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 웰스씨앤티에 23억여원 투자하고 특허사용료 등으로 10여억원 수표로 회수
검찰, 최씨에게서 이 같은 사실 확보---조씨 신병 처리되면 정경심도 소환 조사 들어갈 듯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을 둘러싼 사모펀드 투자 의혹의 '몸통'인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모씨가 1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타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을 둘러싼 사모펀드 투자 의혹의 '몸통'인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모씨가 1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타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이 ‘조국펀드’ 비리 의혹의 주범(主犯)으로 판단되는 조범동씨가 투자사 웰스씨앤티한테서 받은 10억여원을 세탁해 자금의 출처를 숨긴 사실을 확인하고 현재 수사중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이날 오전 1시쯤 조씨에게 구속 영장을 청구한 검찰은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조씨를 체포, 이후 조씨가 웰스씨앤티 대표 최태식씨에게서 받은 10억3000만원의 사용처를 파악하는 데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지난달 17일쯤 검찰의 압수수색을 피하기 위해 관련 혐의자들과 함께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그동안 국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070국제전화를 통해 최씨와 연락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조국펀드의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총괄대표 조씨는 2017년 8월 말, 익성에서 끌어온 10억원을 포함한 자체자금 23억8000만원을 웰스씨앤티에 투자했다. 이 가운데 13억은 코링크PE의 협력사 ‘익성’의 자회사인 IFM에 투자됐지만, 나머지 10억여원의 행방이 불분명했다. 하지만 검찰의 강도 높은 심문 끝에, 조씨가 최씨에게 특허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요구, 최씨는 두 차례에 걸쳐 10억3000만원을 수표로 건넨 사실이 확인됐다.

최씨가 이달 초 검찰에 제출한 조씨와의 녹취록에서도 이 같은 정황이 드러난다. 당시 해외에 잠적 중이던 조씨는 최씨와의 통화에서 “펀드 관련 사실이 터지면 우리 다 죽는다”고 했다. IFM의 2차전지 음극재 개발 사업이 문재인 정부의 배터리 육성정책 정보와 맞물리는 사실을 암시한 것이다. IFM은 WFM과 거래한 이력이 있으므로, 이는 곧 민정수석이던 조 장관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조국펀드’의 투자를 이끈 정황이 된다. 결국 공직윤리법 위반 문제가 심화하기 전 서로 말을 맞춰 증거를 조작하는 공동모의를 감행한 것이다.

현재 검찰은 조씨에게 전달된 10억3000만원의 수표가 명동 사채시장에서 현금화된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수표가 사건과 접점이 약한 제3자에게 넘어갔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검찰은 코링크PE 대표 이상훈 씨와 최씨의 영장실질심사에서 조씨와 최씨가 이 돈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세탁을 모의한 녹취록 내용을 공개했다. 여기서 최씨는 수표를 현금화할 경우 되려 본인이 횡령 혐의를 뒤집어쓸 수 있으니 차라리 익성의 이모 회장에게 빌려준 것으로 구색을 맞추고 차용증을 받자고 제안했다. 이에 조씨는 숨진 하청 업체 대표에게 준 것으로 하자고 결론을 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여러 경우를 염두에 두고 수표가 어디로 빠져나갔는지 추적하고 있다. 조씨는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씨에 대한 신병 처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씨에 관한 소환 조사도 본격 시행할 전망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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