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칼럼] 현실과 괴리된 文대통령의 충격적 경제인식과 박용만 상의회장의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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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9.23 00:21:22
  • 최종수정 2019.09.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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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의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인식, 너무나 충격적
설비투자증가율, 수출증가율, 민간소비증가율, 제조업가동률, 소비자물가상승률 등 처참한 수준
고용동향, 가계소득 상태 모두 양호하다는 文대통령...천문학적 재정 살포에도 실태 심각해 소득격차 뚜렷
"요즘 경제는 버려지고 잊혀진 자식 같다"는 박용만 상의회장의 한탄...지금이라도 재정만능 현금복지 버려라
오정근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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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9월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어려움 속에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해 한국경제의 추락을 걱정하고 있는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다. 설비투자증가율은 2018년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수출증가율도 2018년 12월 이후 연속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다. 고용참사와 가계부채에 짓눌린 민간소비증가율도 저조해 성장률은 2017년 3.2%에서 2018년 2.7%로 추락한데 이어 금년에는 1.9% (한국경제연구원 전망)로 더욱 급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조업가동률은 70%대로 추락한 후 반등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전국의 공단은 공장임대 플랭카드만 바람에 흩날리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참사도 지속되고 있다. 경기변동은 문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에 정점을 찍은 후 위기 기간을 제외하고는 최장 급속하강을 기록하며 반등의 기미도 없이 장기불황을 예고하고 있다. 드디어 8월에는 소비자물가상승률도 마이너스 0.04%를 기록하고 GDP디플레이터는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든 디플레이션 망령마저 다가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문대통령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세 가지 논거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8월 고용동향지표다. 문 대통령은 "8월 고용통계에 따르면 취업자수가 전년 같은 달 대비 45만 명 이상 증가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 고용률을 기록했고, 실업률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했다. 이어 "고용의 질 면에서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면서 "상용직이 49만 명 이상 증가했고, 고용보험 가입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청년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청년 취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 청년 고용률 역시 2005년 이후 최고치"라고 했다.

그러나 내용을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결론은 달라진다. 우선 8월 취업자 45만 명 증가는 지난 해 8월 3천 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던 취업자증가수에 대한 기저효과가 크다. 지난 해에는 최저임금이 16.4%나 급등해 경제를 초토화시켰던 해였다. 그 여파로 보통 40만 명 내외 수준을 지속해 오던 전년동기비 취업자증가수가 지난 해 7월에는 5천 명, 8월에는 3천 명으로 급락했다. 고용참사라는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그러자 정부는 재정을 살포하기 시작했다. 이미 일자리 예산으로 2017년 17조원, 2018년 19조원을 사용한데다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11조2000억원+3조8000억원)을 편성해 15조원을 더 투입하고 2018년에는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을 추가로 투입해 모두 2년 동안만 54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정을 살포했다. 정책의 실패가 초래한 엄청난 재정낭비다. 그 결과 지난 해 9만 7천 명으로 추락했던 취업자증가수가 금년에는 20만 명 정도로 회복된다는 얘기다.

