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후보자 아내 정경심, ‘조국펀드’ 의혹 불거지자 혐의자들에게 해외 도피 지시"
“관련자들 심문 통해 자신들 비리 혐의 폭로할 것 우려돼 그랬을 것”
검찰, 수사 지연·방해한 혐의 주목, 지시한 사실 밝혀지면 신병확보할 듯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된 가로등 자동점멸기 업체 웰스씨앤티 최 모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된 가로등 자동점멸기 업체 웰스씨앤티 최 모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사모펀드 혐의자들에게 해외 도피를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검찰은 정 교수가 수사를 고의로 지연·방해할 목적으로 이 같은 지시를 내린 단서가 포착될 시 증거인멸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신병 확보에 나설 것으로 추정된다.

5일 저녁 세계일보 인터넷판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주가 형성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주가조작세력’으로 지목되자 정 교수는 해당 운용사의 경영에 관여한 혐의자 4명에게 ‘해외로 나가 있으라’고 지시했다. 실소유주로 추정되는 조 후보자의 5촌조카 조모씨, 2차전지 업체 WFM 전 대표 우모씨,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 부사장 이모씨 등 4명이다. 이에 조씨 등은 다 함께 지난달 17일쯤 가족들을 데리고 필리핀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의 옛 동업자는 이 같은 도피성 출국의 동기가 한 명이라도 붙잡히면 검찰에 자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계일보는 조씨 등과 친분이 있는 한 소식통을 인용, “조 후보자 측 펀드 투자 의혹이 본격화하기 전에 빠르게 출국했다”면서 “정 교수가 해외로 나가 있으라고 해서 모두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조씨 등이) 국내에 남아 있으면 검찰에 불려갈 텐데, 이 과정에서 정 교수가 자기 약점도 드러날까 봐 그랬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3일 검찰이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씨 연구실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정 씨의 연구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연합뉴스

코링크PE는 조 후보자 일가가 관련돼 있다고 추궁받는 곳이다. 정 교수와 두 자녀는 지난 2017년 7월 10억5000만원을, 조 후보자의 처남 가족은 3억5000만원을 여기에 출자했다. 그리고 성장성·수익성·활동성 모두 최하위로 평가받던 코링크PE는 돌연 흑자로 전환했다. 코링크PE의 ‘블루펀드’가 가로등 자동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에 투자, 이후 해당 업체가 연이어 관급공사를 수주했기 때문이다. 당시는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때다. 검찰은 이 같은 배경에 주목, 조 후보자 가족의 출자와 해당업체의 관급공사 수주 간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다.

이듬해 코링크PE가 인수한 에이원앤은 껍데기뿐인 영어 교육업체였다. 이곳은 곧 이차전지 음극재 사업을 하는 WFM으로 탈바꿈한다. 그리고 코링크PE는 지분일부를 108억원에 장외매각해 차익을 실현, WFM으로부터 53억원 상당의 주식을 무상증여 받는다. 이를 통해 코링크PE는 2018년 30억5466억원의 흑자를 낸다. 이 WFM의 사내이사 김병혁 씨는 6일 조 후보자 청문회의 증인으로 소환됐다.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은 코링크PE가 추진한 주요 사업 곳곳에 존재한다. 웰스씨앤티가 설립 초기부터 코링크PE의 ‘브레인’ 역할을 해왔다면 익성은 ‘조력자’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익성은 기업공개(IPO) 전 코링크PE를 통해 유망 기업을 인수·합병함으로써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씨 등은 WFM을 익성과 결합하기 위해 코링크PE의 ‘배터리펀드’를 통해 인수한 바 있다.

조씨의 한 지인은 세계일보에 “코링크PE는 익성을 상장시키려는 준비팀이었다”고 했다. 또 “코링크PE가 2016년 2월에 설립되기 전부터 익성은 이미 매출액 1000억원이 넘어 상장조건을 갖췄던 걸로 기억난다”면서 “조씨와 익성 부사장인 이씨가 주가를 뻥튀기해 시세차익을 누리려고 작업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조씨는 신용불량자 신분인 자신이 전면에 나서 코링크PE를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 이씨를 내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코링크PE 자금이 투입된 업체 통장도 직접 관리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처럼 사모펀드의 의심스런 지배구조와 수상한 거래 등에 주목, 조 후보자와 정 교수가 이런 내용을 어디까지 알고 출자했는지 밝혀낼 것으로 보인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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