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광덕・곽상도 등 한국당 의원들, 조민 과거 학생부・성적표 등 자료 받아 공개...성적 낮고 허위경력 많아
각종 인턴 경력에도 허위 의혹... '인턴 품앗이・카르텔' 의혹 불거져
서울대 환경대학원 3월에 입학, 장학금 수령은 2월..."보이지 않는 손 작동했을 것"
조민, 대학원 진학 때도 잇단 허위...조국 부인 정경심은 동양대서 '셀프 표창장'까지 만든 의혹
부산대 의전원서는 7학기 내내 유급심사 이름 거론...그런데도 1200만원 장학금 받아
조민, 각종 의혹 더 드러남에도 ”멘탈 중무장 상태이니 걱정 말라”...검찰 수사・규탄집회 이어질 듯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민 씨의 학사 비리에 대한 의혹이 점차 커지고 있다.

주 의원은 전날 국회 ‘조국 반박 기자간담회’에서 “조 후보자는 조민 씨가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내놨다”며 주 의원은 익명의 공익제보자를 통해 조민 씨의 한영외고 실제 성적을 입수했으며, 영어 독해와 작문 등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민 씨의 한영외고 재학 시절 영어 관련 과목 성적은 최고가 4등급(상위 누적 40%)이었고, 보통 5~6등급(상위 누적 60~77%)선이었다고 한다.

고려대 입학하면서는 각종 인턴 경력 허위기재... '인턴 품앗이・카르텔' 의혹까지 불거져

조민 씨는 한영외고에 입학한 2007년 3월부터 고려대 세계선도인재전형에 응시한 2009년 9월까지 29개월간 10여개 인턴활동을 한다. 가장 크게 지탄받는 것은 2008년 한영외고 2학년 시절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생활을 했다는 이유로 ‘출산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에서 혈관 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의학 박사논문에 제1저자로 오른 것이다. 조 후보자는 이에 “아이가 영어를 잘 한다”며 논문 작성 등을 도왔기에 가능했다고 답하지만, 한국연구재단은 “영어번역은 논문 저자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한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리학회 등 학계에서도 논문 저자 철회 요구가 활발하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이 고교 시절 아버지가 교수로 있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서 인턴을 했다며 특혜 의혹을 새롭게 제기하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이 고교 시절 아버지가 교수로 있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서 인턴을 했다며 특혜 의혹을 새롭게 제기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009년은 조 후보자 딸 조민 씨가 한영외고 3학년으로 있으면서 온갖 인턴 경력을 만들어낸 해다. 주 의원에 따르면, 조민 씨는 이 해에만 5회(3월 공주대, 5월 서울대 3차례, 8월 숙명여대 등) 인턴을 한다. 물리적으로 함께 활동이 불가능한 인턴 기간이 겹치기도 했다. 

야권에선 이런 학사 비리 의혹이 단독으로 벌어졌을 리가 없다며 ‘카르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일정 지위와 영향력이 있는 인사들이 모여, 일종의 ‘품앗이’ 형태로 자신들의 직권을 이용해 서로의 자녀에 권력세습용 경력을 만들어줬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 아들 등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여권 인사들에 추가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며 ‘전수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조민, 대학원 진학 때도 온갖 허위경력 점철...부산대 의전원서 7학기 내내 유급 거론됐음에도 장학금 6학기 받아

고려대를 졸업한 후에는 장학금 의혹이 있다. 곽 의원에 따르면, 조민 씨는 2014년 2월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를 졸업하자마자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진학해 두 학기 동안 전액장학금 총 802만 원을 받는다. 서울대 총동문회에서 운영하는 ‘관악회’에서 지급한 것으로 일반 학생들의 경우 경제적 사정이 어렵거나 조교 근무를 맡아야 받을 수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을 고등학교 2학년 재학 시절 의학 박사논문 제1저자로 올렸다는 의혹을 받는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좌), 조 후보자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우). (사진 = 연합뉴스 등)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을 고등학교 2학년 재학 시절 의학 박사논문 제1저자로 올렸다는 의혹을 받는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좌), 조 후보자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우). (사진 = 연합뉴스 등)

4일 새로 불거진 의혹도 있다. 조 후보자 부인이자 동양대 교수로 있는 정경심 씨가, 조민 씨의 인턴 증명서를 허위로 조작하는 등으로 ‘학사 비리’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조민 씨는 2011년 7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으로 선발돼 이틀가량 출근한다. 조민 씨는 ‘개인 사정’을 앞세워 이틀만 출근해 인턴활동 증명서를 받지 못했다. 조민 씨는 KIST 인턴을 했다는 내용을 부산대 의전원 입학 서류에 쓴다. 이외 정경심 씨(동양대 교수)는 교내 규정을 어기고 발급 기록도 없는 총장 명의 표창장을 만들어, 딸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 서류에 쓰도록 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조민 씨는 2014년 가을 두 번째로 전액장학금을 받은 뒤, 2015년 부산대 의전원에 간다.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전형이었다고 한다. 조민 씨는 부산대 의전원에서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노환중 양산 부산대 병원장이 만든 ‘소천장학회’로부터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학기당 200만원씩 총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학업을 포기하지 말라”는 뜻에서였다고 한다. 조민 씨는 2015년 1학기엔 3과목을 낙제하고, 지난해 4학년 2학기에도 1과목을 낙제해 두 차례 유급됐다. 부산대 의전원 유급 심사회의에서는 조민 씨가 재학하던 7개 학기 내내 이름을 거론했다고 한다. 2017년 1, 2학기엔 전원 유급 면제까지 있었다.  

