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동 씨와 웰스씨앤티의 최태식 대표 간 주고 받은 통화 녹취록 입수돼 모든 정황 드러나
해외로 도피한 조 씨의 집요한 말 맞추기 시도...'조국과 우리 모두 죽는다'는 식
법조계, "조국 일가의 증거 인멸 등은 현행범 체포 가능한 중대 사안"

과천으로 출근하는 조국 법무부 장관
과천으로 출근하는 조국 법무부 장관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의 실소유주로 사실상 알려진 조범동(조국의 5촌조카) 씨가 인사청문회 직전 관계자들에게 "조 후보자가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말을 맞추려 시도한 정황이 밝혀졌다.  

조국의 5촌조카인 조범동(36) 씨는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 경영에 관여해 각종 투자를 성사시키는 역할을 했다. 조국의 배우자인 정경심(57) 씨는 남편이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지 두달도 채 안된 2017년 7월 두 자녀와 함께 10억5000만원을 '블루코어 1호' 펀드에 투자했다. 블라인드펀드라 투자자들을 몰랐고, 어느 곳에 투자했는지 등도 알 수 없었다는 조국 측 해명과 달리 해당 사모펀드는 조국의 처남인 정모(56) 씨와 두 자녀도 투자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조국 일가 6명이 전체모금액인 14억원을 '블루코어 1호' 펀드에 투자한 것이다.

조국의 처남은 코링크PE에 5억원의 지분 투자를 하기 위해 3억원 현금을 누이인 정경심 씨에게 빌린 정황도 드러났다.

10일 연합뉴스가 확보한 조범동 씨와 웰스씨앤티의 최태식 대표 간에 주고 받은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조 씨는 "조 후보자 측은,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데 어떻게 얘길 할 거냐면, '내가 그 업체(웰스씨앤티)에서 돈을 썼는지, 빌렸는지, 대여했는지 어떻게 아냐, 모른다'(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씨는 "(최 대표는) '내 통장 확인해봐라. 여기 들어온 게 조국이든 정경심이든 누구든 간에 가족 관계자한테 입금되거나 돈이 들어온 게 있는지 없는지 그거만 팩트를 봐달라'(고 하면 된다)"고 구체적으로 말을 맞추자고 했다.

웰스씨앤티의 최모 대표를 소환 조사하며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검찰은 조국 가족의 사모펀드 의혹을 수사하며 이런 내용의 녹취록을 확보했다. 조 씨와 최 대표의 간의 통화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조국과 민주당 측이 연일 사실무근이라며 언론과 야당을 향해 맹비난을 쏟아내던 지난달 25일 이뤄졌다.

일찌감치 필리핀으로 도피한 조 씨는 최 대표와 국제전화로 통화하며 사모펀드 관련 검찰 수사에 대비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 대표가 경영하는 웰스씨앤티는 조국 일가의 투자금 14억원 중 13억8천500만원이 흘러 들어간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다. 조국 일가의 투자 이후 기록적인 관급수주를 달성해 두 배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야당은 민정수석이 관급수주 올리는 회사에 투자한 점을 문제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조국은 셀프 국민청문회 및 인사청문회에서 "여태 사모펀드가 뭔지도 몰랐다"거나 "'블루코어 1호' 펀드는 어디에 투자하는 것인지 투자자에게 알려주지 않도록 설계된 블라인드 펀드이기 때문에 투자처를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실제로 조범동 씨는 사업 수주 과정에 대해서도 최 대표와 적극적으로 말을 맞추려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드러났다. 조 씨는 야당과 법조계 등에서 제기한 민정수석의 '이해 충돌 문제'까지 의식해 입막음을 시도했다. 그는 통화에서 "이게 전부 다 이해 충돌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웰스씨앤티는 조국 일가의 투자금을 받은 이후 2차 전지 사업을 신사업 종목으로 새로 추가했다. 이후 웰스씨앤티는 코링크PE에 설립 자금을 댄 현대차 협력사 익성의 2차 전지 관련 자회사인 '아이에프엠'에 13억원을 투자했다.

이런 경위에 대해서도 파장이 일 것을 의식한 조 씨는 "웰스씨앤티가 아이에프엠에 투자가 들어갔다고 하면, 배터리 육성 정책에 맞물려 들어간다"면서 "그래서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배터리 육성정책에 투자한 거 아니냐, 이렇게 완전히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고 털어놨다. 나아가 조 씨는 "아이에프엠에 연결되기 시작하면 코링크PE의 투자사인 WFM·코링크 등이 다 난리가 난다"고 말할 정도로 줄줄이 엮인 투자 흐름 전체가 추후 검찰 수사시 문제가 될 것임을 알았다. 그는 "배터리 육성정책에 투자했다 하고 완벽하게 정황이 인정되는, 픽스되는 상황이 오고, 전부 다 이해 충돌 문제가 생긴다"고 연신 걱정했다.

조 씨는 최 대표에게 웰스씨앤티에 들어온 자금 흐름을 다르게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이거는 같이 죽는 케이스"라며 "정말 조 후보자가 같이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다. 배터리 연결되고 WFM까지"라고 정확히 문제가 될 부분을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조 씨는 "내일 저녁인 8월 26일까지 모든 게 픽스"라며 "청문회에서 답할 거 내일 저녁까지 픽스"라고 말 맞추는 것에 다급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동안 조국은 사모펀드 관련 의혹에 대해 "5촌 조카가 사모펀드 운용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며 1년에 한번 볼까말까 한 사이라고 거리를 뒀다. 지난 인사청문회 당시 조국은 "운용에 개입을 했다면 압수수색을 통해 확인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론 조국과 관계자들이 해외로 도피하고 증거를 인멸했으며 말을 서로 맞추는 등의 중대한 수사방해 행위를 해온 것이다. 법조계에선 "조국 아내인 정경심 씨를 포함한 관계자들의 증거 인멸 혐의 등은 즉각 현행범 체포가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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