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의전원-서울대 환경대학원-고려대-단국대 등 압수수색
수사 진두지휘할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최근까지 삼성바이오 회계부정-증거인멸 의혹 수사
일각, 여러 정황 말미암아 윤석열 총장이 조 후보자에 대한 수사 강도 높게 진행하기로 마음먹은것 아니냐는 해석
민주당, 불쾌한 감정 숨기지 못해..."인사청문회 앞둔 시점에 압수수색 진행된 것 유감"
조국, 2시 넘어 뒤늦은 출근하며 "청문회 준비 성실히 할 것"...사퇴 여론 일축

문재인 대통령(右),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右),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입시 비리 등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27일 오전 부산대 의전원과 서울대 환경대학원, 고려대, 단국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들을 각 사무실에 보내 조 후보자 관련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자료 등 압수물을 확보하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경남 창원시의 웅동학원 재단 사무실과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지분을 매입한 가로등 점멸기 업체 웰스씨앤티 본사도 포함됐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으로서, 객관적 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크다"며 "만약 자료확보가 늦어질 경우 객관적 사실관계를 확인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해당 수사를 진두지휘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최근까지 삼성바이오의 회계부정 및 증거인멸 의혹을 수사해 왔다. 인지 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공개적인 고발 사건에 투입된 것을 두고 법조계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이날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가면서 법무부에 사전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내규에는 이 같은 중대 사건은 사전에 보고하도록 나와 있다. 일각에선 여러 정황으로 말미암아 윤석열 검찰 총장이 조 후보자에 대한 수사를 강도 높게 진행하기로 마음먹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게다가 문 대통령은 지난달 윤석열 총장과의 환담 자리에서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 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정치권도 검찰의 갑작스런 압수수색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둔 시점에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이로 인해 청문회의 정상적 진행에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법무부 장관 자리에 오르겠다는 사람이 정작 자신이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 수사를 받고 있다"며 "말 그대로 초유의 사태"라고 했다. 또 "지금까지 드러난 딸의 부정입시, 웅동학원 사학비리와 가족소송 사기, 불법 사모펀드, 민정수석 시절의 직권남용 등 각종 의혹은 검찰의 수사 착수가 오히려 늦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검찰 수사를 받는 법무부 장관이라는 있을 수 없는 사태를 빨리 종결지어야 한다"며 "조 후보자는 즉시 사퇴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충실히 검찰 수사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조국, 오후 2시 넘어 출근하며 "청문회 준비 성실히 할 것" 사퇴 여론 일축

한편 건강 문제가 있다던 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25분경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뒤늦게 출근하며 “끝까지 청문회 준비를 성실히 하도록 하겠다. 검찰 수사를 통해 모든 의혹이 밝혀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 “진실이 아닌 의혹만으로 법무·검찰개혁의 큰길에 차질이 있어선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자진 사퇴 여론을 일축한 셈이다.

지난 25일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하며 질문에 답하는 조 후보자. (사진 = 연합뉴스)
지난 25일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하며 질문에 답하는 조 후보자. (사진 = 연합뉴스)

수사 주체가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에서 검찰총장의 ‘사병’ 평가까지 받는 특수부로 변경된 만큼, 당초 압박을 느낀 조 후보자 측이 자진사퇴하지 않겠냐는 예측도 거론됐다. 자녀 ‘용 만들기’와 일가 부정축재 등 전방위적 비리 의혹에 휩싸였던 조 후보자가, 전날(26일)엔 공수처 설치 등이 담긴 ‘검찰 개혁’을 거론하며 검찰 측에 불을 지른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검찰 조직’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 권한 축소를 거듭 주장해온 조 후보자와의 대립이 이날 압수수색으로 표면에 드러난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된 바 있다.

조 후보자는 딸 입시 특혜와 가족 사모펀드 투자, 사실상의 ‘가족 사금고’ 역할을 한 웅동학원 등과 관련한 의혹들로 11건의 고소・고발 건에 휘말려있다. 이날 조 후보자도 ‘청문회에서 모든 걸 밝히겠다고 했는데,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청문회에서 말을 못할 수밖에 없지 않나’는 취재진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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