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국방전문기자 "인위적으로 역사의 불행을 증폭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특조위는 성긴 논리와 근거를 토대로 3군 합동 작전으로 광주가 진압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 결과를 철회하든지, 다시 조사하든지, 적어도 해군과 해병대에게 사과는 해야 할 것 같다”

김태훈 SBS 국방전문기자가 “육해공 3군의 합동작전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진압했다”는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의 발표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김 기자는 8일 SBS홈페이지에 올린 <[취재파일] 해군·해병대 끼워 맞춘 5.18 특조위...“3군 합동작전은 소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5.18특조위 발표가 “부실한 조사로, 억지로 끼워 맞춘 잘못된 주장”이라고 질타했다.
 

SBS <[취재파일] 해군·해병대 끼워 맞춘 5·18 특조위…"3군 합동작전은 소설">(2월 8일 보도. SBS사이트 캡처)

김 기자는 “특조위는 성긴 논리와 근거를 토대로 3군 합동 작전으로 광주가 진압됐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확인도 안 된 소문을 사실처럼 부풀리면 5.18 전체의 역사적 의의를 훼손할 뿐이다. 인위적으로 역사의 불행을 증폭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핀잔주듯 비판했다. “불행한 역사의 생채기를 키웠다”고 질책하기도 했다.김 기자는 이어 5.18특조위가 단정짓듯 발표한 사실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5.18특조위가 “계엄사가 시민군 도주를 막기 위해 해군 309편대를 출항시켜 해상봉쇄를 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해군 편대 하나 띄워서 해상차단, 해상경계도 아닌 해상봉쇄작전을 한다는 말부터가 어폐”라며 과장된 표현을 지적한다. 또한 “확인 결과 해군 309편대는 80년에 존재하지 않았으며 현재도 그런 편대는 해군에 없다”고 꼬집으며 “특조위가 309편대를 인용할 생각이 있었다면 해군 측에 최소한의 확인작업이라도 했어야 한다”고 타박했다. 이어 특조위가 인용한 2군 계엄사령부의 계엄상황일지에 문제가 있어보인다는 점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5.18특조위가 추정 및 진술, 소문만을 활용해 역사를 단정짓듯 발표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5.18특조위는 진술 청취에 근거해 ‘마산에 있던 해병대의 광주 진입 계획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김 기자는 “정황상 광주로 가는 것으로 생각했다”는 예비역 장병들의 진술만으로 역사를 단정지어 결론 내릴 근거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당시 33대대장이었던 박 모 예비역장군은 “특조위 조사는커녕 특조위의 전화 한 통 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는 점도 언급한다.

특히 김 기자는 특조위 발표로 “해군, 해병대도 5.18 진압 작전에 참여했다는 인식이 생겼다”며, 부실한 조사를 토대로 “해군과 해병대의 5.18 합동작전을 단정해서 역사를 만들었다”고 다소 날선 논조로 질책한다. 또한 이건리 특조위원장의 “5.18특조위의 과제가 헬기 사격과 전투기 출격 대기에 맞춰져 있고, 조사기한에 제한이 있다 보니 해군, 해병대의 합동작전 참여에 관한 부분은 자세히 조사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을 인용하며 ‘스스로 보기에도 부족한 조사’였다고 자인했다고 꼬집었다. 역사에는 다양한 맥락들이 있음에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역사만을 성급하게 부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마저 나온다.

그는 이어 “공군 전투기 출격 대기 의혹도 그냥 의혹에 불과했다”며 ‘광주로 간다’는 뚜렷한 근거 없이 몇몇 퇴역 조종사들의 진술이 전부인 점을 지적한다. 소문의 진앙지에서도 소문만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김 기자는 “특조위는 제대로 조사 못 해서 근거도 가짜인 해군, 해병대의 5.18 진압 참여라는 역사적 불행은 과감하게 선택했다”며 원하는 결과를 내기 위해 짜맞추기식 결과 발표가 이루어진 것에 아쉬움을 표출했다. 또한 “특조위는 조사 결과를 철회하든지, 다시 조사하든지, 적어도 해군과 해병대에게 사과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5.18특조위측에서 잘못된 발표에 대해 정정을 해야함을 역설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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