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들, 조국 장관된 날 의총열고 '해임 건의안' 거론...임명 자체는 부정 안 하나?
지식의칼 "국민명령, 임명철회. 얼마나 임팩트 강한지 문재인이 바싹 쫄겠네요" 비판
이언주 의원 삭발로 한국당 거센 비난 직면..."행동없는 미사여구는 메아리가 될 뿐"

집회에 나선 한국당 의원들. (사진 = 연합뉴스)
집회에 나선 한국당 의원들. (사진 = 연합뉴스)

‘가족사기단 주범’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임명이 강행됐다. ‘문재인 정부가 국민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 ‘민주주의 사망’ ‘헌정질서 파괴 쿠데타’ 등 개탄의 목소리가 메아리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제1야당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파탄에 맞서 싸워야 할 한국당이 전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조 장관이 임명된 9일, 임명에 대비해 당 소속 의원들에 비상대기령을 내리고 긴급의원총회를 예고했다. 하지만  의총서 나온 결론은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면서 원내외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내용뿐이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 나와 시위를 했다. 자유우파 시민들은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에게 큰 기대를 걸고 시위를 지켜보았다. 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이 보여준 것은 ‘국민명령 임명철회’라는 손피켓과 짤막한 구호 뿐이었다. 별도 구호 제창이나 성명서 발표도 없었다. 

이재홍 지식의칼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국민명령, 임명철회(손피켓에 적힌 구호). 얼마나 임팩트가 강한지 문재인이 바싹 쫄겠네요”라는 비판의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삭발한 10일에도 “한국당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국회의원 중 처음 머리를 깎는 사람은 나경원 의원이었어야 했다”며 “그게 대단한 일이라서가 아니다. 삭발은 투쟁이 아니다. 그러나 그게 신호탄이 될 수는 있다. 특히 여자의 삭발은 남자의 삭발과는 무게가 다르다. 정치에는 그런 쇼가 필요하다고 다들 말하지 않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한국당은 쇼 무대 전체를 이언주 의원에게 빼앗겼다. 부탁인데 이제와서 삭발하겠다고 나서지는 마라. 늦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나온 내용 중에 ‘해임 건의안’이 있다. 검찰 수사대상으로 비리행위 피고인을 장관에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의 행위를 인정한 셈이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는 10일, “한국당 의원들은 (조국의) 임명 자체를 부정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하고 있다. 저런 자들이 제1야당이랍시고 앉아있으니 조국같은 사람이 장관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심지어 황 대표가 9일 남긴 ‘사생결단, 끝장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도 비판 댓글이 넘치고 있다. 한 시민은 “제발 말만 하지 마라. 문재앙은 아집과 독선으로 무능과 편가르기의 극치를 우리에게 보여줬다. 한국당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했다. 또 다른 시민도 “목숨 바쳐 싸우겠다는 지금까지의 말이 열 번은 넘었을 거다. 이제는 먼저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밖에도 “지금까지의 투쟁을 보면 못 믿겠다” “행동없는 미사여구는 메아리가 될 뿐” 등 의견도 있다. 황 대표를 응원해오던 댓글이 많이 달린 기존 게시물과는 다른 분위기다.

한국당은 10일 오전 현재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정문에서 똑같은 손피켓을 들고 순회 집회에 나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10일 펜앤드마이크에 “판을 이미 이언주 의원이 가져가버린 이상, 한국당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별로 없다”면서 “6개월가량 남은 의원직에 미련을 두지 말고 과감히 포기하는 자세가 필요하지만, 한국당에서 누가 이같은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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