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고위관계자 “펜스 부통령, 북한인사들 피하려 한 게 아니라 무시한 것”
WP인터뷰서 "대화 용의만으로 北 제재 경감이나 혜택 없을것으로 文에 확인"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여자 예선전을 관람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여자 예선전을 관람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사흘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북한의 핵 포기 압박을 위한 한국, 미국, 일본의 ‘3국 공조’에 흔들림이 없다고 못박았다. 

11일(미국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지난 10일 미국으로 향하는 에어포스2(부통령 전용기) 안에서 수행 기자들에게 “미국과 한국, 일본 세 나라의 대북 압박에 빈틈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할 때까지 경제적, 외교적으로 북한을 계속 고립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 야욕을 버리도록 압박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계속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한국을 떠난다”고 덧붙였다.

펜스 부통령은 WP와의 인터뷰에서는 "최대 압박은 계속될 것이고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대화할 것"이라고 미-북 대화 추진 가능성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그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대화를 이유로 대북 제재를 경감하거나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인했다고 밝혀둬 큰 틀에서 노선 변화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펜스 부통령은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이유 만으로 한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 경감이나 다른 혜택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문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며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분명한 조치를 취할 경우에만 북한에 양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WP에 언급했다.

이밖에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이 자신에게 최근 있었던 북한 인사와의 면담에 대해 알려줬으며 “우리 둘 다 북한에 대해 최대의 경제적, 외교적 압박을 하기 위해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고 협력을 지속하기로 서로에게 반복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이 문 대통령과 쇼트트랙 경기를 관람하면서 대북 제재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북한 인사들과 면담 과정에서 나온 구체적인 이야기를 공유했지만 북측의 평양 초청에 관해서는 얘기하지 않았다”며 “문 대통령이 평양 초청을 두고 펜스 부통령과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오직 북한이 실질적으로 비핵화 조치를 시작할 때에만 누구든 제재 완화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또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펜스 부통령이 방한 기간 동안 북측 인사와 조우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성사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은 북한 인사들을 피하려 한 게 아니라 무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펜스 부통령은 앞서 한국시간 10일 오후 1시38분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참가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같은날 오전 11시~오후 1시46분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한 올림픽 대표단과 접견 중인 것과 겹치는 시간대였다.

펜스 부통령은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폭스뉴스에 출연해 북한을 비판한 영상을 공유하면서 볼턴 전 대사가 김여정 방한을 '이전 올림픽 때도 보인 교묘한 속임수'라고 비판한 데 대해 "아주 좋은 지적이다. 미국은 북한의 선전과 가식이 전세계에 퍼지도록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세계는 김씨 정권의 억압과 위협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중에는 북측 인사들과 일체 접촉하지 않는 대신 천안함 기념관 방문, 탈북자 면담 등의 행사를 통해 북한인권 상황의 참상을 부각하고 김정은 정권을 ‘잔혹한 독재정권’이라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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