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정부 해리스 주한 미 대사 불러 "지소미아 관련 공개 발언 자제해 달라"고 이례적 요청
"美, 리앙쿠르 암 영유권과 관련해 어떤 입장 취하지 않는다...평화적으로 해결해야”
靑관계자 "자국의 주권, 안위 보호하기 위해 하는 행위에 대해 쉽게 이야기해선 안돼"

미 국무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에 대해 "양해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한국군의 독도방어훈련에 대해서도 "비생산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청와대가 "(독도 문제는) 쉽게 얘기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독도를 둘러싼 한미(韓美) 갈등 기류가 흐르고 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방송에 "우리는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를 유지하는게 미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정기적으로, 그리고 매우 고위급에 아주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상반된 보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결코 그 같은 (종료) 결정에 대한 이해를 표명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은 데 대한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한다”는 지난 22일 공식 논평 내용을 반복했다.

특히 그는 "한국과 일본 간의 최근 의견충돌을 고려할 때 리앙쿠르 암에서의 군사훈련시기와 메시지, 규모는 진행 중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생산적이지 않다"며 한국 군의 독도방어훈련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부정적인 입장도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리앙쿠르 암의 영유권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면서 “한국과 일본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독도나 다케시마라는 지명이 아닌 리앙쿠르 암(Liancourt Rocks)이라는 중립적인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국무부 고위 관리가 독도 방어 훈련에 대해 “이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들“이라며 ”단지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취재진과 만나 "독도는 누구의 땅입니까. 누구에게 인정받아야 될 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어떤 국가가 자국의 주권, 안위를 보호하기 위해 하는 행위에 대해 쉽게 이야기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미국을 향해 ‘주권’을 언급하며 공개적으로 비판적인 반응을 보인 건 이례적이다.

이어 이 관계자는 "독도방어훈련이 아닌 동해 영토수호 훈련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어제 오후 해리스 주한 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면담을 갖고 '최근 미국 정부가 지소미아에 대해 11월말까지 철회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관련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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