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습적 정치행태로는 한국 정치가 선진화할 수 없다. 모여서 공부하시길 바란다"

<반일종족주의>의 대표저자이자 이승만학당의 교장을 맡고 있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자유한국당을 향해 “하루빨리 종족주의의 동굴을 탈출하여 광명정대한 자유의 길로 나서라”면서 “자유의 관점에서 우리의 근현대사를 공부하라”고 말했다.

이영훈 교수는 16일, 유튜브 채널 ‘이승만TV’의 ‘자유한국당, 공부 좀 하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매주 토요일 이승만 대통령의 정치이념, 평생에 걸친 독립운동과 건국 활동의 업적, 그 역사적 의의를 살피는 ‘이승만과 대한민국’이란 제목의 토요강좌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특별히 자유한국당의 임원, 당원, 국회의원 여러분이 솔선하여 수강할 그 긴박한 필요성을 강조해 드린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매주 토요일 지역구 유권자의 표심을 관리하느라 무척 바쁘시리라 생각한다. 어떤 모습일지는 대략 상상이 간다”면서 “그러한 인습적 정치행태로는 한국 정치가 선진화할 수 없다. 모여서 공부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이승만학당의 토요강좌는 자유의 관점에서 우리의 근현대사를 전면 재해석하는 소중한 학습의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철학과 역사의식을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청년 당원들에게 전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그런 식으로 당원 동지를 교육하고 청년 당원을 자유의 전사를 양성해야 한다. 그런 식으로 지역구의 정치행태가 바뀔 때 자유한국당이 살아나고 한국 정치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만학당의 ‘이승만과 대한민국’ 강좌는 오는 21일부터 시작하며 현재 제9기 과정의 수강생을 모집하는 중이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이영훈 교수 영상 全文-

자유한국당, 공부 좀 하세요

이영훈 교수 2019.09.16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승만학당은 매주 토요일 ‘이승만과 대한민국’이란 제목의 토요강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정치이념, 평생에 걸친 독립운동과 건국 활동의 업적, 그 역사적 의의를 살피는 강좌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3시간의 강의가 12주간에 걸쳐 펼쳐집니다. 토요강좌는 3년 전 2016년 10월 학당이 설립된 당시부터 개설되어 지금까지 모두 8기 과정을 마쳤습니다. 현재는 이번 주 토요일 21일부터 시작하는 제9기 과정의 수강생을 모집하는 중입니다.

이승만학당의 홈페이지를 방문하시면 12주간 제공되는 강의의 주제, 강사, 그리고 응모 요령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이 영상은 21일부터 시작하는 제9기 토요강좌에 시민 여러분이 많이 참여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그 위에 특별히 자유한국당의 임원, 당원, 국회의원 여러분이 솔선하여 수강할 그 긴박한 필요성을 강조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 영상의 제목을 “자유한국당, 공부 좀 하세요”로 잡은 것은 그러한 취지입니다.

저는 정치적으로 현 집권 정당인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민주당의 정치이념과 역사관이 저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의 당 강령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항일정신, 4월혁명·광주민주화운동을 비롯한 민주화운동을 계승하고, 경제발전을 위한 국민의 헌신과 노력을 존중한다”라고 시작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1948년 8월에 있은 대한민국의 건국, 뒤이은 6·25전쟁에서의 호국, 이후 미국·일본과의 전면적인 개방과 협력을 통한 고도성장의 역사적 성취를 무시하거나 부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역사관은 1980년대 중반부터 민주화시대가 열리자 그동안 억눌려 있던 反대한민국 세력이 떨치기 시작하여 이른바 “해방전후사의 인식”이라는 책으로 완성한 민중·민족주의 역사관 바로 그것입니다.

그들은 대한민국은 소수의 반민족 친일세력이 새로운 제국주의 미국에 빌붙어 건립한 불의의 체제이며, 진정한 건국과 근대화의 역사는 4·19혁명 이후 민중·민족세력이 주도한 민주화운동을 통해 추구되어 왔으며, 장차 그들이 주체가 되어 이룩할 남북한의 통일을 통해 완수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 왔습니다.

그들은 그러한 이념과 역사관으로 지난 30년간 한국의 역사학계, 문화계, 언론계를 장악함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들이 처음 집권에 성공하는 것은 노무현 정부에 의해서였습니다. 2003년 3·1절 기념사에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의 근현대사는 불의와 기회주의의 역사라고 질타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같은 민중·민족주의 역사관으로는 이 사회와 국가를 선진의 대열로 이끌 수 없습니다. 민주당 당 강령에는 ‘자유’라는 두 글자가 없습니다. 그들은 ‘자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 대신 그들은 즐겨 ‘정의’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의’의 이름으로 개인의 경제활동을 제약하고 분배의 평등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반자유주의적 이념과 정책은 결국 국가의 개입과 통제가 일상화된 전체주의 체제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지난 20세기의 세계사가 산 교훈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그대로입니다. 그 민중·민족주의 세력이 다시 한번 집권한 것이 현 문재인 정부입니다.

