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른미래 "文-트럼프 현실인식과 거리 먼 발언…韓美간 현안 논의도 없어"
"원칙 확인에 그치거나 끌려다녀선 안돼" 민평당까지 3野 '냉랭'한 발언
정의당 홀로 "3차 미북회담 기대감 고조…文 '세계사적 大전환' 발언 환영"

2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9번째 회담 결과를 놓고 야권은 "맹탕" "허무한" 정상회담이었다고 잇따라 혹평을 내놨다.

자유한국당에선 나경원 원내대표가 24일(한국시간) 오전 국회에서 연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청와대의 회담 결과 브리핑을 두고 "내용이 없다"며 "의미있는 진전도 성과도 없는 맹탕 정상회담 아니었나"라고 힐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을 겨눠 "섣불리 이번 회담이 '세계사적 대전환'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점은 매우 아쉬운 점이 많다"며 "'한미동맹이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한다'고 말한 것도 국민들이 신뢰를 보내기는 어려운 레토릭"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이 별 일 아니'라고 말한 것에 비춰봐, 지금 한미동맹이 과연 튼튼한가 고민"이라며 "회담의 모두발언은 국민들을 안심시키기보다 오히려 현실 인식과 거리가 먼 위험한 발언들"이라고 비판했다.

9월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9월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당은 이날 전희경 대변인 논평을 통해서도 "이번 회담은 북한의 핵폐기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무력도발, 한일 갈등, 중러 합동훈련시 우리 영공 침해 등 주요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열려 귀추가 주목됐는데, 돌아온 것은 원론적인 한미동맹의 강조일 뿐"이라며 "주요현안을 의제로 삼지도 못하고 미국의 이해나 협조를 얻어내지도 못한 채 끝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전희경 대변인은 "오히려 한미일 동맹 약화와 대북제재에 대한 국제공조 약화 속에서 대한민국의 이해와 미국의 이해가 갈리는 지점만 분명해졌다"며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우리 안보에 대한 위협과 다른 인식을 내보인 것은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논의가 없었고 대북제재 유지 입장이 고수된 것이 다행인 회담"이라고 덧붙이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우리는 '빈손'이나, '숙제'는 한아름 안게 됐다"고 밝혔다. 거론된 '숙제'는 미국에서 요구하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군사장비 구입 압박 등이다.

전 대변인은 이어 "더욱이 문재인 정권이 이를 고리로 가시화하지 않는 미북 대화를 독촉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는 정권의 이익과 국익이 배치되는 상황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며, "북핵폐기를 통한 안보강화, 한미일 공조 복원을 목표로 정권의 유불리가 아닌 오로지 국익만을 생각하는 대통령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같은날 김정화 대변인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대북 환상주의'가 빚어낸 공허한 한미 정상회담"이라고 회담 결과를 규정했다. "3차 북미(미북)회담에 대해 한미 양국의 공감대와 의지를 재확인한 것은 고무적이나, 그것이 전부"였다며 "산적한 한미 간 현안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파국에 치달은 한일 관계에 대한 중재 요청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

김정화 대변인은 "이번 양국 정상 간 회담은 한미동맹의 균열을 재확인하는 자리에 불과했다"며 "치열한 협상과 합의의 장이 되었어야 할 외교 무대가 '이상적인 한반도 평화'만을 외치는 웅변 무대로 전락한 셈"이라고도 했다.
 
또한 문재인 정권을 겨눠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든다'는 미국 대통령의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미국까지 직접 찾아가 무기 구입 청구서를 잔뜩 받아와야 하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딱한 현실"이라며 "(한일) 지소미아(군사정보보호협정)를 파기하며 '동맹보다 국익이 우선'이라던 청와대. 이번 정상회담의 과정에서 동맹도, 국익도 챙기지 못하는 문재인 정권을 보며 국민의 한숨만 더 깊어졌다"고 질타했다.

민주평화당은 박주현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회담에서 한미동맹을 확인하고 싱가포르 합의정신을 다시 확인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한미정상회담의 결과가 원칙의 확인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낮은 톤으로 비판했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향후 북미회담의 진행과정과, 한미방위비 분담금협상에서도 호혜적인 관계에 기초한 구체적인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모습이 연출된다면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는 반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의당에서는 '기대감'을 내비치며 문재인 정권을 측면지원했다. 오현주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주춧돌이 또 하나 놓였을 것"이라며 "(북한 동향 등) 일련의 흐름들을 종합해 보면 3차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이른바 '3차 북미회담, 세계사적 대 전환' 발언에는 "적극 환영한다"면서 "우리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주역'이라는 마음가짐을 한 시도 잊지 말고 평화의 문이 활짝 열릴 때까지 부단한 노력을 경주할 것을 문 대통령에게 주문한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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