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대표연설 때 조국 법무부 장관 출석 문제 놓고 의견 엇갈려
나경원 "검찰 수사 대상인 조 장관이 국무위원으로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자리에 참석해선 안 돼"
한국당-바른미래당, 각종 비리 의혹 논란 조 장관 국무위원으로 인정 못한다는 입장...해임건의안 카드도 고려

나경원-이인영-오신환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이인영-나경원-오신환 원내대표(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9월 2일 시작돼 살얼음판을 걷는듯하던 정기국회가 17일 파행 위기에 처했다. 

여야 교섭단체(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3당 원내대표들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정기국회 일정 조율을 시도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 때 조국 법무부 장관의 출석 문제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결과적으로 17일부터 19일까지 잡혀 있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무산됐다. 

여야는 지난달 정기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하고 이달 17일부터 사흘간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 순으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진행하기로 했다. 3일간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 후 대정부 질문과 국정감사, 그리고 2020년 예산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이 예정되어 있었다. 

이에 따라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회가 다시 ‘파행의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여야 교섭단체가 합의한 일정을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 장관의 본회의장 출석을 반대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6일 "검찰 수사 대상인 조 장관이 국무위원으로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자리에 참석해선 안 된다"며 "조 장관은 실질적으로 장관으로서의 자격 요건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조국 피의자 장관'이 굳이 나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장관을 부정하는 야당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당초 합의된 일정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은 이번 주중에 다시 만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포함, 전반적인 정기국회 일정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조국 장관을 둘러싸고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정 조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각종 비리 의혹과 논란에 휩싸인 조 장관을 국무위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해임건의안 카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양당의 입장이 여당과의 정기국회 일정 조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차광명 기자 ckm181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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