역시 예상한 대로 한국경제는 국가의 각종 통제와 개입으로 깊은 정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사회와 정치는 오히려 심각한 대립과 분열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대안의 정당으로서 현재의 자유한국당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민주당은 잘못된 이념과 역사관으로 뭉친 집단입니다. 어쨌든 공유하는 이념과 역사관이 있기에 그들은 단결할 줄도 알고 희생할 줄도 압니다. 그에 비한다면 자유한국당은 그들을 하나로 통합해 줄 이념과 역사관을 공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자유한국당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십시오. 이 당에는 역사가 없습니다. 언젠가 살폈더니 이회창 씨가 당 대표로 있은 한나라당 때부터 당의 역사가 시작하더군요. 당의 이념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저 입발림 수준의 ‘자유민주’가 산만하게 거론되고 있을 뿐입니다.

건국과 호국을 담당한 자유당, 고도성장의 산업화를 담당한 공화당, 그리고 민주화의 연착륙을 유도한 민정당, 그 영광과 오욕이 점철된 역사와 자유한국당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자당의 역사를 우리의 현대사와 결부하여 적극적으로 해석할 능력과 용기를 결여한 집단입니다.

저는 이런 몰이념과 몰역사의 정당은 결국 소멸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체제도 함께 소멸할 겁니다.

저는 현재의 혼란스러운 한국 정치를 보면서,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자유한국당을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그러한 미래를 연상하고 있습니다. 저만이 아니라 많은 자유 시민이 그러한 연민과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유한국당은 그러한 자유 시민의 연민과 불안을 해소할 능력을 보유한 정치세력이 아닙니다.

저는 지난 2017년에 벌어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사건을 이 같은 역사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념을 공유하지 않은 집단의 행태는 결국 무한 정쟁일 뿐입니다. 함께 공유할 미래의 청사진이 있다면, 함께 추구할 역사적 과제가 있다면, 당원 모두가 제 나름의 능력으로 소중한 동지들이라면, 어찌 그처럼 참혹한 권력투쟁이 같은 당내에서 벌어질 수 있었단 말입니다.

정치지도자로서 박근혜 대통령이 범한 과오는 적지 않습니다만, 김무성, 유승민 등, 탄핵을 주도한 정파 지도자의 어리석은 선택은 역사에 길이 새겨질 일대 재앙이었습니다. 탄핵의 장, 그곳은 한국 민주주의의 막다른 동굴이었습니다.

그 모두가 자유한국당의 국회의원들이 이념적으로는 오합지졸에 다를 바 없는, 권력 지향의 기능주의적인 정치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뒤이어 당을 책임진 홍준표 대표는 어떠하였습니까. 대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의 모임에서 그의 연설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승만의 독재와 4·19의 심판을 이야기하더군요. 그 판에 박힌 이야기, 상투적인 언설에 저는 절망하였습니다. 저 사람은 우리의 초창기 건국사에 대해, 1950년대 한국 정치사의 모순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구나라고 말입니다.

얼마 전입니다. 저와 동료 연구자들이 《반일종족주의》라는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이 책은 좌·우파를 막론하고 한국인 모두를 운명처럼 사로잡고 있는 종족주의적 적대감정, 그 샤마니즘의 주술성, 비과학성, 거기서 파생하는 도덕적 타락을 비판한 책입니다.

그리고선 우리가 진정 추구할 길은 자유의 길이라고, 자유인의 삶, 자유인의 사회, 자유인의 정치, 자유인의 경제, 자유인의 국제사회라고, 건국 대통령 이승만이 평생에 걸쳐 그의 동포를 이끈 순례의 길이라고 했습니다.

그 책이 인문사회과학서로서는 그야말로 이례적으로 3주간이나 베스터셀러 1위의 영광은 차지한 것은 많은 한국인이 바로 그러한 우리 정신문화의 현주소에 대한 비판과 대안적 지향에 공감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홍준표 씨는 뭐라고 했습니다. 이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 사람은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 곧 자유의 길을 읽지 못했습니다. 분열하고 대립하고 방황하는 한국 사회와 정치의 근저에 무엇이 웅크리고 있는지를 알지 못하는 지성입니다.

그만이 그런 것이 아닙니다. 《반일종족주의》 는 이 나라의 외교정책과 교육정책이 얼마나 큰 오류를 범해 왔는지를 생생하게 고발하였습니다.

