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무서움'-'펜의 힘'-'노력의 중요성' 느끼게 한 조국 기자간담회
우리가 보고자 하는 진실에 더욱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 필요

차광명 펜앤드마이크 기자
차광명 펜앤드마이크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다른 장관도 아니고 법과 정의를 바로 세우고 검찰을 지휘할 법무장관 후보자의 거의 모든 가족이 온갖 비리 의혹에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조국 후보자는 국무위원에 임명될 자격이 없다. 

지금까지 조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은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조국 일가와 관련된 주요 논란은 ▲사모펀드 의혹 ▲웅동학원 위장소송 의혹 ▲자녀 논문 의혹 ▲자녀의 서울대 및 부산대 특혜장학금 의혹 ▲동생 부부의 위장 이혼 의혹 등이다.    

조 후보자는 이러한 모든 의혹들에 대한 해명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당초 2∽3일 예정됐던 인사청문회가 무산되자 그는 여당인 민주당에 SOS를 쳤다. 그가 말하던 언론을 통한 소위 '국민청문회'를 열기 위해서였다.

2일 15:30분 국회 본청 246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수많은 기자들이 시작 전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즐비한 방송 카메라들이 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조국 후보자가 들어오고, 곧이어 간담회가 시작되었다.

조 후보자의 모두발언이 있었고, 질문이 쏟아졌다. 기자도 조 후보자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과거 조국’과 ‘현재 조국’의 충돌, 즉 조 후보자의 과거의 말과 현재의 행동이 일치하지 않음을 지적하고,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었다. 조 후보자의 답은 예상한대로 석연치 않았지만 기자는 조 후보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로부터 답변을 얻는 과정에서 세 가지를 느꼈다.

첫째, ‘말(言)의 무서움'이다. 조 후보자는 교수 시절과 민정수석 시절에 SNS와 언론을 통해 많은 말을 남겼다. 그의 말과 글이 온라인상에 남아서 현재의 거울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2012년 4월 조 후보자는 장학금 지급 기준을 성적 중심에서 경제상태 중심으로 옮겨야한다는 글을 트위터(twiter)에 올렸다. 이 기록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이 재정상태가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대학원 장학금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모순이다. 조 후보자조차 간담회에서 과거의 자신의 글과 말이 장관 후보자 자신을 “치고 있다”라고 고백했다.

기자는 기록하고 말과 글을 남기는 직업이다. ‘과거 조국’이 쳐 놓은 덫에 걸린 ‘현재 조국’을 보면서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한 번 더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비단 기자로서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삶을 살아가면서 말이다.

둘째, ‘펜의 힘’이다. 이날 간담회장은 국회 교섭단체가 주로 의원총회를 개최할 때 쓰는 회의실이었다. 따라서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뜨거운 취재 열기로 좌석은 만석이었다. 주최 측은 시작 전에 민주당에 등록된 언론사 별로 ‘Press'라고 씌여진 비표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One State, One Vote'의 유엔총회 원칙처럼 언론사의 크기나 인지도에 상관없이 동등한 좌석 하나가 주어졌다. 그 결과 기자는 비교적 간담회 초반부에 마이크를 잡을 수 있었다.

작년 1월 창간한 펜앤드마이크가 아직 지상파 방송사나 주류 신문사에 비해 회사 규모 면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작은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사로서 보유하고 있는 ‘펜’이라는 무기는 똑같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 기자들은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좌파 진영논리와 싸우기 위한 ‘장비’를 이미 갖추고 있는 것이다. 

셋째, ‘노력의 중요성’이다. 기자가 조 후보자에게 던진 질문은 ‘과거 조국’의 모습에 대한 이해와 분석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펜앤드마이크 소속 기자들이 밤늦도록 조국의 SNS 궤적을 추적하고, 과거와 현재의 상반된 발언들을 표로 정리하는 과정과 노력이 없었다면 조국 후보자의 이중성과 위선을 고발하는 그 질문이 그토록 짧은 시간에 구체화되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기자의 노력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 많은 사람들에게 검증 대상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만드는 열쇠가 된다.

모든 일에 노력이 중요하겠지만, 기자로서 우리가 보고자 하는 진실에 더욱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됨을 새삼 깨달았다. 기자는 truth seeker(진실을 쫓는 사람) 이니까.     

차광명 정치팀장 ckm181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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