곽 의원은 전날 반박 간담회에서 “조민 씨는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3월에 입학했지만 2월에 장학금을 수령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했을 것”이라며 “일반인들에게는 한 번도 작동하지 않는 보이지 않는 손이 조 후보자 딸에만 집중됐다. 조 후보자 딸이 유급했던 부산대 의전원은 조국 모친이 부산대에 그림을 기증한 뒤 장학금을 줬다. 뇌물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 의심소지가 크다”고 했다.

조민, 각종 의혹 더 드러남에도 ”멘탈 중무장 상태이니 걱정 말라”...검찰 수사・규탄집회 이어질 듯

조 후보자의 과거 발언들과 엮여, 자녀 ‘용 만들기’ 행보는 후보자 일가 의혹 중 가장 많이 지탄받고 있는 항목이다. 조 후보자는 “(개천에서 용 났다보다)더 중요한 것은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하늘의 구름 쳐다보며 출혈 경쟁하지 말고 예쁘고 따뜻한 개천 만드는 데 힘을 쏟자”는 등 정의를 앞장세워왔다. 그런데 그가 실은 계층 이동 사다리를 걷어차고 기득권을 공고히하는 데만 주력해온 게 아니냐는 비판이 ‘조민’ 의혹 이후 계속되고 있다.

충남 단국대학교 천안병원 연구동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연합뉴스
충남 단국대학교 천안병원 연구동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연합뉴스

의혹에 분노하는 국민들의 ‘궐기’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지만, 청와대는 3일 국회에 조 후보자를 비롯한 장관 지명자 7인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재송부 요청했다. 직권남용과 배임,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11건의 고소・고발에 휘말려 수사받는 형사 피의자가 법무부 장관에 앉을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수사를 지휘할 윤석열 검찰총장의 ‘입’에도 큰 관심이 쏠려있다. 검찰 권한 축소를 우려하는 윤 총장이 정권 부동산과 암호화폐 등 전방위적 ‘민주당 게이트 의혹’으로까지 번진 조 후보자 일가 사안을 ‘문재인 정권 몰락’ 단초로까지 발전시킬 지, 조 후보자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단지 청와대의 ‘큰 그림’이자 ‘짜고 치는 고스톱’일 것이란 관측이 아직까진 대립 중이다.

검찰도 이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지난 2일 조 후보자의 위법성 기자간담회가 열린 지 하루가 지난 3일 자녀 학사비리와 관련해 장영표 교수를 소환조사하고 정경심 씨 동양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4일엔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 민주당 다수 지자체에 수의계약을 통해 싹쓸이 하다시피한 업체 ‘웰스씨앤티’ 대표를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조 후보자 처남 정모 씨도 주요 참고인으로 불러냈다. 정경심 씨의 ‘셀프 표창장‘ 의혹과 관련해서도, 정 씨가 동양대에 보도자료를 써달라고 하는 등의 증거인멸 시도 압박을 했다는 의혹 등이 보도를 통해 추가로 전해졌다. 이에 금명간 검찰 수사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일요신문 보도로 전해진 조 후보자 딸 조민 씨와 그의 대학입시 컨설팅을 전담했던 학원 관계자와의 대화 중 조민 씨 발언 부분 일부 재구성.

조민 씨 대학 입시 컨설팅을 담당했던 학원 관계자를 인용한 4일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조민 씨는 ‘멘탈 중무장 상태‘라고 한다. 매체는 조민 씨와 학원 관계자가 나눈 문자 메시지 내역 일부를 공개하고 ”모든 언론사가 칭찬을 하면 보도를 안 하고, 그 중에 부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표현만 골라서 기사를 내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멘탈 중무장 상태이니 걱정 말라”는 내용 등을 공개했다. 조민 씨는 자신과 관련한 의혹에도 ”기사 뜨면 링크(주소) 한 번만 부탁드립니다. 엉엉 억울해 죽겠네요” ”제가 유급했고 1-1 학점 정확히 알던데 그거 개인정보 불법유출이거든요. 곽상도 의원이 부산대에서 제 성적표를 어떻게 입수했는지 한 번 파보시면 뭐가 나올 것 같은데”는 등으로 말했다.

조민 씨 발언과 함께,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서울시교육청 등이 조민 씨 학생부 자료를 공개한 주 의원의 유출 경위를 파악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조민 씨와 관련한 추가 고발과 규탄 집회도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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