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文단체, 지난 주말 조국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앞서 촛불집회...'주최 측 추산'이라며 3만명 운운 과장보도
서울종합운동장 잠실 야구장 가득 채워야 2만5000명...당시 집회, 도로 1개 구간 다 차지도 않아
親文네티즌들, 집회 숫자 문제삼으며 "5만명 참여" "10만명 참여" 추산하기도

지난 21일 검찰개혁 요구 집회 관련 22일 파이낸스투데이가 보도(좌)와 한 시민이 찍어 SNS에 돌고 있는 집회 당시 시민(우).

문재인 정부 식의 ‘검찰개혁’을 지지한다는 친문(親文) 집회를 다수 언론이 과장 보도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소위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라는 친문 단체는 지난 21일 오후 6시 서울중앙지검 앞 서초대로 4개 차선을 점거하고,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문재인 정부와 조 장관이 추진중인 소위 ‘검찰개혁’은, 검찰 인사권을 대통령 등 선출직이 통제하고, 수사권을 점차 축소(경찰로 이양)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검경 고위 관계자만을 기소 대상으로 삼고, 대통령이 통제 가능한 소위 ‘공수처’를 만들겠다는 내용도 있다. 

야권에선 범죄 피의자로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 장관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는데, 이 ‘범죄 피의자’ 장관이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비판하고 있다. 시민연대라는 이름의 친문 단체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등에서 주장해온 검찰개혁 요지를 주장하며 검찰청 앞을 행진했다고 한다.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된 것은 해당 내용을 보도한 언론들의 기사 제목이었다. ‘서울의소리’ ‘국민일보’ ‘파이낸스투데이’ 등 매체들은 “검찰개혁에 시민들이 나섰다”며 “주최측 추산 3만명 모여” 등의 제목으로 보도했다. 그런데 이날 저녁 SNS에 서초대로를 지나는 구름다리에서 해당 집회를 찍은 사진이 돌면서 논란이 일었다. 해당 사진에 나온 집회 참가자 수는 도로 1개 구간마저 채우지 못하는 정도였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잠실 야구장 전체 좌석 수는 2만5553석이다. 잠실 야구장 전 좌석을 다 채운 수가 넘게 참여했다던 친문 단체의 ‘주최 측 추산’이 맞지 않는 셈이다.

해당 집회를 다룬 YTN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들.

심지어 ‘집회 측 추산’이라던 숫자도 정확히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집회를 다룬 YTN의 유튜브 영상엔 “3만명 집회를 이따구로 방송하냐 구독취소가 답이다” “보도 안하려니 참여 숫자는 많고” 등 내용이 있다. 한 친문 네티즌은 “8시 넘어서 추산 5만명 넘었다. 자한당 태극집회가 3천명도 안되더만. 늙다리 용병들 데려쓸라니까 겔겔거려서 후달리는 갑지?”라며 막말성 비난까지 일삼았다.

우파 자유시민들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한 시민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식 추산으로 하면 30만명”이라며 “최순실, 정유라는 정치적 목적의 무리한 수사가 아니었나 보다”라 꼬집었다. 이 글에 댓글을 단 시민들도 “도대체 어디가 3만이고 5만이고 10만인가. 천 명도 안 돼보인다” “아님말고 하면 그만” “몇 시간동안 차 타고 지나간 모든 시민도 포함해준 거거든욧?” “저기서 말하는 것에 나누기 100하면 됨” 등의 조롱이 나오기도 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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