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장관, 5개월 지난 시점에 언론 보도로 알게된 성희롱 사건

송영무 국방장관.(연합뉴스 제공)

 

2016년 1월부터 청와대에서 파견 근무하던 군인이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 뉴욕 방문에서 현지 여성 인턴을 성희롱한 사건이 일어나 징계까지 받았지만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지난 8일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접한 것으로 밝혀졌다.

송 장관은 사건 발생 후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자신이 관리하는 소속 군인의 성희롱 사건을 인식한 것이다.

이를 두고 청와대 측이 성희롱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은폐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되고 있고 중요 사항에 대한 보고가 주무 장관에게 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되고 있다.

청와대 성희롱 사건 자체가 발생 후 5개월 가까이 경과한 시검인 지난 7일 처음 언론에 공개된 것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많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송 장관에게 보고가 누락된 것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해당 부대에서 처리한 내용으로 장관에 보고할 사항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성희롱을 한 군인이 국방부 직할 부대인 국군통신사령부 소속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군 조직의 특성상 장관에게 보고를 누락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국방부에서 파견됐던 군인 1명이 유일한 성희롱 피의자로 알려진 것과 달리 지난 9일에는 청와대 소속 직원들 10여 명도 징계를 받은 사실이 추가로 공개됐다. 단순히 말로만 희롱했다는 청와대의 해명도 사실은 아니었다. 백화점 쇼핑 동행을 요구하고 신체 접촉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는 성희롱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확산되자 부랴부랴 "가해자의 경호실 상사 4인은 지휘 책임으로, 동석한 사람 4인은 말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징계한 사실이 있다"고 뒤늦게 털어놓았다. '피해자 신상이 공개될까 우려해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 사건을 알리지 않았다'는 청와대의 궁색한 변명에도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으로 향하기 직전의 모습이다.(연합뉴스 제공)

 

야당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방미 당시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과 비교될 수 있어 장관 보고도 하지 않을 정도로 쉬쉬한 것 같다"고 말하며 은폐 시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야당은 "성희롱 성추행에 그토록 목소리를 높였던 청와대 인사들과 민주당이 이 사건에 침묵한다면 성범죄도 내로남불 정치적 공세의 수단으로만 여긴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도 높였다.

한편, 당시 사건은 국방부 직원 등 경호처 파견자들과 피해자 인턴 등이 참석한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1차 성희롱 발언을 했고, 회식 이후에도 피해자에게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등 추가 가해를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자는 외교부 측에 즉각 항의하였으며, 이는 외교부 의전장까지 직보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18일 3박5일 일정을 뉴욕을 방문했고 성희롱 사건은 21일 저녁 무렵 발생했다. 23일 한국에 도착한 후 청와대가 자체 조사를 했지만 이에 대한 브리핑은 하지 않았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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