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반일감정이 열등감에 기초한 비정상적 감정표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내용

조국이가 떠들기 전에 '반일 종족주의'를 읽었다.

내용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의 합법성을 강조한 내용은 없었고, 그 당시 상황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보자는 얘기가 주류였다. 워낙 민초들이 파블로프의 개처럼 일본하면 분노의 침부터 흘리다보니, 그것에 대응하려는 힘든 노력이 가상해 보였다.

책의 전반적인 담론은, 중국이나 북한의 참상은 외면하면서 일본은 과장된 악마성만 강조하는 후진성을 고치자는 그런 얘기가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서 전개되었다.

위안부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소녀를 납치하는 식의 황당한 상황은 아니었고, 오히려 상당부분 아직까지도 자행되는 가난한 혹은 잘못된 길로 빠진 여성들을 착취하는 그런 시스템의 일환이었다는 상식적인 얘기가 있다.

강제노동이 사실은 대단히 강제가 아니고, 먹고 살기 힘든 조선인들의 자발적 참여가 있었다는 것. 그 밖에 학도지원병이라든지 백두산 신화라든지 고종에 대한 냉정한 평가, 친일청산이 사실상 사기에 가깝다는 것을 역사적 사실과 문헌에 기초해서 아주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을 읽은 후에 조국을 비롯한 좌파의 반응을 보면 대부분 사실에 대한 반론보다는 일단 극우로 몰아야 편하다는 생각인 것 같다. (반일감정에 기대면 뭐든지 된다는 생각으로...) 아직까지 이 책의 논리적 추론에 대항하는 논리적 추론을 보지 못하였다. 그냥 감성적인 반박? 정도...

조국이 옮긴 한국에 거짓말이 많다는 비판이나, 극우가 지원했다는 내용 같은 것은, 글의 핵심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내용이다. 그리고 실제로 글로벌한 측면에서 보면 문화적으로 한국은 거짓말을 하면서 살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또한 자신의 연구결과에 얼마나 자신이 있었으면 일본인 지원을 받을까하는 생각도 해봐야한다.

하지만 누구든지 이 책을 읽으면 우리나라의 반일감정이 상당부분 열등감에 기초한 비정상적인 감정표현이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비교적 객관적인 내용을 사람들이 알아야 진정한 의미에서 극일이 가능하다는 저자들의 생각에 매우 동감한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본이 기저귀차고 지들끼리 싸우면서 살다가 개화하여 유색인종이 최초로 진정한 근대화를 이루어 엄청난 선진국이 되었다는 위업을 달성했다면, 한국은 식민지배에 내전에 휩싸였던 최악의 상황에서 종속이론을 극복하고 제국주의의 폐해에 신음하는 모든 제3세계 민초들에게 진정한 희망을 준 선구자가 되었다는 위업을 달성했고, 이것은 두고 두고 남을 민족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100년 후의 우리 후손들은, 우리가 빙신같던 고종과 그 당시 지배층 개새끼들을 욕하듯이, 지금의 반일 종족주의를 회상하며 정신이 맑지 못한 선조들의 한심한 이념논쟁으로 비웃을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나도 그런 선조의 하나로 도매금으로 넘어갈 것을 생각하면, 조금 열받기는 하지만 그땐 이미 죽어있을테니 어쩌겠나.

신용재 독자 (전직 금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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