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욱 칼럼] ‘조국 사태’가 부르는 새로운 시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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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9.18 09:11:30
  • 최종수정 2019.09.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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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의혹, 무슨 얘기를 하든 반대되는 정황에 대한 언론 보도 터져...586운동권 '앙시앙 레짐(구체제)'
586 세대, 권력과 자리 차지에 모든 것 걸어...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논쟁 자체 허용 안 해
헌법・법치주의는 권력추구 수단, 폐쇄적 민족주의와 反시장경제주의는 필연적 결과물
국민들, 진실 명징히 알진 못해도 586 파시즘은 아니라는 것 알아가..."감히 시대정신이라 칭하겠다"
황성욱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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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놀랐지만, 자고나도 놀랍지 않다. 이제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 내일은 또 언론에 무슨 보도가 날지 예측할 필요도 없다. 무슨 일이든 또 단독보도로 터질 것이다. 그가 무슨 얘기를 해도 그것과 반대되는 정황에 대한 언론보도가 터지고 있고 그가 무슨 행위를 해도 그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는 이제 정확히 알 수 있다. 딸과 관련한 입시부정 의혹, 이른바 ‘조국펀드’라 불리는 의혹, 힘 있는 자만이 행할 수 있는 증거인멸적 권력행위 의혹 등 지금 각종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내용에 내가 더 보탤 내용은 없다. 

사실 ‘조국 사태’는 단순히 조국장관과 그의 가족에 대한 의혹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이 사태는 낡고 늙은 586 운동권이 품고 있던 앙샹레짐(ancien régime・구체제)의 폭발적 자기 고백이다. ‘조국 사태’는 (우리가 알고는 있었지만 애써 외면해왔던) 이 앙샹레짐 세대의 모든 특성을 다 드러내고 있다.

모든 것이 모순덩어리들이다. 어디서부터 그 모순성을 지적해야할지 그 순서를 정할 수 없을 지경이어서 나도 생각나는 대로 지적할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겠다. 그래서 생각나는 대로 적어 볼란다.

이들은 맹목적으로 권력과 자리차지에 모든 것을 건다. 모든 사고방식을 권력추구로 치환한다. ‘조국 사태’가 터지자 이들은 그 진위가 무엇인지, 대한민국 사회에서 조국 장관과 가족들의 행태가 용납가능한지 여부는 상관없이 무조건 비판자와 의혹 제기자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나섰다. 나팔수들과 그들 진영 안에서 좀 유명하다는 사람들은 앞을 다투어 네 편이냐 내 편이냐의 구도부터 만들었다. “아니, 다른 사람한테는 그런 기준을 들이댔으면서 왜 입장이 달라지니 갑자기 바뀌느냐?”의 질문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같은 행동이더라도 상대방은 악이기에 적폐고 자기진영은 선이라서 허용이 된다.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논쟁자체를 허용하지 않는다. 

헌법이나 법치주의는 그래서 하위개념이자 권력추구의 수단에 불과하다. 우리 헌법은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최우선하는 자유민주주의‘만’을 추구하는 가치절대주의 헌법이고 집단주의와 전체주의를 추구하는 세력과 사람을 적으로 규정하는 투쟁적 민주주의 헌법임에도 이들은 천연덕스럽게 이를 부정한다. 자유주의자이자 사회주의자라는 것은 권력 없는 자에 대한 권력자의 자유는 무제한이고 권력 없는 자들은 사회주의 즉 파시즘으로 통제한다는 말과 다름없음에도 아무 거리낌이 없다. 헌법은 권력의 하위개념이기 때문에 그것은 패거리의 힘으로 아니라고 부정하면 그만이란 것일까.

폐쇄적 민족주의와 반(反)시장경제주의는 그들만의 권력놀음을 위한 필연적 결과물이다. 글로벌 스탠더드와 개방은 능력주의와 결부되는 것이 대한민국 역사임을 알기에 필사적으로 이를 막으려든다. 이는 반일감정을 총선에 활용하겠다는 그들의 발상에서도 드러난다. 이들은 도대체 현실에서 무엇을 실현할 수 있고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한 개도 내놓을 수 없다. 반시장경제주의는 시장경제의 수혜는 오로지 그들만이 받아야한다는 의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펀드, 펀드, 펀드.... 

이런 사고방식은 지독한 귀족의식과 국민에 대한 멸시와 경멸로 나타난다. ‘개혁’이니 ‘진보’니 말만 하면 알아듣지 못하는 ‘백성’에 불과한 국민들은 문자를 아는 양반귀족에게 선동될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아니라면, 검색어를 조작해서 포털의 검색순위를 높이자는 생각자체를 할 수 없다. 지시를 내리고 선동하면 백성은 우리 뜻대로 된다는 이 지독한 귀족의식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귀족 사고방식은 그들과 같은 부모를 만나지 않은 세대에 대한 사다리 걷어차기도 대놓고 할 수 있게 한다. 능력에 따른 자연스런 자리매김과 순환은 용납되지 않는다. 오로지 핏줄, 내 핏줄만이 위에 올라가야 하고 이에 대해 반발하는 백성에 대해서는 세금으로 몇 푼 쥐어 주면 된다. 한 달에 100만원만 보장해주면 납죽 엎드릴 것이라는 사고방식은 지독히도 매판 자본주의적이다.  

이쯤에서 한마디 해보자.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더냐!!!

소위 ‘조국 사태’는 운동권 586 세대 구호에 휘둘렸던 많은 국민들이 막상 그들과 우리가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했다. 그동안 공포와 위세에 눌려 입을 닫고 있어야만 했던 자유 시민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고 있다. 비록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이 자유주의가 뭔지, 시장경제만이 약자를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한다는 진실을 명징하게 알진 못해도 운동권 586들의 파시즘은 아니라는 것을 이제 확실히 알아가고 있다.

총학생회란 집단이 아니더라도 대학생들 개인이 들고 일어나고 있다. 586운동권으로부터 그 어떤 수혜도 받지 않는 20대 젊은이들이 깨어나고 있다. 파시즘 진영이든 자유우파진영이든 우리는 그들을 가르친 적이 없다. 교수집단 지식인들도 나서고 있다. 운동권 586들의 맹목적 충성세대인 4,50대도 늦었지만 조금씩 돌아서고 있다. 그래서 나는 감히 이를 시대정신이라 칭하겠다. 

자유와 법치의 회복, 앙샹레짐 척결이란 그 시대정신이 우리를 부르고 있다. 

문제는 현실에서 시민들이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이냐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자. 공상 속의 10보 전진보다 실제 이뤄낸 1보 전진이 값지다는 우리의 가치를 소중히 실천할 때다. 하다못해 술자리에서 시대정신을 얘기하는 것도 행동이다. 서로에게 삿대질과 비아냥거림은 그만하자.

다음 시대정신을 우리가 놓친다면 누구도 원망할 수 없다. 우리는 다가올 시대정신에 동참할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낡은 것은 이제 가라. 가라. 가라.

황성욱 객원 칼럼니스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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