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꼴 보자고 촛불 들었나" 분노한 대학가 촛불시위 불붙어, 고대.서울대 이어 부산대 등 전국 확산 조짐
"이꼴 보자고 촛불 들었나" 분노한 대학가 촛불시위 불붙어, 고대.서울대 이어 부산대 등 전국 확산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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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8.24 11:13:53
  • 최종수정 2019.08.2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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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지지한 서울대 고려대 학생과 동문들, “조국은 교수 자격도 없다. 조민 입학비리 엄벌하라”
"조국 사퇴 요구하는 건 대학이 우경화됐기 때문 아니다...원칙 무시한 인선에 느끼는 당연한 분노"
"우리는 뭘 믿고 젊음을 걸어야 하나"...고려대 3천여개 촛불에 불붙인 조국 일가의 '曺로남불’
서울대 사퇴 시위.
서울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사퇴 시위.
서울대 : 8월 23일 오후 8시 40분, 교내 학생회관 앞

“위선과 기만으로 권력 잡은 조국은 당장 사퇴하라”

대학가에도 조국 후보자에 대한 규탄의 불길이 타올랐다. 고려대와 서울대였다. 단국대 등 다른 대학가로 번져나갈 조짐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출신 대학이며 최근까지 교수를 지냈던 서울대 학생과 동문들은 더욱 그랬다. 23일 서울대 재학생·동문 300여명은 교내 중앙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이같이 외쳤다.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문정권의 무능, 위선과 기만에 이제는 돌아섰다는 자들이 대다수였다. 여기에 20~30대 남녀, 유모차를 끌고 온 부모, 휠체어를 탄 노인 들 지역주민 200여명까지 가세해 조국 후보자의 사퇴와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집회를 추진한 홍진우 서울대 화학생물공학원생은 이날 오후 8시 40분 참가자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개회사를 시작했다. 홍씨는 “지금 '사퇴'라는 목소리를 외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며 “우리가 하나 되어 외친 오늘의 함성이 이 나라를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홍씨는 자신을 “장학재단 대출을 통해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이라 소개하며 “시간을 쪼개 과외해도 생활비가 모자라 대출받는 형편”이라고 했다. 홍씨는 “이런 상황에 수십억대 자산가 조 후보자의 딸은 어떻게 서울대 관악회의 장학금을 받은 것이냐”고 지적했다. 관악회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증여하는 재단이다.

또 대학원생으로 이제 1년이 지났다는 홍씨는 “1년이란 시간은 조 후보자의 자제가 논문 24편을 썼을 시간이다. 한데 저는 1편조차 아직 쓰지 못했다”면서 “고등학교 2학년생이 제1저자 병리학 논문을 2주 만에 쓴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홍씨는 “장학생 기준을 성적 중심에서 경제 상태로 옮겨야 한다고 한 말씀,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며 “조국 후보자의 사퇴를 간곡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법무부 장관 자격 없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

김다민 조선해양학과 부총학생회장도 집회 참여자들 앞에 나섰다. 지난 2017년 봄,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고 밝힌 김씨는 “조국 교수의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외치는 것은 서울대가 보수화되고 우경화됐기 때문이 아니다”면서 “대통령 탄핵시키고 본인들이 주장한 이상과 원칙은 무시한 채 온갖 의혹이 난무하는 자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한 것에 당연한 분노와 실망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조 후보자의 웅동학원을 통한 재산 증식, 의심스런 부동산 거래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등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에 대한 완전한 해명을 요구하면서 조국 후보자 자제가 고등학교 시절 제1저자로 기술된 병리학 인턴 논문과 대학, 대학원 입시와 장학금 관련한 특혜 의혹도 지적했다.

또 김씨는 “동료 교수의 정치 참여는 폴리페서(polifessor·정치성향교수)지만 본인의 정치 참여는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이기에 앙가주망(engagement·사회참여)이라는 말에 실망했다. 지금은 불법이지만 당시는 아니었다는 말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면서 위선과 기만으로 권력을 잡은 조 후보자의 실체를 비판했다.

