 하드디크와 원래 하드디스크를 바꿔치기했다. 김 씨는 원래 하드디스크를 자신이 다니던 스포츠센터 개인 사물함에 보관했다가, 최근 검찰에 임의제출했다. 그는 검찰에 지난달 27일 서재에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던 중 조 장관과 마주쳤고, 그가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와 정경심 등이 벌여온 증거인멸은 검찰의 동양대 압수수색 이틀 전이다. 정경심 등은 지난달 말 하드디스크를 바꾸고, 지난 1일에는 경북 영주 동양대 자신의 연구실까지 가 증거서류와 PC 등을 빼돌렸다. 김 씨가 검찰 소환조사에서 각종 진술을 하고 원래 하드디스크까지 임의제출하자, 정경심씨는 그에게 텔레그램(수정・삭제가 용이한 보안 메신저)으로 “윤석열 검찰이 우리를 배신했다” “네가 어떻게 나를”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아들 조모씨가 입학했던 연세대 대학원이 입시자료를 분실한 것도 증거인멸의 한 부분이 아니냐고도 지적한다. 연세대의 입시자료 분실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각종 증거인멸 행위에 조 장관 부부가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조 장관은 소위 ‘검사와의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앞선 의정부지검에서의 ‘대화’는 일시・장소・참석자・내용이 모두 공개되지 않았고, 사전 각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에 있는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는 “왜 그걸 하필 지금 하느냐는 의문(이 있다)”이라며 “(검사들을) 굳이 일과시간에 불러내서 꼭두각시처럼 준비된 말 읊게 만든 다음 일장 훈시나 하는 일을 지금부터 전국을 돌면서 하려고 한다니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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