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 지향이라는 걸 사람들이 알아도 그에 대한 공포가 전혀 없다"
"(조국)나는 바람둥이야"라고 고백한 것과 같다"

김규나 작가

김규나 작가가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자본주의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주의 사상이 필요하다"는 발언에 대해 "법무부장관 후보가 청문회에서 '나는 사회주의자'라고 국민에게 고백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게 새삼스럽게도 가장 큰 충격"이라고 밝혔다.

김규나 작가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제는 사회주의는 곧 공산주의 지향이라는 걸 사람들이 알아도 그에 대한 공포가 전혀 없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공산주의라는 단어가 지워졌기 때문이다. 학교교육에서도 하지 않았을 테고, 문학에서도 거의 다 지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 조금만 더 있으면 대통령이 "나는 공산주의자입니다"라고 말해도 국민은 그런가‘봉가’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작가는 "말 잘 하고 학력 좋고 돈 잘 벌고 번드르르 잘생기기까지 한 약혼자가 "나는 바람둥이야"라고 고백한 것과 같다"면서 "이렇게 솔직하게 고백했는데도 사랑에 홀라당 빠진 우리 철부지 아가씨"라고 현 대한민국의 상황을 꼬집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이하 김규나 작가 페이스북 글 全文-

<공산주의를 무서워할 줄 모르는 국민 만들기 성공>

그쪽 동네 온갖 비리와 거짓말은 새삼스러울 게 없으니 그런가 보다 치고, 다른 위정자들은 평화주의자 정도의 탈을 쓰고 있었으니 사람들이 몰랐다고 치고, 전향 여부 또한 대답 못 하겠다고 말한 사람 한둘 아니니 넘어간다 치고, 그런데 다른 누구도 아닌 자유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지켜나가야 할 법무부장관 후보가 "나는 사회주의자"라고 청문회에서 국민에게 고백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게 새삼스럽게도 가장 큰 충격.

사회주의자 법무부장관이 자유대한민국의 법을 지킨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다고 말하기도 고양이에게 미안하고.

문제는 사회주의는 곧 공산주의 지향이라는 걸 사람들이 알아도 그에 대한 공포가 전혀 없다는 거. 그럼 대뜸 자본주의는 완벽하냐? 하고 묻는다는 거. 세상에서 제일 나쁜 게 자본주의, 양극화, 재벌, 착취, 물질만능주의라고 세뇌세뇌세뇌.. 오히려 사회주의에 대한 로망까지 크다는 거. 엉뚱하게도 전혀 사회주의 사상에 바탕하지 않은 핀란드나 노르웨이 같은 북유럽 국가의 한적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상상한다는 거.

그래서 조국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던 거다. "자본주의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주의 사상이 필요하다."고. 이제는 그 누구든 나는 사회주의자야, 하고 대놓고 말해도 괜찮다고, 국민들이 잘 소화할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대로 조금만 더 있으면 대통령이 "나는 공산주의자입니다."라고 말해도 국민은 그런가‘봉가’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공산주의라는 단어가 지워졌기 때문이다. 학교교육에서도 하지 않았을 테고, 문학에서도 거의 다 지워졌다. 조지오웰의 <1984>나 밀란 쿤데라의 <농담>이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 솔제니친의 <수용소군도>를 언급하고 해석할 때도 ‘공산주의라는 용어는 거의, 절대로 사용되지 않는다. 대신 권력, 독재, 스탈린에 대한 비판 정도로 해석되기 일쑤.

말 잘 하고 학력 좋고 돈 잘 벌고 번드르르 잘생기기까지 한 약혼자가 "나는 바람둥이야."라고 고백한 것과 같다. "나는 너를 사랑해. 근데 나, 너 만나기 전에 좀 진하게 놀았어. 그치만 지금은 너랑 꼭 결혼하고 싶어. 다만 결혼에는 좀 모순이 있잖아.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람이 좀 필요하지. 나는 너랑 결혼할 거야. 그런데 나는 어쩔 수 없는 바람둥이야. 자유로운 바람둥이지. 이해하지?"

이렇게 솔직하게 고백했는데도 사랑에 홀라당 빠진 우리 철부지 아가씨. 그래도 좋다는데 어찌해야 할까. 겪어봐야지. 당해봐야지. 번 돈은 몽땅 딴 년한테 가져다 바치고, 애는 배고프다 울고, 하얀 밤 까맣게 지새우며 눈물 콧물 쥐어짜야지. 속이 다 잿더미가 되어서 벽에 이마 좀 찧다가 새벽에 들어온 남편 바짓가랑이 붙잡고 매달리다 너 죽고 나 죽자, 부엌칼이라도 드는 때가 와야 지금 이 결정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알랑가‘봉가’.

p.s. 우리 천재소녀 조민양의 봉가봉가, 마약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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