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억원의 공사대금 챙긴 ‘셀프 소송’ 벌인 웅동학원 비리 의혹
의심스런 증자, 내부 정보 불법 활용해 수익 극대화한 사모펀드 의혹
인맥 영향력 이용한 조 후보자 딸의 특혜 의혹
과거의 조국이 현재의 조국에게...간담회서 어김없이 나온 조적조
조국 법무부 후보자가 전날 국회에서 자신과 관련된 모든 비리 의혹을 소명하겠다며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은커녕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만 일삼아, 사법권이 없는 기자의 질문에 거짓말을 해도 법적 추궁을 받지 않는 기자간담회의 명백한 한계가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3일 펜 앤드 마이크는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서정욱 변호사의 반박문을 근거로 조 후보자의 모든 해명을 정면으로 파헤쳐본다.
1. 조 후보자 일가가 관련된 웅동학원.
조 후보자의 웅동학원 비리 의혹의 쟁점은 조 후보자 일가 전체가 웅동학원의 경영과 재산, 법무까지 관리하며 52억원의 공사대금을 챙기는 ‘셀프 소송’을 벌였다는 점에 있다.
조 후보자는 이를 두고 “웅동학원을 대상으로 한 소송은 단지 동생의 채권 확인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진태 의원과 서정욱 변호사의 시각은 달랐다.
두 사람은 “동생이 경영하던 건설회사가 가지고 있는 채권, 채무가 청산됐는데 채무는 갚지 않고 채권만 행사하는 것은 문제다. 또한 공사금이 16억원이었는데 소송으로 인해 연 24% 지연이자가 발생해 현재 100억원이 넘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조 후보자 동생이 52억원대의 밀린 공사비를 달라며 웅동학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열흘 뒤 학원 이사장인 조 후보자의 아버지는 조 후보자 동생을 웅동학원의 법인 사무국장으로 임명했다. 법인 사무국장은 학원의 소송과 부동산을 총괄하는 자리다. 결국 조 후보자 일가가 재단의 모든 돈을 관리하고, 소송의 원고·피고를 모두 담당하는 등 ‘셀프 소송’ 의혹이 제기된다.
아울러 배임죄가 의심된다는 지적에 조 후보자는 “배임의무 위반이 아니라 성실의무 위반이다”고 했다. 서 변호사는 이를 두고 “법적으로 배임죄의 본질이 신뢰관계를 저버리는 신의성실원칙의 위반이므로 교묘한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2. 권력형 게이트 사모펀드.
조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 중 사모펀드는 의심스런 증자와 내부 정보를 불법으로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했다는 비리 의혹의 중심에 있다.
이와 관련해 조 후보자는 먼저 “사모펀드와 코링크를 이번에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둘러댔다.
하지만 김 의원은 “74억원 투자약정서에 블루코어밸류업1호의 운용사가 코링크PE라는 것이 나와 있다. 코링크주식회사를 소유하기 위해 처남이 전환사채를 5억원어치 액면가의 40배를 주고 구입했는데 처음 들어봤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서 변호사도 “2017년 2월 28일에 조 후보자 부인이 처남에게 3억원 빌려준 입출금 내역이 표시돼 있고, 74억 투자약정서에도 후보자의 이름이 나온다. 재산신고 관보에도 코링크가 등재돼 있다”고 했다.
이어서 조 후보자는 사모펀드(코링크PE)와 관계된 웰스씨앤티가 관급공사를 수주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 점에 김 의원과 서 변호사는 “조국 가족이 그 회사에 투자한 2017년 8월부터 관급공사 수주액이 177건으로 매출이 68% 증가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김 의원은 “이러한 비정상적 증가 폭이 현재 검찰수사의 핵심이다”고 부연했다.
또 조 후보자는 “사모펀드에 74억 투자 약정을 한 것은 실제로 그렇게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신용카드 한도액, 즉 마이너스 통장 같은 개념”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과 서 변호사는 한 목소리로 “정관에 보면 투자자가 출자금 납입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연 15%의 지연이자를 더한 금액을 내야 한다. 약정일 30일이 지나도 출자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투자원금의 50%도 다른 투자자에게 돌아가도록 규정돼 있다”면서 “명백한 편법 상속이다”고 했다.
3. 조 후보자 딸의 특혜 비리.
조 후보자는 지금까지 사교육 특혜 비판에 앞장서 온 인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딸을 위해 누구보다 사교육 특혜를 준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의 공분과 분노를 샀다. 특히 이 같은 의혹은 대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 대학가를 들썩이게 하는 계기가 됐다.
3-1. 입학과 인턴
조 후보자 딸은 한영외고 재학 시절, 활동 기간이 중복되는 3개의 인턴 활동을 했다. 또한 아버지 조 후보자가 교수로 재직하던 서울대 법대에서 2개의 인턴을 한 것으로 밝혀져 아버지 인맥을 활용한 ‘셀프 인턴’이라는 의심을 추궁받고 있다.
