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의원, "위선적이고 불법적인 자가 법무부 장관이 된다는 게 말이 되나"
연달아 이학재 의원 찾은 황교안-나경원 "이제 멈추는 게…" 이학재 "조국이 버티니 버텨야"
羅, "못된 것들이 꿈쩍도 안하니" 거듭 성토…李 "조국, 더 험한 꼴 당하기 전 내려와야"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및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9일째 벌이고 있는 자당 소속 이학재 의원(인천 서구갑·3선)을 위로 방문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각각 이날 오전과 오후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이학재 의원의 단식 농성천막을 찾아 투쟁을 격려하면서도, 건강 악화를 우려해 단식을 중단할 것을 권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가 9월23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조국 사퇴 문재인 대통령 사과'를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9일째 벌이고 있는 자당 소속 이학재 의원을 찾아 격려했다.(사진=연합뉴스)

황교안 대표는 단식 9일째에도 눕지 않고 앉아 농성 중인 이 의원에게 염려의 말을 건넨 뒤 "내 생각 같아서는 이제쯤 그만 멈추는 게 어떨까 싶다"고 했다.

또한 당일 오전 검찰이 조국 장관의 서울 방배동 자택 압수수색을 실시할 정도로 수사가 진척된 점을 들어 "그래도 압수수색까지 갔으니 이제 멈추면 되지 않겠냐"라고 권유했다.

이 의원은 "아직까지는 저도 견딜만 하다"면서 "힘들더라도 조국이 버티니 저도 버텨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태까지 드러난 것들을 보면 압수수색과 무관하게 (조 장관이) 그만뒀어야 하는데 너무 뻔뻔하게 버티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조국은 버티는데 제가 그만두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토요일(21일) 집회에서 공개적으로 (저에 대해)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황 대표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집회 당시 황 대표는 "죽기 각오하고 싸우고 있는 '투사 이학재'를 마음으로 응원해 달라"고 당원들에게 호소했었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9월23일 오후 자당 소속 이학재 의원의 국회 본관 앞 '조국 사퇴 문재인 대통령 사과' 단식농성장을 위로 방문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같은날 오후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이만희·김현아 원내대변인 등과 함께 이 의원의 농성장을 찾았다.

나 원내대표는 크게 걱정하는 얼굴로 "괜찮으시냐" "얼굴이 2분의1이 되셨다"고 이 의원의 건강을 염려하면서, "아니 이 못된 것들이 꿈쩍도 안 하니까"라고 조 장관 등 여권을 강력 성토했다.

그는 "내가 너무 말을 함부로 했나"라면서도 "'이 못된 것들이 꿈쩍도 안 한다'고"라고 거듭 말했고, 이 의원은 "아유. 못된 것들 맞아요"라고 맞장구를 쳤다.

나 원내대표는 "(조 장관의 자진사퇴 거부는) 진짜 말이 안 된다"며 "우리(가 집권했다고) 생각해 보라. 지금 나온 것의 100분의 1만 나왔어도(큰 저항이 일었을 것인데). 나라가 비정상이다"거나, "기소돼도 안 움직이겠다는 식으로 (조 장관) 본인이 불법성 따지고 있는데, 나라가 진짜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 의원은 "정상적인 국가라면 아마 대통령 탄핵시킨다고 그럴 것"이라거나, "(고위공직 후보자마다) '문제 있다'고 그러면 '대법원 확정판결 날 때까지 두고보자'고 그러고, 이제 앞으로 청문회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는 거지만, 조국을 끌어내리고 나라가 정상화되는 데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 등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9월23일 오후 자당 소속 이학재 의원(왼쪽에서 두번째)의 국회 본청 앞 '조국 사퇴 문재인 대통령 사과' 단식농성장을 위로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정양석 원내수석은 이 의원에게 정기국회 국정감사 등 원내투쟁에 나설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너무 체력 소모하지 말자"며 "원내에 할일이 얼마나 많으냐"고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나 원내대표도 "이 의원님 너무 오래 계신다. '건강하다' 그러시지만 마시고, 이제 그만하시라"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 의원은 "아직은 버틸 만 하니까 버틴다"고 고사했다. 그는 단식 기간 중 체중이 7kg 빠졌다고 한다.

그러나 계속된 단식 만류에도 이 의원이 '버티겠다'는 태도를 고수하자, 정 원내수석은 체념한 듯 "조국한테 한마디 해달라"고 권했다. 이 의원은 "제가 여러 차례 말했지만 조국이 나라를 망신시키고 있는 것이다. 아주 세계적인 망신"이라며 "저런 위선적이고 불법적인 자가 법무부 장관이 된다는 게 말이 되나. 지금 빨리 내려오고, 더 공개적으로 험한 꼴 당하기 전에 빨리 내려오고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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