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지분 200배 비싸게 주고 산 건 납득 불가--금융계 “정보 미리 입수하고 주식 매입한 것”
사모펀드에 출자된 14억원 전액도 조국 일가의 것--자본시장법 위반 등 불법 소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빌딩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빌딩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가족 및 친인척이 투자한 코링크프리이빗에쿼티(PE)가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무상증여에 가까운 증자를 감행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조 후보자의 처남 정모씨와 이상훈 코링크PE 대표는 기존 주주보다 200배 이상 비싼 가격에 코링크PE 신주를 사들였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정모씨는 2017년 3월 코링크PE 유상증자에 참여해 액면가 1만원짜리 250주를 주당 200만원씩 총 5억원을 주고 인수했다. 당시 코링크PE의 자본금이 2억5000여만원에 불과했는데 별 성과 없는 운용사 지분을 200배나 비싸게 주고 산 것은 어불성설이란 비판이 나온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는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불가능한 투자”라고 밝혔다.

이듬해 코링크PE는 출처가 불분명한 53억원을 증여받아 흑자를 냈는데, 정황상 이러한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주식을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한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는 한국경제신문에 “무상증여에 가까운 증자로, 이면계약이 없다면 상식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며 “수상한 증자 이후 지난해 운용사 대주주가 이 대표로 바뀌었는데 출자 규모를 봤을 때 조 후보자 가족이 실제 주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투자자 6명 중 그동안 신원이 알려지지 않았던 2명은 조 후보자 처남 정모씨의 두 아들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조 후보자 가족이 10억5000만원, 처남 가족이 3억5000만원을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사모펀드에 출자된 14억원은 전액 후보자 일가의 것으로 누가 봐도 완벽한 ‘조국 펀드’라는 지적이다. 또 주 의원은 “완전한 가족펀드로 확인된 것이어서 매우 부적절할 뿐 아니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불법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광덕 "사모펀드 출자자 6명 전원 조국 후보자 가족"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모펀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모펀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 및 친인척이 출자한 코링크PE의 의심스런 증자가 폭로되면서 지배구조를 둘러싼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조 후보자 처남 정모씨가 기존 주주보다 200배 넘는 가격에 신주를 입수한 시기와, 현 경영진인 이상훈 대표의 선임 시기도 맞물린다. 이후 조 후보자 가족과 처남 가족은 14억원 규모의 ‘블루코어밸류업 1호’ 펀드를 운용한 것이다.

이날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2016년 2월 코링크PE 설립 당시 대표는 김동윤 씨였다. 하지만 김씨는 대표 취임 석 달 만인 2016년 5월, 돌연 사퇴한다. 그리고 대표이사직을 물려받은 증권사 출신 성호성 씨도 2017년 2월 그만둔다. 문제의 정씨가 200배 넘는 투자에 참여해 코링크PE에 5억원(250주)을 송금하기 한 달 전이다. 이 대표는 이때 취임했으며, 2017년 8월 조 후보자 가족 자금 출자가 마무리되자마자 코링크PE는 이 대표를 대상으로 우선주 50주를 주당 218만원에 발행해 1억900만원을 조달했다.

원래 코링크PE 최대주주였던 김윤동 씨(75.5%)는 김동윤 전 대표와 관련돼 있다. 김 전 대표는 금융컨설팅업을 다루는 아라남홀딩스를 2014년 설립했는데, 김윤동 씨는 이 회사 이사로도 참여했다. 하지만 김윤동 씨는 지난해 이상훈 대표에게 코링크PE 대주주 지분을 모두 넘겼다. 현재 이상훈 대표가 코링크PE 지분 89.1%를 보유하고 있다.

한 사모펀드 전문가는 한국경제신문에 “설립 직후 중국 합작펀드 계획이 무산되고 1년여 만에 자본금 2억5000만원을 거의 다 까먹자 조 후보자 처남 측을 끌어들이면서 지배구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이라며 “외견으로는 이 대표가 최대주주지만 출자금 규모로 봤을 때 조 후보자 가족이 실제 주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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