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민청문회에서 조국에게 날선 질문한 일요신문 기자
현정권 맹목적 지지자들에게 종일 조리돌림 당해
조국, 젊은 기자에게 전화해 "나는 당신의 상사와 친하다"며 으름장
일요신문 기자, "전화, 문자로 저주를 받고 있습니다"라는 글 자신의 SNS에 올려
초유의 국민청문회는 지지자들만을 위한 잔치

출처: SNS 캡처
2일 조국에게 질문하는 일요신문 최훈민 기자 (출처: SNS 캡처)

“모른다”, “가족 일이기 때문에 모른다”, “알지 못했다”를 반복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민청문회를 지켜본 국민 여론은 악화되고 있지만 親정권 성향 지지자들은 해명이 충분했다며 조 후보자에게 날선 질문을 던진 특정기자를 조리돌림하고 있다. 3일 대깨문, 홍위병의 난립이라는 우려 섞인 비판이 나온다.

이날 국민청문회는 기자 한사람의 질문을 다 듣고 조 후보자가 답변을 하면 마이크를 다른 기자들에게 넘기는 순으로 진행됐다. 사회자를 자청하며 나서 조 후보자를 엄호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수석대변인)은 조 후보자의 답변을 다시 조리있게 포장해주는 등 온갖 애를 다 썼다.

일요신문 최훈민 기자는 지난 2일 국민청문회에서 조 후보자에게 질문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최 기자는 일문일답 형식으로 해도 되느냐고 조 후보자에게 물어 승낙을 받았다. 최 기자는 조 후보자에게 “거짓말을 하면 공직 사퇴합니까?”, “언론탄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등을 물었다. 조 후보자는 거짓말을 하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노라면서 정부비판적인 언론사와 기자에게 위해를 주는 것이 언론탄압이라고 답했다.

최 기자가 원하는 대로 상황이 돌아가자 홍 의원이 질문을 중간에 가로 막으려 했다. 하지만 최 기자는 질문을 계속 했다. 최 기자가 “성에 차지 않는 기사를 쓴 기자에게 전화한 적 있죠? 언론탄압 아닙니까?”라고 묻자, 조 후보자는 “오보를 짚어준 것이다. 누구나 언론사와 그렇게 접촉해 오보를 정정한다”고 합리화했다. 그러나 최 기자는 “기자에게 너의 윗사람을 내가 잘 안다며 말하지 않았나?”라고 재차 추궁하려 했다. 조 후보자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맞섰고, 최 기자는 확인할 것을 모두 했다는 듯 알았노라면서 물러섰다.

반나절 넘게 진행된 조 후보자의 국민청문회는 기자들이 한 번에 내놓은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며 자기 할 말만 하기로 작정하고 나온 조 후보자의 한결같은 답변 때문에 식상하던 차였다. SNS에선 최 기자의 질문을 통해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 시절 젊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압박한 사실을 새로 알게 됐다며 관련 경위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8일 중앙일보 기자는 조 후보자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인물의 실명을 밝히지 않은 채 “여권에서는 A가 곧 과천으로 출근할 것으로 본다. A가 지휘하게 될 조직을 제대로 개혁할 적임자라면서다”라고 했다. 중앙일보 기자에 따르면 조 후보자로 보이는 A는 기자에게 수차례 “나와 개인적으로 가깝습니다”라며 상사와 ‘가까운 사이’임을 상기시켰다고 한다.

이와 별개로 소위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고 불리는 맹목적 지지자들은 최 기자의 SNS 계정에 들어가 욕설 등을 도배하고 전화로 쉼 없이 위협하기 시작했다. 최 기자는 2일 밤늦게 “전화, 문자로 저주를 받고 있습니다”라는 해명의 글을 올렸다.

출처: SNS 캡처
출처: SNS 캡처

그러나 이 게시물에도 1,000개 넘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은 최 기자를 향해 “기레기”라는 등의 모욕과 위협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맞서 홍위병 노릇하는 정치병 환자들인 대깨문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무력화시킨 초유의 국민청문회, 또는 무제한 기자간담회는 지지자들을 위한 잔치에 가까웠다. 따라서 조 후보자를 질책하거나 비판하는 뉘앙스의 질문을 한 기자는 지지자들에 의해 조롱을 당하는 등 공개적 조리돌림이 계속 되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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