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 조국 장관과 '검사들과의 대화'에서 "이 자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대놓고 불만 표시
검사들, 조국 장관과 '검사들과의 대화'에서 "이 자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대놓고 불만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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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부 검사들, 일 많아 힘든데 이런 자리 만들어 참석하게 하는 것 이해되지 않는다"는 한 검사의 비판도
참석 검사들, 법무부에서 단체사진 찍으려 하자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 이의 제기...결국 촬영 무산
조국, 안미현 검사와 주로 대화 나눴다는 전언...한 검사 "나머지 참석 검사를 완전히 들러리 세웠다"
조국 서울 법대 동기 임무영 검사, 검찰 내부 통신망에 글 올려 조국 향해 공개적 일침 가해
"신임 장관이나 총장이 전국 청 두루 돌면서 검찰 구성원들과 대화를 갖는 일은 당연한 일...그런데 왜 하필 지금?"
"내용이 모두 공개되지 않고 사전 각본도 있는데, 도대체 그런 걸 뭐 하러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 신임 장관이 검찰 개혁 부르짖는 것? 마치 유승준이 국민을 상대로 군대 가라고 독려하는 모습 같아"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지방검찰청에 검사와의 대화를 위해 방문,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지방검찰청에 검사와의 대화를 위해 방문,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 문제 등 각종 의혹으로 사실상 '피의자'로 전락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의정부지검을 찾아 소위 '검사와의 대화'를 가졌다. 검찰은 이날 조국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대다수 법조계 관계자들은 "검찰의 수사 대상인 조 장관이 일선 검사들과 대화한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지만, 조 장관은 평소 스타일대로 행사를 강행했다.

조 장관은 이날 정오부터 오후 2시 15분까지 약 2시간가량 평검사 21명과 오찬을 겸한 대화 시간을 가졌다. 점심메뉴는 2만원대 도시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 검사들은 조 장관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민감한 말들을 가감 없이 했다는 전언이다. 참석자 등에 따르면 한 검사는 대화 도중 "'검사와의 대화' 자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또 다른 검사는 "형사부 검사들은 일이 많아 힘든데 이런 자리를 만들어 다 참석하게 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현재 조 장관이 벼랑 끝에 몰려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검사들은 법무부에서 대화 중간 사진을 찍은 것에 대해서도 조 장관에게 "대외적으로 (사진이) 나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화가 끝난 후 법무부에서 단체 사진을 찍으려 하자 한 검사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고 이의를 제기해 결국 사진 촬영은 무산됐다.

아울러 조 장관은 이날 안미현 검사와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안 검사는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 수사 당시 검찰 수뇌부의 외압 의혹을 폭로하며 주목받았던 검사다. 안 검사는 조 장관에게 검사의 육아 휴직, 수도권 지역 검찰의 인사 문제 등 형사부 검사의 고충을 전했다고 한다. 이에 한 참석 검사는 "검사와의 대화가 아닌, 안미현과의 대화였다"며 "나머지 참석 검사를 완전히 들러리 세웠다"고 비판했다.

한 검사는 "검찰이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가 많다"는 취지의 의견도 내놨다고 알려졌다. 조 장관 취임으로 인해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는 목소리였다. 조 장관은 "수사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고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들은 "우리가 일만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개혁 대상이 됐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조 장관은 불만의 목소리에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고 검찰에서 사후 통제하자는 것이 내 생각"이라며 "경찰이 어린아이라고 해서 권한을 아예 주지 않는 것은 안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 장관의 서울 법대 동기인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에 글을 올려 조 장관을 향해 공개적으로 일침을 가했다. 그는 "신임 장관이나 총장이 전국 청을 두루 돌면서 검찰 구성원들과 대화를 갖는 일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왜 그걸 하필 지금 하느냐"고 되물었다.

임무영 검사는 "내용이 모두 공개되지 않고 사전 각본도 있는데 도대체 그런 걸 뭐 하러 하는지 모르겠다"며 "오늘의 저 퍼포먼스가 무엇을 추구하고자 하는지 심히 의구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신임 장관이 검찰 개혁을 부르짖는 것은 마치 유승준이 국민을 상대로 군대 가라고 독려하는 모습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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