김씨는 “정부의 정책을 이행해나갈 전문가가 조 후보자 한 명뿐이라면 문재인 정권의 무능이다. 문제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인사를 강행한다면 그것은 기만이다”고 밝혔다.

서울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사퇴 시위.
서울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사퇴 시위.

“고교자녀 논문특혜 지금 당장 사퇴하라”

조준현 서울대 법대 출신 로스쿨 조교수 및 변호사는 발언자 자격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조씨도 지난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이다. 조씨는 “정의로운 사회가 될 것이란 기대감에 당시 촛불을 들었지만, 조 후보자가 비판했던 기성세대와 똑같은 행태를 보이는 것에 배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5년차 신입 교수지만 논문이 교수나 대학생들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제1저자가 되는 게 또 얼마나 힘든지 안다”면서 “조 후보자 자제의 논문 등재를 보고 참을 수 없어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조씨는 “논문 스펙을 이용해 학점으로 대학에 합격하고, 이걸 바탕으로 의전원에 합격한 것을 알게 되면서 미래가 불안한 수많은 학생들이 생각났다”며 “이런 모습을 보려고 그 추운 겨울 몇 달 동안 촛불집회에 참석했나” 라며 참담함에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했다.

또 조씨는 “며칠 전 민주당은 조국 딸의 논문은 보편적 기회라 말했다”면서 “과연 외고생이 2주 인턴하고, 저자 소속도 허위로 기재하고, 의학논문 제1저자가 되는 게 모든 국민이 받을 수 있는 보편적 기회인가. 어떻게 이런 논문을 자소서에 써서 대학교에 입학하는 게 공정하고 정의로운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조씨는 “인간은 동물과 달리 부끄러움을 아는 인격이 있다. 인간이 부끄러운 일을 했으면서 부끄러움을 못 느낀다면 인격권을 포기한 것이다. 인격권이 없는 개혁은 폭력이다”고 비판하며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학생들의 명령이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

재학생의 발언도 있었다. 지난해 입학한 이상민 경제학부 학생 또한 2017년의 겨울을 기억한다며 문재인 당시 후보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이씨는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후 지금까지 발생한 사태들을 지켜보며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조 후보자를 존경했기에 처음 의혹들이 터져 나왔을 때 내심 반전을 기대했다. 하지만 왜 이 의혹들은 해소되지 않고 날이 갈수록 눈덩이로 불어나고 하나의 퍼즐처럼 맞아떨어지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씨는 “돈 있는 사람들만 가는 성공의 지름길이 내게는 없다. 그럼에도 크게 원망한 적 없다. 그 지름길이 모두에게 없어지는 날이 올 것이란 기대감이 때문이었다”면서 “하지만 조 후보자 자제의 의혹은 나를 바보로 만든다. 사교육 특혜를 비판해오던 조 후보자가 자신의 자제를 위해 지름길을 닦아놓았다는 보도들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씨는 “타인에게 들이댔던 그 엄격한 잣대를 조 후보자 자신에게도 적용하고 있는지, 혹시 과거의 자신과 싸우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 달라”고 요청하면서 사퇴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위 참가자는 "조국 같은 범법자는 법무장관 자격은 고사하고 감옥에 가야 할 사람"이라면서 "즉각 구속수사하는 것이 정의를 구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특정 정당, 정치 세력과 관계 없다는 점을 강조한 이날 집회는 오후 10시 20분쯤 마쳤다. 광장에 모인 참여자들과 주변의 지역 시민들은 모든 발언이 끝난 뒤 조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해산했다.

 

고려대 : 8월 23일 오후 6시 교내 중앙광장

“자유, 정의, 진리(고려대학교 교육이념)는 어디갔나. 우리는 뭘 믿고 젊음을 걸어야하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과 논란이 가득했던 8월 넷째 주 마지막 날(23일) 오후, 고려대 재학・졸업생 3000여명이 고려대 중앙광장을 가득 메웠다. 조 후보자 규탄을 위해서였다. 이들은 입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자신들은 ‘조로남불(조국+내로남불 합성 신조어, 극단적인 내로남불 사례를 조롱하는 말)’을 비판할 뿐, 규탄 집회의 정치적 이용은 절대 배제한다는 이유였다.

