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유엔제재 이후 ‘코르만 컨스트럭션’으로 이름만 바꾼 채 운영 中
올해만 北 노동자 8명 추가 입국... 유엔 안보리 결의 2371호와 2375호 위반
북한 노동자 파견 포함해 북한의 제재 기관들 해외에서 계속 운영되고 있는 사실 확인,

아프리카 세네갈의 식품회사 '파티센'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VOA).
아프리카 세네갈의 식품회사 '파티센'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VOA).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세네갈에서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 대상인 북한의 만수대 창작사가 이름만 바꾼 채 여전히 북한 노동자들을 현지 건설현장에 파견하는 등 대북제재를 위반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4일 보도했다.

VOA의 단독 취재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서는 가슴에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 배지를 단 북한 국적 노동자들이 단체로 숙소 생활을 하며 매일 아침 현지 건설 현장에 파견되고 있었다. 이들이 일하는 곳은 세네갈 최대 식품회사로 알려진 ‘파티센’의 한 공장 부지로, 북한 노동자들은 공장 바깥 도로변에서 작업 중이었다.

VOA가 세네갈 현지에서 입수한 출입국 기록과 여권 사본에 따르면 이들은 유엔 안보리와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인 만수대 해외 프로젝트그룹(MOP) 소속 북한 노동자들이었다. 만수대 해외 프로젝트그룹은 세네갈에 48m에 달하는 ‘아프리카 르네상스’ 동상을 제작했다. 국제사회는 북한정권의 해외 노동자 파견을 통한 외화 벌이 문제를 지적할 때마다 이 초대형 동상 건립을 주요 사례로 제시했다.

미 재무부는 2016년 만수대 해외 프로젝트그룹을 특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유엔 안보리도 이듬해 8월 이 회사를 제재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와 별도로 안보리는 2017년 채택한 결의 2375호를 통해 각 유엔 회원국들이 자국 내에서 북한과의 합작사업체 운영을 모두 중단하도록 했다.

세네갈 정부는 지난해 초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대북제재 이행보고서에서 만수대가 더 이상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VOA의 취재 결과, 실제로는 2017년 6월부터 이름을 ‘코르만 컨스트럭션’으로 새롭게 바꾼 채 그대로 운영 중이었다.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에 따르면 세네갈 내 북한의 사업체는 폐업처리됐어야 한다. 또한 북한 노동자들이 세네갈에서 돈벌이를 하는 것도 일체 금지된다.

출입국 기록에 다르면 코르만에 소속된 북한 노동자는 약 30명이다. 이들은 소규모로 파티센 내 건설현장 2~3곳과 다른 도시의 주택 건설 현장 등에 투입된 상태라고 VOA는 전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8월 각 유엔 회원국들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의 숫자를 늘리지 못하도록 했다. 다음 달인 9월에는 기존 노동자의 노동허가증 갱신을 금지하는 추가 조치를 취했다. 따라서 올해 세네갈에 북한 노동자 8명이 입국한 것은 안보리 결의 2371호와 2375호 위반이다. 이들 북한 노동자는 현재 세네갈에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알라스테어 모건 조정관은 VOA에 “전문가패널은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며 “그러나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통해 세네갈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만수대 해외 프로젝트 그룹과 이들이 다양한 이름으로 하고 있는 활동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최근 전문가 패널이 발표한 중간 보고서에서도 북한 노동자 파견을 포함해 북한의 제재 기관들이 해외에서 계속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VOA는 이번 사안에 대해 세네갈 정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으며 외무부 담당자도 만날 수 없었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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