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성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연합뉴스)

북한이 정치범수용소를 즉각 폐쇄하고 모든 정치범들을 석방하라는 유엔의 권고를 거부했다. 국제노동기구(ILO) 가입과 고문방지협약 비준, 사형제 폐지 권고도 수용을 거부했다.

지난 5월 유엔 인권이사회의 국가별 보편적 정례검토(UPR)에서 제시된 262개 권고안 가운데 130개를 거부했다. UPR은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5년마다 한 번씩 정기적으로 돌아가며 서로의 인권 상황을 심사하는 제도다.

북한은 UPR 권고안에 대한 입장과 관련해 실무그룹에 보낸 자료에서 “이미 지난 5월 심사 당시 63개 권고안을 즉각 거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시 제네바 주재 미국대표부의 마크 카세리아 임시 대표는 북한의 인권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정치범 수용소 문제의 해결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나 북한은 유엔의 권고안을 거부하면서 “북한에는 ‘정치범’이나 ‘정치범 수용소’라는 표현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의 한 대성 대사는 당시 “일부 나라가 제시한 63개 권고안은 북한의 존엄에 대한 모욕이고 현실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또한 북한은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북한 방문과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권고안의 이행, 한국군 포로와 납북자 문제 조기 해결, 성분에 따른 차별 철폐 등의 권고도 수용을 거부했다.

국제노동기구(ILO) 가입, 사형제도 폐지와 사형집행 동결, 고문방지협약 가입, 국가인권기구 설립 등 56개 권고안에 대해서도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주목한다’고 밝혔다.

반면 북한은 아직 가입하지 않은 다른 국제인권조약 가입 검토와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노력 강화, 국제사회와의 대화와 협력 촉진 등 정치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132개 권고안은 수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2009년 첫 번째 UPR 심사에서 167개 권고안 가운데 81개 권고안을 수용했고, 65개 권고안을 거부했다.

2014년 두 번째 심사에서는 268개 권고안 중에서 113개를 수용하고 151개를 거부했다. 4개 권고안은 부분적으로 수용했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인권이사회는 오는 20일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3차 UPR 심의 결과 최종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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