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조국 '권력형 비리 게이트' 관련해 첫 구속영장 발부
법원 “본건에서 피의자의 역할을 미루어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다”...사실상 조범동을 주범으로 판단
검찰이 조 장관 일가 의혹 수사하고 관련자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향후 수사 속도에 탄력 붙을 듯
코링크PE에 투자하고 운용에 관여한 정경심씨에 대한 소환조사는 이르면 20일 내 이뤄질 전망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을 둘러싼 사모펀드 투자 의혹의 '몸통'인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모씨가 1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타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을 둘러싼 사모펀드 투자 의혹의 '몸통'인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모씨가 1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타고 있다./연합뉴스

‘조국펀드 의혹 사건’과 관련된 핵심 혐의자인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조카 조범동(36)씨가 검찰에 구속됐다. 검찰이 조 장관 일가의 각종 비리 의혹 수사에 착수한 이래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11시쯤 “범죄사실 중 상당부분이 소명되고, 본건 범행 전후의 일련의 과정에서 피의자의 지위 및 역할, 관련자의 진술내역 등 현재까지 전체적인 수사경과 등에 비추어 도망 내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인정된다”면서 “구속의 필요성과 그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히며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씨는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총괄대표이자, ‘조국펀드 의혹’의 핵심을 쥐고 있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지난 11일 법원은 관련 혐의자인 이상훈 코링크PE 대표와 최태식 웰스씨앤티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이들을 ‘종범(從犯)’으로 규정했다. 전체 사건의 주범을 조 장관과 정경심씨 그리고 조씨로 지목한 셈이다.

현재 코링크PE는 문재인 정부의 내부정보를 미리 입수해 관련 사업을 펼쳤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조씨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피하고자 필리핀으로 체류했을 때 최씨에게 전화를 걸어 “펀드 관련 사실이 터지면 우리 다 죽는다”며 최씨와 증거조작을 모의한 바 있다. 코링크PE의 협력사인 익성의 자회사 IFM이 추진하는 2차전지 음극재 개발 사업이 문재인 정부의 배터리 육성정책 정보와 맞물리는 사실 때문이다. 또 IFM은 WFM과 거래한 이력이 있으므로, 이는 곧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 장관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조국펀드’의 투자를 이끈 정황이 되므로 결국 공직윤리법 위반 문제가 제기된다.

아울러 코링크PE는 투자사인 가로등 점멸 업체 웰스씨앤티를 통해 44곳의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으로부터 177건의 관급수주를 따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조 장관의 영향력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지적되는 한편, 집권여당 상당수가 조국펀드에 연루됐다는 의심도 불거져 현재 조국펀드는 집권여당의 권력형 비리 게이트의 총본산으로 주목되고 있다. 현재 코링크PE는 웰스씨앤티와 WFM를 합병해 우회 상장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공개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현재 조씨에게 자본시장법위반(부정거래·허위공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를 묻고 있다. 횡령에 관해선 조씨가 최씨로부터 회삿돈 10억3000만원을 특허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수표로 받고, 명동의 사채시장에서 현금화한 뒤 외부로 빼돌린 정황이 밝혀졌다. 검찰은 현재 이 돈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또한 조씨는 지난 2일과 6일 조 장관의 기자간담회와 인사청문회에 대비해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씨와 말을 맞춰 허위 ‘펀드 보고서’ 작성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하기 직전에는 직원들에게 증거인멸을 교사하기도 했다.

조씨는 이날 오후 3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모든 혐의에 대해 일부는 인정하나, 억울한 부분도 있다는 취지의 항변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4일 검찰은 조씨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한 뒤 곧바로 조사에 들어갔다. 당시 검찰은 괌에서 잠적 중이던 조씨의 행방을 사전에 파악해 현지에서 임의동행한 뒤 국내로 들여와 체포 수순을 밟았다.

이날 ‘조국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이 처음으로 구속되면서 조 장관 일가를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는 검찰의 수사 전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현재 ‘조국펀드’의 자금흐름과 출처 등을 집중 추적하며 혐의자들의 신병 확보에 나서고 있다. 코링크PE에 10억5000만원을 투자하고 그 운용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경심 씨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도 이르면 20일 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차광명 기자 ckm181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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