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조국 딸 조민 씨 입학 때 면접관으로 지도교수 맡아
조민 씨 두 학기 연속 전액장학금 수령 사실에 '모른다'...'조국 딸인 것도 입학 후에야 알았다'
'박근혜 퇴진' 외치는 등 이전 정부 때까지 시국선언 적극 참여...최순실 모녀 사태 당시 대학가 반발 거론
조 후보자 부녀 관련 논란의 중심에 있으면서 일절 목소리 내지 않아...홍종호 대학원장과 대조적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입학하자마자 두 학기 연속으로 전액장학금을 수령하게 된 경위에 대해 일절 알지 못했다는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요직마다 물망에 올랐던 인사다. 이런 윤 교수는 지난 2016년 탄핵정국 당시 최순실 모녀에 대한 대학생들의 울분을 대변하는 듯 나섰으나 조 후보자 딸의 지도교수로서 현 상황에 침묵하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인 조민 씨는 2014년 2월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를 졸업하자마자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진학해 두 학기 동안 전액장학금 총 802만 원을 받았다. 서울대 총동문회에서 운영하는 ‘관악회’에서 지급한 것으로 일반 학생들의 경우 경제적 사정이 어렵거나 조교 근무를 맡아야 받을 수 있다. 조민 씨가 그 해 가을 두 번째로 전액장학금을 받자마자 부산대 의전원에 진학해 ‘먹튀 논란’도 불거졌다.

서울대 관악회 측은 환경대학원의 추천으로 장학금을 조민 씨에게 지급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당시 학과장으로 조민 씨의 지도교수였던 윤 교수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며 “조 씨를 장학생으로 추천한 적이 없다”고 국내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뿐만 아니라 윤 교수는 21일 조 후보자의 딸이 입학한 지도 몰랐다가 나중에야 들었다는 식으로 거리를 뒀다. 윤 교수는 조민 씨 입학 당시 면접관이었다.

일각에선 조 후보자와의 관계까지 일절 부인하는 윤 교수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윤 교수는 지난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자를 지지하는 173명의 지식인 명단, 2013년 국정원 선거개입과 관련한 서울대 교수 128명의 시국선언문 작성 등에 조 후보자와 함께 참여했다.

이후 윤 교수는 문재인 정부 들어 두 차례나 환경부 장관 후보에 올랐으며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 등을 맡고 있다. 윤 교수는 ‘탈원전’과 ‘태양광’ 전도사로 왕성하게 활동한 학계인사로 현재 한국원자력문화재단에서 이름을 새롭게 바꾼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장에 재임 중이다. 조 후보자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인사 검증의 총책임자였다.

윤 교수는 지난 2016년 최순실 사태 때 조 후보자 등과 더불어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서울대 교수 728명의 시국선언을 주도했다. 2016년 11월7일 윤 교수는 시국선언 중 눈물까지 흘리며 ‘박근혜 퇴진과 새누리당 총사퇴’, ‘검찰 수뇌부 모두 교체한 뒤 박근혜 일당 철저 수사’ 등을 주장했다. 당일 윤 교수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박근혜 정부 때문에 4.19와 1980년대 당시보다 민주주의가 퇴행했다”면서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 문제로 대학가 반발이 잇따르는 것에 대해 ‘공정입시’, ‘공정경쟁’ 등이 무너져 학생들이 참지 못하는 것이라 의미 부여했다.

이런 윤 교수는 서울대 환경대학원이 이번 조 후보자 일가 사태로 인해 커다란 논란의 중심에 있음에도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장이 "서울대 환경대학원이 의학전문대학원이라는 목표 앞에 잠시 쉬어가는 정거장이었다면 학업에 최소한의 성의를 보였어야 했고, 2학기 장학금은 신청하지 말았어야 했다"라며 조 후보자 부녀를 비판한 것에 비해 윤 교수는 놀라울 정도로 잠잠하다. 지난 정부까지만 해도 특정 정치진영의 후보자 지지와 각종 시국선언 등에 적극 참여한 윤 교수가 이번 사태에 있어 해당 학과의 주요 교수로서 목소리조차 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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