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수사에 협조하는 김씨에게 “네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협박성 메시지 보내
검찰, 두 사람 함께 있는 CCTV 장면 확보
검찰에 미제출된 조국 가족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1개 정경심이 개인 보관하고 있는 듯

조범동씨를 구속한 검찰은 조국 장관의 부인 정경심씨가 투자처 선정 등 사모펀드 운용에 관여했는지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연합뉴스
조범동씨를 구속한 검찰은 조국 장관의 부인 정경심씨가 투자처 선정 등 사모펀드 운용에 관여했는지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씨의 증거인멸 교사로 자택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모씨가 최근 검찰 조사에서 당시 자택 내에서 수십 분간 조 장관과 조우한 사실을 진술했다. 검찰은 자택 인근의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을 확보,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김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정씨와 함께 이달 1일 동양대 연구실 컴퓨터를 반출한 경위, 그로부터 3일 전 정씨의 자택 서재에서 컴퓨터 하드 디스크를 교체한 사실을 진술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검찰에“(하드디스크를 교체한 날) 조 장관이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나와 수십 분 함께 있었다”면서 “내게 고생이 많다. 처를 도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다”고 알렸다. 하드디스크 교체가 증거인멸을 위한 행위임을 조 장관이 몰랐을 리 없다는 얘기다.

현재 조 장관 가족의 컴퓨터는 3대이며 하드디스크는 4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최근 검찰에 조 장관 자택의 서재 등 공용 컴퓨터가 2대이며, 그 아들이 개인으로 쓰는 컴퓨터 1대가 더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 6일 인사청문회에서 조 장관이 보유한 컴퓨터가 2대라는 진술과 상충되는 내용이다. 김씨는 자신이 교체한 하드디스크 2개와 정씨로부터 받은 하드디스크 1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씨가 나머지 1개의 하드디스크를 개인 보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3일, 검찰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행방을 추적하는 압수수색 수위가 높아지자 자신이 다니던 스포츠센터 사물함과 차량 트렁크에  숨겨 놓았던 하드디스크를 검찰에 제출하고 수사에 협조하기 시작했다. 이런 김씨의 태도를 두고 지난 9일, 정경심씨가 텔레그램을 이용해 “네가 왜 이러냐.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느냐”는 등의 메시지를 김씨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가 메시지를 보낸 시기는 김씨가 동양대 연구실 및 조 장관 자택에서 컴퓨터 반출 사실을 검찰에 실토한 직후였다. 검찰은 이 같은 협박성 메시지 전문을 확보하고 향후 정씨에 대한 조사에 대비해 참고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전날 밤 ‘조국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조 장관의 5촌조카 조범동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검찰 수사에 탄력이 붙고 있다. 이르면 20일 내 검찰은 정씨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여 관련 의혹을 규명할 계획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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