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 대변인이 질문하는 기자에 사실상 화풀이? 한 네티즌 "권력의 단맛에 취하지?" 일침
페이스북 글 통해 "유감 표하겠다"면서도 "질 낮은 취재 반성 없는 것, 더욱 유감" 본인은 반성 안 하나?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일부 방송사 기자를 향해 '기레기'라는 막말을 뱉어 파문이 일고 있다. '기레기'는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로 기자들을 비하할 때 흔히 쓰이는 말이다.

이재정 대변인은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경찰 출두를 촉구하는 내용의 브리핑을 했다. 문제의 상황은 이 대변인이 브리핑을 마치고 정론관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한 방송사 기자가 이 대변인을 따라가면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질문을 했는데, 이 대변인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해당 기자는 이 대변인에게 조국 후보자가 지난 2일 국회 회의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것이 국회 내규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물었다. 이 대변인은 이에 "제가 (다른) 인터뷰가 있다"며 계속 걸음을 옮겼다. 기자는 "당 입장이 정리가 됐느냐"고 재차 물었고, 이 대변인은 질문에 명확히 답하지 않은 채 다른 사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본질에 보다 집중하면 좋겠다"며 "언론인 여러분, 검증되지 않은 채 기사 내신 책임은 어떻게 지실 거냐"고 따지듯 되물었다. 이어 "(조 후보자가 사용했던) 볼펜이 일제니 아니니 그런 것에 집착할 때가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기자가 "볼펜을 묻는 게 아니지 않으냐"고 하자 뜬금없이 "기자 여러분 반성하라"고 소리쳤다. 이 대변인은 이 과정에서 또 언성을 높이며 "이렇게 카메라로 쫓아오시면 어떻게 하느냐", "따라오면서 질문을 하면 (내가) 회피하는 것처럼 찍히지 않느냐"고도 했다.

이 대변인의 다음 발언이 가관이었다. 그는 "오늘은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경찰 출석일인데, 그건 취재했느냐", "장난합니까", "선수 아니냐", "이러니까 '기레기'란 소리를 듣는다"라는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한편 이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러니 기레기라는 말 듣는 거 아닙니까'라는 말은 저도 깊은 유감을 표하겠다"면서도 "내가 어떤 논란의 사건 당사자도 아니고, 대변인에게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질문을 던지고 나서는 것은 처음 경험한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흡사 질문에 대답을 미루고 도망가는 모습을 찍어 특정 인상으로 남기려는 의도였겠지요. 그 행태에 항의하고 관련 영상을 쓰지 말라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질 낮은 취재에 대한 반성 없이 사건을 부풀리며 호도하려는 것에는 더욱 유감"이라고도 했다.

네티즌들은 '어이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재정, 이제야 본색을 드러냈구나"라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정권 잡아보니 권력의 단맛에 취하지?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 같다. 심판의 날도 멀지 않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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