조 후보자는 자신의 딸이 외고 1학년 시절 단국대학교 인턴을 받은 점을 두고 “단대의대 인턴은 딸이 다니던 고등학교의 프로그램이었을 뿐, 교수에게 저나 가족 중 누구도 연락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의원과 서 변호사는 “(인턴을 담당한) 장영표 교수는 당시 아들이 외고 같은 학년이라 학부모모임 등을 통해 엄마들끼리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조씨의 어머니가 부탁을 했던 것 같다고 인터뷰한 적이 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이와 연계해 조 후보자는 장 교수와 자신들의 지위와 영향력을 이용한 ‘품앗이 의혹’에도 관계돼 있다. 장 교수의 아들을 서울대 법대서 인턴을 받게 해주는 대신, 조 후보의 딸을 병리학 연구에 참가시켜 논문 제1저자로 기재해 줬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조 후보자는 “장영표 교수의 아들이 서울법대 인턴을 한 것은 전혀 몰랐고, 서로 부탁한 적 없다”고 했다.
반면 김 의원은 “서울법대 법학연구소 산하 공익인권법센터에서 2주 인턴을 했는데 후보자가 그 센터의 참여교수였다. 후보자의 딸과 장 교수의 아들을 위한 인턴 품앗이 의혹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가 조 후보자의 딸을 제1저자로 기재한 점에 대해서도 조 후보자는 “단국대 의학논문 관련해서 딸이 놀랍도록 열심히 했다고 장 교수가 그랬다”고 했다.
하지만 김 의원과 서 변호사는 “조 후보자의 딸은 실험에 참가한 적도 없고, 설사 번역에만 참가했다 하더라도 번역만 가지곤 논문의 저자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조 후보자 딸의 논문과 관련해 조승국 의사협회 공보이사는 “외고 2학년생이 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같은 특혜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장 교수는 이날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았다. 문제의 ‘입시용 인턴활동 등에 대한 학사비리’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이 같은 논문이 제출돼 조 후보자는 고려대학교 입학에 상당한 이점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 “고려대 세계선도인재전형은 어학이 중심이 되는 선발과정이었고 여기에 단국대 논문이 제출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은 “세계선도인재전형은 어학 40% 외에 학교생활기록부가 60% 반영된다. 또한 생기부에선 자기소개서 포함, 별도 제출한 모든 서류를 종합 평가한다”면서 논문 작성 활동을 적은 자소서가 고려대 입학 사정에 비중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조 후보자의 딸은 자소서에 단대 의대에서의 인턴쉽 성과로 나의 이름이 논문에 오르게 되었다고 기재했다. 자소서에 적힌 것은 통상 첨부서류로 제출된다”고 반박했다.
3-2. 장학금
수십억의 자산을 가진 조 후보자의 딸은 빈곤한 학생을 위한 서울대 ‘관악회’에서 802원어치 장학금을 챙겼다. 기준에 미달한 성적으로도 부산대 의전원에서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아 ‘황제 장학금’ 논란을 유발했다.
조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서울대 환경대학원 측에 장학금을 신청한 적 없다”고 했다. 그러나 김 의원과 서 변호사는 “학교에서는 본인이 신청을 해야 하고, 지도교수의 추천을 받아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며 반박했다.
또 조 후보자는 “딸이 대학원 2학기를 휴학한 뒤에 장학금 받은 걸 알게 됐다며 반납을 권유했다”면서 “장학회로부터 한 번 받은 장학금은 반납이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기 때문에 2번째 장학금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학회를 운영하는 송강재단 측은 “장학금 반납 못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휴학이나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장학금 반납을 요청하면 받았다가 그 학생이 복학하면 다시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와 만찬을 가지며 딸의 장학금을 청탁했다는 의혹에 관해서도 부인은 이어졌다. 조 후보자는 “노환중교수와 함께 만찬했다는 보도 어이 없다. 밀실에서 둘만 먹은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의원은 “만찬 참석자들에 의해 조 후보자가 당시 헤드테이블에서 노 교수와 만찬을 가진 사실은 이미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4. 어김없는 조적조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조 후보자가 해명한 말들은 과거 그 자신에게 반박되는 ‘조적조’ 상황도 벌어졌다.
조 후보자는 자신의 딸이 특혜 비리 대상이 되며 괴로워하고 있다면서 “딸이 떨면서 집안에 있다. 야밤엔 저희 애 집에 안 와봤으면 좋겠다.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지난 201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댓글조작 의혹이 불거졌을 때 12월 국정원 직원의 오피스텔 주소를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조 후보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 문재인 비방글 작업을 한 국정원 직원이 문을 잠그고 대치 중인 곳은 00동 00초교 건너편 00오피스텔...현장을 민주당이 급습, 문을 열어주지 않아 경찰신고후 대치중”이라고 썼다.
또한 조 후보자가 과거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현직 장관으로 검찰의 압수수색 수사를 받자 사퇴를 요구했던 것도 현재 자신을 향한 공격이 됐다. 당시 조 후보자는 페이스북에 “도대체 무슨 낯으로 장관직을 유지하면서 수사를 받는 것인가? 우병우도 민정수석 자리에서 내려와 수사를 받았다”는 글을 게시한 바 있다.
조 후보자는 기자간담회에서 이 점을 지적받자 “나는 압수수색 안 당했다”고 짧게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단국대,고려대,서울대,부산대 등 31개 소에 압수수색을 당하고도 자기집만 압수수색 안 당했으니 괜찮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