이 정도도 대부분 월수입이 수십만 원에 불과한 노장년 공공부문 단기일자리와 청년 단기 알바가 대부분이다. 8월 취업자증가수가 45만 명이라고 하지만 50세 이상이 52만 명이고 이 중 60세 이상이 39만 명이다. 퇴직한 노장년 공공일자리는 최저임금만 탄력적으로 적용해도 경비원 판매원 주유원 중소기업자문 등 2~300만 원 수입은 되는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그러나 법을 어기면 고용주가 형사처벌을 받아야 하는 강력한 최저임금법으로 인해 관련 기업들은 기업들대로 힘들고 노장년들은 노장년들대로 수입이 절반도 안되는 공공 단기일자리에 매달려야 하는 실정이 되고 있다. 정부지원 노인일자리 사업에 금년에는 64만 명 일자리에 9천 2백억 원이 투입되고, 내년에는 74만 명 일자리에 1조 2천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일자리가 건강하지 못한 점은 산업별 취업자증가수에도 나타나고 있다. 단기 공공일자리와 청년 단기 알바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어나다 보니 서비스업에서만 증가하고 제조업에서는 지난해 초 이후 지속적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8월 중 그냥 쉬는 사람들이 217만 명으로 지난 해 같은 달에 비해 35만 명이나 크게 증가하고, 취업준비생도 74만 명으로 지난 해 같은 달에 비해 7만 명이나 증가하고 있다. 구직단념자도 54만 명으로 지난 해 같은 달에 비해 1만 명이나 증가하고 있다. 그냥 쉬는 사람들, 구직단념자, 취준생을 합하면 278만 명에 이른다. 이들은 모두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된다. 8월 중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동기비 15만 8천 명 증가했다.

한편 합계출산율이 1.5 명 내외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의 사회진출로 경제활동인구도 비경제활동인구 증가폭보다 큰 17만 7천 명 증가했다. 그 결과 비경제활동인구와 경제활동인구를 합한 15세 이상 인구가 8월 중 전년 동기비 33만 5천 명 증가해 경제활동참가율은 63.3%로 지난 해 같은 달에 비해 0.1% 포인트 소폭 낮아지는데 그쳤다. 노장년층의 단기 일자리와 청년층의 단기 알바 증가에 힘입어 8월 중 전년 동기비 취업자증가수가 15세 이상 인구 증가폭 33만 명보다 큰 45만 명 증가해 고용률(취업자/15세이상 인구의 비율)이 높아졌다. 한편 경제활동인구의 증가로 실업자/경제활동인구로 계산되는 실업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처럼 겉으로 보여주는 통계와는 달리 고용의 양과 질 모두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대통령의 인식과는 괴리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 논거로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확대 등의 정책 효과로 근로소득과 이전소득이 늘어 올해 2분기에는 모든 분위의 가계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가장 저소득층인 1분위의 소득이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멈추고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구조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거둔 의미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정부는 저소득층의 가계소득을 늘리는 정책을 한층 강화해나갈 것"이라면서 "근로장려금을 대폭 확대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대상을 늘려가는 한편, 내년부터는 한국형 실업부조제도인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도입해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가구 중 하위 20% 가구인 1분위 가구의 2분기 중 근로소득은 43만 6천 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동시에 정부로부터 받는 이전소득도 65만 8천만 원으로 증가했다. 2분기 중 상위 20% 가구 소득/ 하위 20% 가구 소득으로 계산되는 5분위배율은 5.30으로 소폭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2016년에 비해서는 크게 높은 수준이다. 2020년 7월부터 시행예정인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저소득 구직자에게 월 50만 원씩 최장 6개월 동안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한다는 취업지원제도로 현재 시행하고 있는 청년취업지원제도를 전국민에게 확대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청년취업지원제도와 마찬가지로 실효성이 의문인 인기영합적 현금복지다. 내년 총선용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세 번째 논거로 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는 "지난 2달여간 정부의 총력 대응과 국민의 결집된 역량이 합해서 의미 있는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일부 소재·부품에서 국산화가 이뤄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 모범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소재부품 국산화는 단기간에 되는 일이 아니다. 기술축적 등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미중통상전쟁, 글로벌 불황, 한일갈등, 유가상승 등 대외악재도 첩첩산중인데 대통령은 현실과 괴리된 경제진단을 토대로 지난 2년 반 실패한 소득주도성장정책과 재정만능 현금복지만 고수하고 있다. 올바른 처방은 정확한 진단을 토대로 나오는 것이므로 이처럼 현실과 괴리된 대통령의 경제인식은 우려 정도를 넘어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과 절망으로 다가오고 있다. “요즘 경제는 버려지고 잊혀진 자식 같다”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탄식에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라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오정근 객원 칼럼니스트(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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