집권당 시절에, 또는 국회에서 이 나라의 외교정책과 교육정책을 큰 몫으로 담당해온 자유한국당에게 책임이 없을 수 없는 큰 오류입니다. 자유한국당은 당연하게도 《반일종족주의》의 문제제기를 진지하게 검토한 위에 대정부 질의나 다양한 경로를 통해 현 문재인정부의 외교정책과 교육정책에 이의를 제기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두 달간 그러한 움직임은 조짐조차 없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자유한국당은 혹이 그 책이 몰고올 대중의 반일 정서의 역풍을 맞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국인이여, 이제는 반일종족주의의 함정에서 해방되어야 합니다”라고 외치는 단 한 명의 국회의원이 없었습니다. 불과 서너 명이라도 의기를 투합하면 얼마든지 헤쳐갈 수 있는 역풍입니다. 그것이 그렇게나 무서웠단 말입니까.

저는 지난 2008년 교과서포럼의 대표로서 《대안교과서 한국근·현대사》를 편찬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의 집권 한나라당 의원 가운데 어느 누구도, 집권 이명박 정부의 어느 각료도 그에 관심을 표하지 않았습니다.

단 한 명의 국회의원과 각료도 대안교과서의 필자를 초청하여 우리가 무엇을 새롭게 썼는지 묻지 않았습니다. 국회에서 야당 의원이 대안교과서를 흔들며 교육부장관을 추궁할 때 그는 그가 하지도 않은 일에 변명하기가 바빴습니다. TV에 비친 그 비겁하고 옹졸한 모습의 그 장관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그때라도 역사교육이 제대로 잡혔으면 지난 10년간의 한국 사회와 정치는 조금씩 달라졌을 것입니다. 탄핵이란 비극은 아마도 있지 않았을 터입니다. 다시 말해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 이하 정부 각료들은 외교정책과 교육정책에 관한 한 모두 역사의 죄인들이었습니다. 그 시절 국회에서 외교정책과 교육정책을 다룬 국회의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지금의 자유한국당을 보면서 10년 전에 맛본 그 좌절감을 다시 한번 되새깁니다. 종족주의의 우리에 갇힌 상태에서 종족주의의 칼을 들고 덤비는 적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자유한국당은 그러한 위기의 본질을 알지 못합니다. 하루빨리 종족주의의 동굴을 탈출하여 광명정대한 자유의 길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됩니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도 희망의 문은 열려 있습니다. 그래서 자유의 관점에서 우리의 근현대사를 공부하라고 권하는 것입니다.

조선왕조는 왜 망했습니까.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한국사에서 근대 자유인은, 사적 자치의 주체로서 개인은, 언제 어떻게 생겨났습니까. 대다수의 한국인은 그에 대해 알지 못합니다.

일제가 이 땅을 지배한 35년간 어떠한 변화가 생겨났습니까. 해방은 어떻게 이루어졌습니까. 인구의 절반이 문맹이고 다수가 생존경제에 속한 소농인데, 어떻게 자유인의 공화국 대한민국이 세워졌습니까. 누가 그 길을 인도하였습니까. 청년 이승만, 독립운동가 이승만 박사, 이승만 건국 대통령을 배제하고선 20세기 한국사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1950년대 이승만 대통령의 정치는 결코 독재가 아니었습니다. 합리적인 권위주의정치였습니다. 그 점은 이후의 박정희 대통령 시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모든 문제를 새롭게 공부하고 재해석하는 가운데 20세기 한국사를 합리적인 인과의 사슬로 체계화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한 시대를 밝은 미래로 이끌 정치가의 덕목으로서 명철과 용기는 그러한 철학적 역사적 토양 위에서야 생겨납니다.

매주 토요일 지역구 유권자의 표심을 관리하느라 무척 바쁘시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모습일지는 대략 상상이 갑니다. 각종 행사와 모임에 열심히 얼굴을 드러내며 표심을 알 수 없는 유권자와 건성으로 악수를 하며 돌아다니는 바쁜 일정이겠지요.

그러한 인습적 정치행태로는 한국 정치가 선진화할 수 없습니다. 모여서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이승만학당의 토요강좌는 자유의 관점에서 우리의 근현대사를 전면 재해석하는 소중한 학습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무엇보다 우선하여 적극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선 새로운 철학과 역사의식을 지역구의 유권자들에게, 청년 당원들에게 전파해야 합니다.

그런 식으로 당원 동지를 교육하고 청년 당원을 자유의 전사를 양성해야 합니다. 그런 식으로 지역구의 정치행태가 바뀔 때 자유한국당이 살아나고 한국 정치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진할 것입니다. 자유한국당 여러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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