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이 아름다운 곳일수록 부패가 극성...이들은 정의를 추구하며 부패 동맹을 만들어 낸다"
"정치권에 내밀한 연줄이 있는 사람의 책상에는 때만되면 이력서가 쌓인다고 해"
"이번에도 조국이라는 이름만 듣고도 자기가 먼저 혜택 베풀고, 특혜 만들어 낸 사람들 많았을것"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

지식인이라는 사람은 믿기 어렵다. 언제나 가을바람의 갈대다. 알량한 지식이 아까워 그들은 종종 양심을 판다. 아니 양심을 팔 수 있는 기회를 학수고대하는 것이 지식인이라는 자들의 운명이다.

조국이라는 이름은 많은 대학에서 병원에서 단체에서 마법의 열쇠처럼 작동했다. 조국의 "몰랐다"는 말은 실로 그들에게 입닥쳐!라는 강력한 신호이기도 했을 것이다. 조국은 몰랐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그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알아서 엎드리고 기었을 놈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권부에 대드는 자를 본적이 없다. 그들은 앞에서는 알아서 긴다. 쥐꼬리만한 인연이라도 만들어 볼 요량으로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런 자들이 돌아서면 더 욕을 한다. 자신의 비굴함을 감추려는 비열한, 눈물나는 노력이다. 조국과 딸과 부인의 행동에 카펫을 깔아준 자들은 차마 이런 일에 엮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좀더 친해지고 싶었던 것일까?

대학 의료계 법조는 부패의 3각 파도다. 재벌이 아니다. 명분이 아름다운 곳일수록 부패가 극성이다. 과거에는 군부도 그랬다. 이들은 생래적 독점이다. 진리를 탐구하며! 병든자를 보살피며! 정의를 추구하며! 그들은 부패 동맹을 만들어 낸다.

그 동맹의 '하나회'가 되고싶어서 안달난 자들이 집단을 만든다. 온갖 종류의 이너서클을 만들어 낸다. 지연 혈연 학연이 한국인들의 정체성을 구성한다. 그렇게 되면 부패는 구조화된다. 정치시즌만 오면 정치교수들이 청와대에서 남대문까지 긴 줄을 선다.

정말 정치권에 내밀한 연줄이 있는 사람의 책상에는 때만되면 이력서가 쌓인다고 한다. 이번에도 조국이라는 이름만 듣고도 자기가 먼저 혜택을 베풀고 특혜를 만들어 낸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이들이 한국인이다.

정규재 대표 겸 주필 jkj@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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