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부터 대한문과 청계광장 등에서 태극기집회
미국인 존 패트릭 "나도 시위대를 지지한다"
또다른 미국인 케네디 "문재인은 멍청한 것 같다"

10일 대한문 앞 태극기 집회 [펜앤드마이크]
10일 대한문 앞 태극기 집회 [펜앤드마이크]

토요일인 10일 전국 곳곳에서 태극기 집회가 열려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과 청계광장·동화면세점 앞에선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많은 시민들이 모여 문재인 정권의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눈치보기 행보를 규탄했다.

태극기 집회 주최측은 지난달 20일 김정은 사진·인공기 화형식을 진행한 이후 새로운 퍼포먼스를 개발해내고 있다.

이날 대한문 앞 집회 무대에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등장했다. 태극기 집회 측에서 준비한 퍼포먼스 참여자가 트럼프 가면을 쓰고 나온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김영남·김여정 가면을 쓴 참가자들도 목에 포승줄과 죄명을 적은 종이를 매고 단상위로 올라왔다. 김영남과 김여정의 죄명은 ‘대남적화목적 평양올림픽 참가'다. 김정은은 ‘핵·탄저균 전세계 위협’과 ‘폭압·폭정 독재’가 죄명에 추가됐다.

트럼프 역할을 맡은 참가자는 유창한 영어로 연설을 시작했지만 집회 참가자들의 호응이 적자 한국어로 “미국은 한국과 함께 간다”고 외쳐 환호를 이끌어냈다.

태극기 집회 가면극 퍼포먼스 [펜앤드마이크]
태극기 집회 가면극 퍼포먼스 [펜앤드마이크]

트럼프 가면은 "You are Fired!(너희들 해고야!)"라고 외치며 김정은·김여정·김영남·문재인 가면을 끌고 내려갔다. 'You are Fired'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전 미국 NBC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해 유행시켰던 문장이다.

오후 4시부터 행진이 시작되자 평창 올림픽을 맞아 서울은 찾은 외국인들도 태극기 집회를 흥미롭게 지켜봤다.

현재 중국 베이징에 거주 중인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존 패트릭(24)씨는 태극기와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함께 휘날리는 행진대를 보자 발걸음을 멈췄다.

인터뷰에 응한 미국인 존 패트릭씨 [펜앤드마이크]
인터뷰에 응한 미국인 존 패트릭씨 [펜앤드마이크]

패트릭씨는 “한국 사람들은 너무 이상주의적(idealistic)이다”라며 “북한은 과거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는데, 올림픽에 참가했다고 현 정부가 이렇게 환영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오늘 시위를 보니 (북핵)문제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한국인들도 많다는 것을 알았다”며 행진대를 향해 “나도 당신의 행동을 지지한다!(I support your movement!)”고 응원을 보냈다.

인터뷰에 응한 미국인 마이클 케네디씨 [펜앤드마이크]
인터뷰에 응한 미국인 마이클 케네디씨 [펜앤드마이크]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태극기 집회 행진을 지켜보던 미국인 마이클 케네디(67)씨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함께 휘날리는 것을 보고) 한미동맹이 건재한 것 같아 기쁘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용산 미군기지에서 미국역사 강사로 미군들에게 강의했다.

케네디씨는 “문재인 대통령은 멍청한(fool) 것 같다”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북한인들을 같은 공간에 앉혔다는데 굉장히 무례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방송을 시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부산 송상현 광장에서도 태극기 집회가 열려 집회측 추산 10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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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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