고려대는 조 후보자 딸인 조민 씨(28)가 학사 학위를 받은 곳이다. 입학 당시 자기소개서엔 자신이 의학 박사논문 공저자란 점도 기재됐다. 자신이 한영외고 2학년 재학 시절 2주간 단국대 한 의학센터에서 인턴을 했다는 이유로 명시된 것이었다. 조 후보자는 8월 셋째 주 내내 이런 의혹들을 ‘가짜뉴스’라 일축했다. 조민 씨는 대학 졸업 이후로도 장학금을 부당 수혜하는 등의 일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지만, 이날 학생들은 논문 제1저자 등재와 관련한 ‘고려대 입학’ 자체를 주로 문제삼았다. 자신들의 학우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고대 촛불집회는 지난 20일부터 기획됐다. 한 고려대 학생이 ‘제2의 정유라인 조국 딸 학위 취소 촛불집회 제안’이란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집회가 예정됐던 오후 6시, 현장은 이미 취재진이 점령하다시피 했다. 집회 집행부인 서준석 학생은 펜앤드마이크를 비롯한 현장 취재진에 “외부 언론과의 일제 접촉을 거부하겠다”는 얘길 했다. 정치권에 연줄이 있는 학내 단체(운동권 단체 등)가 조 후보자 규탄 집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고 한다. 집회 참가 학생들도 이같은 입장을 전달받았던 듯, 대부분 인터뷰 요청을 거부했다.

그럼에도, 집회 운영은 일사불란했다. 집행부 측은 오후 5시50분경부터 은색 스티로폼으로 ‘라인’까지 구축하고, 사전 제작된 현수막과 손피켓・마스크 등을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이를 받아 규탄에 합류하려는 학생들의 줄은 교문 밖까지 이어졌다.

학생들이 규탄한 것은 ‘조로남불’이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을 거친 조 후보자가 입으로는 정의와 평등을 외쳤으면서도, 뒤로는 ‘가족사기단’ 말까지 나오는 행위를 서슴없이 저질렀다는 것이다. 8월 넷째 주 내내 의혹 제기와 논란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지만, 조 후보자는 이를 ‘가짜뉴스’라면서도, 재산 중 일부를 사회에 환원 아닌 환원을 하겠다고 나섰다. 집회에 참여한 학생들도 ‘상대적 박탈감’을 지속적으로 언급했다.

23일 오후8시경 촛불을 들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규탄하고 있는 고려대 재학・졸업생들. (사진 = 고려대 내부커뮤니티 '고파스' 캡처)
23일 오후8시경 촛불을 들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규탄하고 있는 고려대 재학・졸업생들. (사진 = 고려대 내부커뮤니티 '고파스' 캡처)

주최 측은 ‘우리는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살고 싶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은 옛말이 되어, 개천에서 살아가는 것조차 어려운 현실이다.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아무리 노력해도 개인의 삶을 변화시킬 수 없는 우리는 무력감과 좌절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며 “어떤 것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할 교육이 소수 특권층의 권력 대물림 수단이 되었다는 것, 정보와 권력이 있는 소수의 특권층만이 특혜를 누리고 있었다는 의혹에 우리는 분노를 참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조 후보자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철저히 검증하고,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는 경우 고대 입학을 취소하라“며 “문재인 정부는 2030 청년과 학생들의 좌절과 분노를 무시하지 말고 (출범 당시 말했던 대로)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과 방향성을 제시하라“고도 요구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시작된 집회는 주최 측 성명 낭독과 참여 학생 3000여명의 본관 행진에 이어, 해가 진 뒤에도 촛불을 들고 노래를 부르는 등의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조 후보자 일가의 비리행위를 규탄하는 집회는 고려대에서만 이뤄지지도 않았다. 서울대는 고려대 집회 2시간여 후인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중앙광장에 300여명임 모인 ‘조국 교수 STOP!’ 집회를 열었다. 하루하루 조 후보자 관련 비리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조 후보자 딸 조민 씨 의혹과 연관이 있는 학교인 부산대, 단국대 등도 최근까지 규탄집회 논의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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