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액 5∽10% 세금으로 지원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전용 상품권 1조원어치 추가로 발행
野, '근본적인 고민은 하지 않고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 지적
문재인 정부의 ‘뒷북치기’ 어제오늘 일 아냐...더 큰 문제는 예산 퍼부으며 정책 부작용 잘 보이지 않게 가리려 한다는 것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대규모 예산 지출을 한다고 밝혔다. 

당정(黨政: 민주당·정부)은 10일 국회에서 당정 협의회를 개최하고 신용등급이 낮은 소상공인 업체를 위해 최대 5조원의 ‘빚보증’을 정부가 서주는 것을 비롯해 대규모 ‘소상공인 지원 대책’에 합의했다. 또한 국가가 발행액의 5∽10%를 세금으로 지원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전용 상품권을 1조원어치 추가로 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 소상공인에게 불리한 구조를 바꾸거나 ‘소득주도성장’ 정책 부작용에 대한 개선책을 모색하려는 방안이 아니라, 돈으로 ‘땜방’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야권에서는 정부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또다시 “예산 퍼주기” 정책을 발표했다고 지적하면서,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당정이 이날 발표한 '소상공인 자생력 강화 대책'을 살펴보면, 정부는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온누리상품권)의 발행 규모를 올해 2조2000억원에서 내년에 2조5000억원으로 늘린다. 지역 자영업자 전용 상품권(지역사랑상품권)의 발행 규모는 올해 2조3000억원에서 내년에 3조원으로 증가한다. 이 상품권들은 소비자에게 액면가보다 5~1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된다. 여기서 발생하는 액면가와 판매가의 차액은 정부가 세금으로 부담한다. 

정부는 또한 신용등급이 낮은 소상공인 업체 25만 곳이 대출받을 경우 정부가 보증을 서주는 '소상공인 특례보증' 제도의 한도를 5조원 늘리겠다고 밝혔다. 올해 100억원 규모로 책정돼 있던 저신용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지원도 올 하반기 200억원 늘어난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여당이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해 대규모 ‘세금 쓰기’에 나섰다는 야권의 비판에 대해 "자영업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허리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소상공인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으며 소비·유통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소상공인 경쟁력 확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 관련 ‘뒷북치기’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룬다. 아이러니한 것은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줄곧 소상공인의 경영 여건을 악화시키는 정책을 펼쳐온 정부가 소상공인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점이다.  

문재인 정부가 소상공인에게 가장 큰 역경과 아픔을 준 것이 바로 현실에 맞지 않는 최저임금 인상이다. 2020년 최저임금이 8590원으로 인상 확정되었는데, 이는 2017년 6470원 대비 무려 32.8% 인상된 수치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늘어난 소상공인의 부담에 대비해 작년에 2조9700억원, 올해 2조8200억원의 '일자리안정자금'을 편성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는 단지 이벤트성 ‘세금 풀기’만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돈을 퍼부으며 정부의 소상공인 관련 정책 부작용을 잘 보이지 않게 가리려고 한다는 것이다. 

차광명 기자 ckm181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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