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혁신준비위 토론회가 열리기는 했는데--탄핵도 과거도 다 묻으면 통합이 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등 보수 성향 인사들이 한 데 모여 야권의 '통합과 혁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야권 통합 준비 기구인 '통합과 혁신 준비위원회'는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야권 통합·혁신의 비전'을 주제로 두 번째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이날 공동 결의문을 통해 "정권을 심판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대안 세력을 만들기 위해 야권 통합을 추진한다"며 보수 진영의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치로 내건 '빅텐트' 필요성에 공감했다.

참석자들은 탄핵 찬반을 둘러싼 보수 진영 내 분열에 대해서는 "양보와 이해, 자기 헌신이 필요하다"면서 탄핵을 둘러싼 보수진영 내 공방을 정리하고 통합의 길로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는 '플랫폼 자유와 공화(공동의장 박형준·박인제)'와 바른사회시민회의·대한민국수호비상국민회의, 징검다리포럼, 청사진이 주최했으며 박관용 전 국회의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박찬종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결의문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분노는 하늘을 찌르지만 폭주하는 정권을 강력히 견제할 야권 역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우리는 강력한 대안적 수권세력을 구성하는 것이 국민의 명령임을 자각하고 야권의 통합과 혁신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권 통합은 자유, 공화, 민주의 헌법가치를 지키고 발전시키려는 모든 세력이 함께 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런 뜻에 동의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빠른 시일 안에 통합 추진체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에 참석한 황교안 대표는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라는 헌법 가치 아래 큰 틀의 통합 방안을 마련해가고 있다"며 "자유우파가 이길 방법은 통합밖에 없다. 하나 되기 위해선 우리가 내려놓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통합이란 기운이 싹트지 않고 있다. 그 원인은 정당의 리더나 구성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통합만 하면 이길 가능성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3선을 하고 바른미래당을 거쳐 현재 무소속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서로가 탄핵으로 인해 받은 상처를 서로 이해하고 치유해야 한다"며 "현재는 한 울타리로 모이고 어떤 깃발 아래 민심을 모아 권력을 심판할 힘을 만들어낼지가 문제"라고 전했다.

또한 원 지사는 보수 통합 '구심점'에 대해선 "당연히 '큰집'이 해야 한다. 황교안 대표에게 야권 통합을 주도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은 "탄핵 책임 공방은 중지하고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며 "소의를 버리고 대의로 하나가 되는 자세로 '선(先)통합 후(後)혁신'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시장은 "보수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의 자기희생적 헌신이 없어서는 안 된다"며 "황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총대를 메고 수도권으로 나와야 한다"고도 말했다.

박형준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은 "통합을 위해서는 가치와 노선의 재정립, 정당의 체질 및 운영의 혁신, 그리고 공천 혁신이라는 혁신의 세 가지 요소에 (정당들이) 동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유한국당이든 바른미래당이든, 황교안, 안철수, 유승민, 오세훈, 원희룡, 김병준, 홍준표든 누구도 홀로서기로는 미래가 없다. 함께 정치적 자산을 불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일 '위기의 대한민국과 보수의 성찰'이라는 주제로 열린 첫 토론회에는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과 안철수 전 의원과 함께 국민의당을 창당했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 무소속 이정현 의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